<노벨문학상 수상자 작품 함께 읽기> 16기
─ 하인리히 뵐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문학이 어떤 생각을 일깨울 수 있다면 필요하지만 그럴 수 없다면 문학은 끝나는 것입니다.
문학이 우리에게 새로운 생각과 감수성을 일깨울 때 그 일깨움 안에 문학의 의미는 존재합니다. (...)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해가 이토록 어려운 일이라 해도,
문학은 저마다 자신의 경험에만 갇혀 있는 사람들 사이에 소통을 가능케 합니다.
이것이 바로 문학이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삶의 증언입니다.
문학의 의의가 조금이라도 존재한다면 바로 이런 모습에서일 것입니다.”
— 가오싱젠의 《창작에 대하여》 (돌베개, 2020, 58쪽)
“내용이 어렵거나 분량이 많거나 낯선 분야는 읽기 어렵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는다.
함께 읽기는 이런 장벽을 넘을 때 필요한 튼튼한 지팡이다.
조금만 손을 내밀어 몸을 기울이면 편견에 빠지지 않도록 잘 잡아준다. 믿을만한 균형추와 같다.
다양한 사람들이 같은 책을 읽고 만나는 자리는 고정관념의 사방을 찍는 하나의 사진관이다.”
— 《질문하는 독서의 힘》 (북바이북, 2020, 23~24쪽)
“문학은 저마다 자신의 경험에만 갇혀 있는 사람들 사이에 소통을 가능케” 하며 “문학의 의의가 조금이라도 존재한다면 바로 이런 모습”이라고 2000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가오싱젠은 말하고 있습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작품 함께 읽기>를 통해 진입 장벽이 있는 문학작품을 함께 읽으며,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자신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편견에 빠지지 않고 새로운 생각과 감수성을 일깨우는 시간을 만날 수 있습니다.
노벨문학상은 "이상(理想)적인 방향으로 문학 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여를 한 분께" 수여하라는 알프레트 노벨의 유언에 따라 1901년부터 해마다 전 세계의 작가 중 한 사람에게 주는 상입니다. 때때로 작가 개인의 작품 중 주목할 만한 특정 작품이 있는 경우가 있지만, 여기에서 "기여"란 한 작가가 쓴 작품 전체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스웨덴 한림원이 특정 연도에 상을 받을 사람을 결정하며 수상자의 이름을 10월 초에 발표합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작품 함께 읽기> 1기에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 국가인 튀르키예(터키)의 작가 ‘오르한 파묵’, 2기에 일본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와 ‘오에 겐자부로’, 3기에 중국 작가 ‘모옌’, 4기에 헝가리 작가 ‘임레 케르테스’, 5기에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 6기에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 7기에 러시아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8기에 포르투갈 작가 ‘주제 사라마구’, 9기부터 11기까지는 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 ‘아니 에르노’, ‘장 폴 사르트르’, 12기는 독일 작가 ‘헤르만 헤세’, 13기는 다시 프랑스 작가 ‘앙드레 지드’, 14기는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 15기는 대한민국 작가 ‘한강’의 작품을 함께 읽었습니다. 16기는 1972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독일 작가 ‘하인리히 뵐’의 작품을 같이 읽겠습니다.
“동시대를 두루 포괄하는 광범위한 시각과 인물의 성격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능숙함이 훌륭하게 조화된 글쓰기.”
— 1972년 한림원이 밝힌 노벨문학상 수여 사유 중
하인리히 뵐은 1917년 독일 쾰른에서 태어났습니다. 쾰른 대학에서 독문학과 고전문헌학을 공부했고, 제2차 세계대전 발발로 프랑스, 소련, 헝가리 등 여러 전선에서 6년간 복무한 후 쾰른에 정착했습니다. 1949년에 병사들의 절망적인 삶을 묘사한 《열차는 정확했다》를 시작으로 참혹한 참전 경험과 전후 독일의 참상을 그린 작품들을 주로 발표했습니다. 1975년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를 발표해 사회적인 반향을 일으켰고, 1953년 출간한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로 비평가와 독자들 모두에게 찬사를 받으며 작가로서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197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독일 작가 중 한 명이 되었습니다. 그 외 작품으로는 《9시 반의 당구》, 《여인과 군상》 등 다수의 작품이 있으며, 작가의 사후에 만들어진 ‘쾰른 문학상’이 ‘하인리히 뵐 문학상’으로 개칭되었고, 쾰른 루트비히 박물관의 광장과 독일의 열세 개 학교에 그의 이름이 붙었습니다.
“뵐은 작가 그 이상의 인물이다.”
—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문학평론가)
“우리 눈에 비치는 현실이 폐허라면, 그것을 냉철히 응시하고 묘사하는 것이 작가의 의무다.”
— 하인리히 뵐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는 1975년에 발표되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문제작입니다. 이 작품은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선정적인 언론이 한 개인의 명예와 인생을 파괴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요. 뵐은 현실적인 사태에 대해 독자들과 경험을 나누기 위해 독특한 서술 형식을 취합니다. 익명의 화자가 등장해 자신이 조사한 자료와 여러 증인의 진술들을 토대로 살인 사건을 재구성하는 보고 형식을 취하는데요. 소설의 도입부에 이미 사건의 결말인 카타리나의 기자 살인 사건이 드러나고, 살인의 동기와 배경을 독자와 함께 추적하며 언론의 폐해와 현실의 처참한 일면을 발견하게 되는 내용입니다. 성실하게 살아왔던 여인 ‘카타리나’가 언론의 허위 보도와 그에 호응하는 군중에 의해 사회에서 매장되어 가는 이야기인 이 소설은 출간 즉시 세간의 주목을 받아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독일 영화계의 거장 폴커 슐렌도르프에 의해 영화화되어 크게 흥행했습니다.
근면하고 소박하게 살았을 뿐인 한 평범한 여인의 진술 Vs 왜곡, 허위 기사를 남발하는 언론의 보도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하인리히 뵐의 이름을 알린 대표작입니다. 이 소설은 1952년의 어느 주말, 한 부부를 둘러싸고 24시간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전쟁 전후의 풍경 속에서 가난한 부부의 시점이 교차하며 씁쓸한 사색과 따뜻한 대화가 조화를 이루며 전개됩니다. 성당 전화 교환수로 일하는‘프레드’는 좁은 단칸방에서 아내와 세 아이와 사는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집을 나오는데요. 그는 임금을 집으로 부치고 떠돌며 지인들을 찾아가 잠을 자거나 가끔 돈을 빌려 아내와 싸구려 호텔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그의 아내 ‘캐테’는 남편이 보내오는 돈으로 아이들을 돌보며 남편의 전화를 기다리다가 남편을 만나러 가는데요. 또다시 아이를 임신한 캐테는 사랑하는 남편과 헤어질 결심을 합니다. 뵐은 가난한 부부의 생활상을 통해 독일 사회의 궁핍한 현실을 보여주며 카톨릭 교회의 위선적인 모습을 비판합니다. 이 작품으로 그는 독일비평가협회 문학상을 비롯해 여러 문학상을 휩쓸며 작가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가끔 나는 죽음을, 이승의 삶에서 저승의 삶으로 변화하는 순간을 생각해 본다. 그리고 그 순간 내게 남아 있게 될 것을 상상해 본다. 아내의 창백한 얼굴, 고해실에서 본 신부의 빛나는 귀, 듣기 좋은 전례의 선율로 가득 찬 어스름한 성당에서 갖는 몇 차례의 차분한 미사, 아이들의 따스한 장밋빛 피부, 내 핏속을 돌아다니는 알코올, 아침 식사, 몇 번의 아침 식사… 그리고 커피 머신의 꼭지를 돌리는 소녀를 바라보는 그 순간, 나는 그녀도 남아 있게 될 것임을 알았다." (본문, p.47)
■ 진행 일정
날짜 | 도서 | 세부 일정 |
1.13~2.14 *설 연휴(1.27-1.31) 주는 쉽니다. |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하인리히 뵐, 민음사, 2008) | 함께 읽고 발췌와 단상 쓰기, 별점 및 소감, 톡 토론, 토론 후 소감 |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인리히 뵐, 열린책들, 2011) |
■ 진행 방식
- 주중 5일간 (월~금) 진행자가 정해준 일정 분량을 읽고, 간단한 발췌와 단상을 남깁니다. (단상은 선택입니다.)
- 주말엔 주중에 부족했던 독서를 합니다.
- 책을 읽은 후 일정에 따라 SNS 북 토론으로 생각을 나눕니다.
- 진행자는 회원들이 매일 진도에 맞춰 잘 따라올 수 있도록 독려합니다.
- 완독 이후 단톡방에서 사고를 확장할 수 있는 비경쟁 독서토론을 진행합니다. (가급적 참여)
- 회원들 상호 간에 공감 토크로 소통하며 완독을 독려합니다.
■ 모임 안내
- 기간 : 위 일정 참조
- 시간 : FREE
- 장소 : 온라인 단체 카카오톡
- 인원 : 20명 내외
- 문의 : 이메일 (master@rws.kr) / 채널톡 (홈페이지 우측 하단 아이콘)
■ 모임 리더 : 김민숙
대학에서 문학과 심리학을 공부했다. 숭례문학당 독서토론 전문가 과정을 모두 수료했다.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 자기관리론 함께 읽기> 모임, <단편소설 쓰기는 처음입니다 - 한 달에 한 편 소설 쓰기> 등을 공동 또는 단독 진행하며 외부 강의를 나간다. 블로그와 브런치에 서평을 3년 이상 써왔고, 월간 <법무사> 지에 서평을 연재(2024)했다. 지은 책으로 《파워 J가 중년을 건너가는 법》이 있고, 《행복 더블 클릭》, 《이제야 쓸 수 있는 이야기》 등을 공저했다. 한때 사람들의 마음과 소통에 관심을 기울여 한국코치협회 코치 자격을 취득했다.
■ 모임 리더 : 김의순
숭례문학당 독서토론 고급과정 수료. <책으로 통하는 아이들> 강사. 브런치 작가. 독서지도사. 문장 필사와 함께 읽기를 즐겨하고 있으며, 다수의 토론 모임에 진행 및 참여하고 있다. 현재 온라인 책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삶에 대한 통찰과 타인에 대한 이해를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다.
■ 다음 기수 일정
일정 | 도서 | 수상 연도 |
17기 2.24~3.21 | 『백년 동안의 고독』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문학사상, 2005) | 1982 (콜롬비아) |
18기 3.31~4.25 |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어니스트 헤밍웨이, 열린책들, 2012) | 1954년 (미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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