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기> 14기
─ 가즈오 이시구로 《남아 있는 나날》 / 《녹턴》─
“문학이 어떤 생각을 일깨울 수 있다면 필요하지만, 그럴 수 없다면 문학은 끝나는 것입니다.
문학이 우리에게 새로운 생각과 감수성을 일깨울 때 그 일깨움 안에 문학의 의미는 존재합니다. (...)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해가 이토록 어려운 일이라 해도,
문학은 저마다 자신의 경험에만 갇혀 있는 사람들 사이에 소통을 가능케 합니다.
이것이 바로 문학이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삶의 증언입니다.
문학의 의의가 조금이라도 존재한다면 바로 이런 모습에서일 것입니다.”
― 가오싱젠의 《창작에 대하여》(돌베개, 2020, p.59)
“내용이 어렵거나 분량이 많거나 낯선 분야는 읽기 어렵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는다.
함께 읽기는 이런 장벽을 넘을 때 필요한 튼튼한 지팡이다. 조금만 손을 내밀어 몸을 기울이면
편견에 빠지지 않도록 잘 잡아준다. 믿을만한 균형추와 같다.
다양한 사람들이 같은 책을 읽고 만나는 자리는 고정관념의 사방을 찍는 하나의 사진관이다.“
― 《질문하는 독서의 힘》(북바이북, 2020, pp.23~24)
“문학은 저마다 자신의 경험에만 갇혀 있는 사람들 사이에 소통을 가능케” 하며 “문학의 의의가 조금이라도 존재한다면 바로 이런 모습”이라고 2000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가오싱젠은 말하고 있습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기>를 통해 진입 장벽이 있는 문학작품을 함께 읽으며,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자신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편견에 빠지지 않고 새로운 생각과 감수성을 일깨우는 시간을 만날 수 있습니다.
노벨문학상은 "이상(理想)적인 방향으로 문학 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여를 한 분"에게 수여하라는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1901년부터 해마다 전 세계의 작가 중 한 사람에게 주는 상입니다. 때때로 작가 개인의 작품 중 주목할 만한 특정 작품이 있는 경우가 있지만, 여기에서 "기여"란 한 작가가 쓴 작품 전체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스웨덴 한림원이 특정 연도에 상을 받을 사람을 결정하며 수상자의 이름을 10월 초에 발표합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기> 1기에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 국가인 튀르키예(터키)의 작가 ‘오르한 파묵’, 2기에 일본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와 ‘오에 겐자부로’, 3기에 중국 작가 ‘모옌’, 4기에 헝가리 작가 ‘임레 케르테스’, 5기에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 6기에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 7기에 러시아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8기에 포르투갈 작가 ‘주제 사라마구’, 9기부터 11기까지는 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 ‘아니 에르노’, 12기는 독일 작가 ‘헤르만 헤세’, 13기는 프랑스 작가 ‘앙드레 지드’의 작품을 함께 읽었습니다. 15기는 2017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영국 작가 ‘가시오 이시구로’의 작품을 같이 읽겠습니다.
“소설의 위대한 정서적 힘을 통해 인간과 세계를 연결하고, 그 환상적 감각 아래 묻힌 심연을 발굴해 온 작가”
- 2017년 한림원이 밝힌 노벨문학상 수여 사유 중
가즈오 이시구로는 1954년 일본 나가사키에서 태어나 다섯 살이 되던 1960년에 해양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영국으로 이주했습니다. 켄트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한 후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에서 문예창작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첫 소설 《창백한 언덕 풍경》(1982)으로 데뷔해 위니프레드 홀트비 기념상을 받았고,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1986)로 휘트브레드 상과 이탈리아 스칸노 상을 받았습니다. 이후 《남아 있는 나날》(1989)을 발표해 부커 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습니다. 그 밖에도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1995), 《나를 보내지 마》(2005) 등 다수의 작품으로 수많은 상을 받았으며, 인간과 문명에 대한 비판을 작가 특유의 문체로 잘 녹여낸 작품들로 현대 영미권 문학을 이끌어가는 거장의 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 문학적 공로를 인정받아 1995년 대영제국 훈장을, 1998년 프랑스 예술문예훈장을 받았으며, 2008년 《타임스》가 선정한 ‘1945년 이후 영국의 가장 위대한 작가 50인’에 선정되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 《남아 있는 나날》은 환상적인 소설이다.
인간성과 계급과 문화를 심도 있게 그리고 가슴 저미게 파고드는 수법이 거의 마술에 가깝다.
— <뉴욕 타임스 북 리뷰>
▶ 《남아 있는 나날》은 하나의 승리다……
한 인간의 삶을 눈앞에 보듯 설득력 있게 풀어낸 이 초상에는 독창성, 유머와 부조리가 교차되는 흥미진진함
그리고 궁극적으로 깊은 감동이 담겨 있다.
— <선데이 타임스>
《남아 있는 나날》은 가시오 이시구로의 대표작이자 부커상 수상 작품입니다. 이 책은 대를 이어 집사라는 직업에 헌신해 온 ‘스티븐스’라는 인물을 통해 양차 세계 대전 사이 영국 격변기의 모습과 여행길에서 바라본 1950년대 영국의 사회상을 교차해 보여주는데요. 영국 계급 사회의 상징이었던 ‘위대한 집사’ 스티븐스는 자신이 평생 헌신해 온 달링턴 홀을 새로 인수한 어르신의 호의로 1956년 여름, 생애 첫 여행을 떠납니다. 이 여정에서 그는 ‘위대한 집사’가 되기 위해 아버지의 임종도 사랑하는 여인도 외면한 채 살아온 외곬 인생을 회고하는데요. 인생의 황혼녘에야 발견한 일과 사랑의 참된 의미와 ‘직업인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이 소설은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단순한 구조 속에 구시대와 신시대의 충돌, 일과 윤리, 위대함과 정직함에 대한 심오한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1993년에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어 큰 사랑을 받기도 했습니다.
“ ‘품위’는 자신이 몸담은 전문가적 실존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집사의 능력과 결정적인 관계가 있다. 모자라는 집사들은 약간만 화나는 일이 있어도 사적인 실존을 위해 전문가로서의 실존을 포기하게 마련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집사로 산다는 것은 무슨 팬터마임을 연기하는 것과 비슷하다. (……) 위대한 집사들의 위대함은 자신의 전문 역할 속에서 살되 최선을 다해 사는 능력 때문이다. 그들은 제아무리 놀랍고 무섭고 성가신 외부 사건들 앞에서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그들은 마치 점잖은 신사가 정장을 갖춰 입듯 자신의 프로 정신을 입고 다니며, 악한들이나 환경이 대중의 시선 앞에서 그 옷을 찢어발기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는다." (본문, p.61)
《녹턴》은 음악을 문학 속으로 끌어들여 절묘하게 녹여 낸 작품입니다. 음악이 흐르는, 사랑과 세월에 관한 다섯 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음악이 절정에 달하는 순간, 인생에 대한 성찰이 빛을 발합니다. 젊은 시절 한때 싱어송라이터를 꿈꾸었던 이시구로의 정체성이 내밀하게 투영된 이 책은, 나이를 먹어 가면서 젊은 날의 희망이 차츰 멀어질 때 음악과 인생에 대한 사랑과 희망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이들의 애잔한 삶을 부드럽고 정교하게 그려 냅니다.
다섯 편 중 <녹턴>을 함께 읽을 예정입니다. 색소포니스트 스티브는 재능은 있지만 외모 때문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아내 헬렌은 다른 남자에게 떠났고, 새로운 남자는 이에 대한 보상으로 스티브의 성공을 위해 그의 성형수술과 회복 비용 전체를 부담하겠다고 합니다. 그는 처음에는 거부하다가 결국 매니저의 꼬임에 넘어가 수술을 받게 됩니다.
■ 진행 일정
날짜 | 도서 | 세부 일정 |
14기
| 《남아 있는 나날》 (가즈오 이시구로, 민음사, 2021) | 함께 읽고 발췌와 단상 쓰기 별점과 소감 나누기 톡토론 |
《녹턴》 (가즈오 이시구로, 민음사, 2021) |
■ 진행 방식
- 주중 5일간 (월~금) 진행자가 정해준 일정 분량을 읽고, 간단한 발췌와 단상을 남깁니다. (단상은 선택입니다.)
- 주말엔 주중에 부족했던 독서를 합니다.
- 책을 읽은 후 일정에 따라 SNS 북 토론으로 생각을 나눕니다.
- 진행자는 회원들이 매일 진도에 맞춰 잘 따라올 수 있도록 독려합니다.
- 완독 이후 단톡방에서 사고를 확장할 수 있는 비경쟁 독서토론을 진행합니다. (가급적 참여)
- 회원들 상호 간에 공감 토크로 소통하며 완독을 독려합니다.
■ 모임 안내
- 기간 : 위 일정 참조
- 시간 : FREE
- 장소 : 온라인 단체 카카오톡
- 인원 : 20명 내외
- 문의 : 이메일 (master@rws.kr) / 채널톡 (홈페이지 우측 하단 아이콘)
■ 모임 리더 : 김의순
숭례문학당 독서토론 고급과정 수료. <책으로 통하는 아이들> 강사. 브런치 작가. 독서지도사. 문장 필사와 함께 읽기를 즐겨하고 있으며, 다수의 토론 모임에 진행 및 참여하고 있다. 현재 온라인 책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삶에 대한 통찰과 타인에 대한 이해를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다.
■ 모임 리더 : 김민숙
숭례문학당 독서토론 고급과정 수료. 브런치 작가. 브런치와 블로그에 서평 쓰기를 2년 이상 실천 중이며, 월간 <법무사> 지에 서평을 연재하고 있다. 대학에서 문학, 심리학을 공부했고, 사람들의 마음과 소통에 관심을 기울여 한국코치협회 코치 자격을 취득했다. 현재 온라인 책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공저로 《행복 더블 클릭》, 《이제야 쓸 수 있는 이야기》를 출간했다.
■ 다음 기수 일정
일정 | 도서 | 수상 연도 |
15기 12.2~12.27 | 《작별하지 않는다》 (한강, 문학동네, 2021) | 2024 (한국) |
《채식주의자》 (한강, 창비, 2021) | ||
16기 1.6~2.7 |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하인리히 뵐, 민음사, 2008) | 1972 (독일) |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인리히 뵐, 열린책들, 2011) |
< 모임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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