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간의 캘리그라피 여행
우리의 삶을 소설이라고 생각해봐요. 누군가 등장할 거예요. 그들의 중심에 있는 등장 인물은 과연 누구일까요? 화자가 나 또는 너, 제3자라 할지라도 엄연히 주인공은 따로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 주인공이 내가 아니라는 생각이 종종 들곤 합니다. 오늘을 살아내는 이는 바로 나 자신인데 말이죠.
오늘을 사는 이들의 얼굴은 수많은 가면으로 겹겹이 가려져 있어요. 장소와 시간에 따라 알맞은 가면으로 빠르게 바꿔가며 살아내지요. 이중 내가 원래 스스로 올려놓은 가면이 몇 개나 있겠느냐고 생각해봅니다. 누군가의 부모, 배우자 또는 자녀. 직장에서 혹은 이웃들과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야 하는 모습이 아닌 나를 말이죠.
‘이젠 내 삶의 무대는 내가 주인공으로 산다. 내 삶은 내 것이다.’
화려하게 치장한 가면이 아닐지라도 민낯의 내 얼굴을 찾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런 제게 찾아온 기회가 있었습니다. 바로 캘리그라피(calligraphy)를 만나게 된 거죠. 직선과 곡선이 가진 힘과 매력. 선들이 건네는 소리를 눈으로 읽어요. 그 의미를 그리며 내 것으로 정의 내리는 순간의 카타르시스란! 붓펜을 들면 한 시간 순간 삭제는 기본입니다. 흘러가는 시간이 아깝기만 했지만, 이 시간은 전혀 다른 의미가 있어요. 즐겁습니다. 온전한 유희로 빠져드는 몰입.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달콤함.
가족들이 모두 잠들고 나면 나만을 위한 음악 선곡 알고리즘을 따라 플레이 버튼을 누릅니다. 흐르는 선율과 속삭이는 노랫말을 귀에 걸어놓고 글씨를 그려볼 준비를 해요. 제게는 정말 소중하고 아름다운 시간입니다. 들려오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가슴을 적시는 말들을 그려봅니다. 단어와 문장이 전하는 느낌과 제게 다가온 감성을 표현해보려고 빠르게도 써보고, 한 획 한 획 꾹꾹 눌러가며 그려보기도 해요. ‘아직 멀었어...’ 라며 고개가 떨궈지기도 하지만 이내 다시 그려보기로 마음을 다잡아봅니다. 즐거워하는 일이니까요.
별도 달도 잠든 이 밤, 붓펜이 그려내는 선과 그 의미들 사이에서 저 자신을 찾아갑니다. 하루 중 그 어느 시간도 괜찮습니다. 소설 속의 한 구절, 귓가를 맴도는 노래 가사, 지난밤 봤던 인기 드라마의 대사 한 줄도 좋습니다. 온전히 나만을 위한 순간의 한가운데서 내 모습을 그려봐요. 글과 그림을 오가는 캘리그라피와 함께 말이죠.
캘리그라피란 무엇일까요? 사전적인 의미만을 본다면, 글자나 글씨를 아름답게 혹은 의미 있게 쓰는 행위나 이런 결과물을 말해요. 캘리그라피를 쓰다! 쓰다? 캘리그라피에 이 동사가 어울릴까요? 전 조금 다르게 생각을 해요. 붓이나 붓 펜을 손에 쥐면 저도 모르게 가슴속 마음을 열고 그림을 그리게 되더라고요. 그렇다면 캘리그라피와 궁합이 맞는 동사는 '쓰다'보다 '그리다'가 아닐까요?
🖌 캘리그라피를 쓰다 🙅♀️🙅♂️❌ 캘리그라피를 그리다 🙆♀️🙆♂️⭕
▪ 노래를 부르듯 리듬을 타며 그려요.
▪ 한 획 한 획 감정을 실어 그려요.
▪ 단어를 쓴다 생각하지 말고 의미의 조각을 맞춰요.
▪ 긴 문장을 쓸 때는 가로와 세로, 기울기에 신경을 써봐요.
▪ '캘리그라피'는 'pop'와 달라요. 가분수 피해주세요. 그러나 강조를 위해 필요할 때도 있답니다.
▪ 한글은 자음과 모음의 조화가 중요해요. 공간 배치에 신경써 주세요.
▪ 글씨를 쓸 때 강약 강약 또는 강약약 중간약약으로 필압을 자연스럽게 조절해 주세요.
▪ 강조할 부분을 정하세요. 크기에 차이를 두되 강약강약의 필압 조절은 필수랍니다.
▪ 구도를 다양하게 그려봐요. 연필로 큰 외곽 라인은 그려보고 연습하는 것도 좋아요.
나만의 글씨로 개성 넘치는 글씨를 써보고 싶으신 분
서로 의지하고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으신 분
바쁜 일상 속에서 나 자신을 찾아가고 싶으신 분
평소 문자로 기록 남기는 것을 즐기시는 분
캘리그라피를 경험하며 글씨 쓰기를 좋아하게 됩니다.
나를 위한 힐링 타임을 가질 수 있어요.
문자가 가진 다양한 의미를 표현할 수 있어요.
나만의 캘리 작품집이 탄생합니다.
모임 일정
구분 | 주요 활동 | 실행 체크 |
월 | 캘리팁 연습 | 매일 미션 or 자유 캘리 |
화 | 매달 주제에 따른 명언 | |
수 | 드라마 캘리 or 자유 캘리 | |
목 | 가사 캘리 or 자유캘리 | |
금 | 내 삶의 문구 : 참여자가 고른 문구 나누기 | |
토~일 | 휴식 / 자유 캘리 연습 |
진행 방식
- 매일 코치가 올리는 주제(미션)에 따른 캘리 또는 자유롭게 캘리를 올립니다.
- 월요일마다 주어지는 캘리의 기본 팁들을 숙지하며, 나만의 글씨체를 만들어갑니다.
- 서로의 작품들을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 엽서지나 한 권의 스케치북을 준비해 작품집을 만들어봅니다.
초보자도 참여 가능한 진행 안내 -> 바로 가기
모임 안내
기간 : 위 일정 참고
장소 : 온라인 (카카오톡)
시간 : 아침 7시 ~ 밤 12시 사이
인원 : 15명 내외
문의 : 이메일(master@rws.kr), 채널톡(하단우측 아이콘)
진행자 소개 – 박소미
숭례문학당에서 <365일 글쓰기> 모임에 참여했고, 현재 중국에서 거주하고 있다. 캘리그라피는 쓰기가 아니라 그리기라 생각한다. 글씨를 그리는 게 서투르다는 말이 아니다. 캘리그라피가 일정한 형식과 패턴으로 쓰기보다는 자신만의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그리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필사와 같은 자신에 집중하는 일이지만, 베껴쓰는 따라하기가 아니라 자신만의 창작 활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