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뮈의 실존주의에 진솔하게 녹아드는 경험
알제의 태양이 작렬하는 해변과 어두침침한 감옥에서 뫼르쏘를 면회하고 암스테르담의 안개낀 부둣가 카페에서 클라망소의 넋두리를 진절머리나게 들으며 한달을 지냈다. 카뮈의 실존주의 철학이 '부조리와'와 '반항'이라는 테마로 귀에 딱지가 생기도록 울려댔다. 코트 깃을 세우고 담배를 꼬나문 채 나를 쳐다보는 카뮈의 날카로운 시선이 '너는 이 부조리한 삶을 어찌 살아갈 것인가?' 묻고 있는 듯한 느낌이 독서하는 내내 함께 했다.
자신의 실존을 끝까지 거침없이 지켜보고, 완전한 인간으로의 비상을 위해 스스로 전락하는 뫼르쏘와 끌라망스 같은 카뮈의 분신에게서 시지프의 신화를 써내려가는 의지를 발견하고 스스로 나약해지지 말자고 다짐해보기도 했다.
너무 벅찰 때는 너무 진지할 필요는 없고, 쿤데라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그리듯이 무거움과 가벼움을 조화시키며 살자고 톤다운하기도 하고, 하루키가 <댄스 댄스 댄스>에서 말하듯이 의미 같은 건 생각하지 말고 음악이 울리는 한은 계속 춤을 추는 자세로 살자고 다독여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알제의 해변과 암스테르담의 선창가를 걷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독서였다. 다음에는 아니 에르노를 만나러 프랑스 본토를 노벨방 친구들과 찾아간다. 자신을 까발기며 독자와 맞장 뜨는 작가인 '센 언니'를 만나 또 얼마나 정신없이 얻어맞을런지! — 용* 님
이번에는 별점과 소감 쓰기 전에 지난 단상들을 다 읽었는데 정말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고맙습니다! 새로 오신 분들의 진솔하고 신선한 단상들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한테는 두 분 코치님이 곧 "노벨반"입니다! 두 분의 책과 사람에 대한 온기가 없는 노벨반은 상상할 수가 없거든요. 다음 달에도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5월에는 매일 읽고 글 쓰는 수다쟁이로 컴백하겠습니다. — 주*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