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가즈오 이시구로의 작품 세계
가즈오 이시구로의 작품 두 가지를 읽고 나서 노벨상 수상 작가의 작품치고는 제일 먼저 너무 소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요리로 치면 그냥 담백한 맑은 탕을 먹은 것 같다. 물론 신선한 재료를 솜씨 좋은 장인 쉐프가 요리하여 깊은 맛이 우러나 시원한 맛이 난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라는 핼로우 이펙트로 인해 뭔가 드라마틱하고 감탄할 만한 오마카세 코스 요리가 나올 거라는 기대감이 충족되지 않아 집에 돌아와서 라면 한 그릇 끓여 먹을 때와 같은 허탈함이 남는다. 지금까지 너무 어렵거나 실험 정신이 투철한 작품들을 읽어내느라 고생한 노벨방 도반들에게 잠시 쉬어가는 코스로 여겨질만큼 이지 고잉의 독서가 된 것 같다. 그냥 잔잔한 분위기의 음악을 몇 곡 듣고 난 기분이다.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것 같다. 노벨상이라는 후광의 선입견 없이 보면 이시구로의 작품이 아름답고 훌륭하긴 하다.
— *균 님
『남아 있는 나날』의 영국 집사님이랑 한 달을 같이 하고 나니 친구가 생긴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쓸쓸한 친구라서 맘이 많이 쓰이기도 하고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네요. 개인적으로 일이 많은 한 달이었지만 집사님 때문에 외롭진 않았습니다.
— 규*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