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는 처음입니다>
지금은 영상의 시대라고 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목적으로 동영상을 만들고, 서로 보여주고, 모르는 사람들에게 공개합니다. 이 시대를 살기 위해서는 원하지 않아도 영상을 봐야 하고, 또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 종종 마주치게 됩니다. 영상을 만들려고 하면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컴퓨터는 어렵고, 장비도 필요할 것 같고, 돈도 많이 든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그런데, 예산, 카메라 사용법, 편집 프로그램 같은 것들은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핸드폰으로도 훌륭한 영상을 찍을 수 있습니다. 편집같이 기술적인 지식이 필요한 일은 배우면 되고요. 다른 사람을 고용해도 됩니다. 하지만, 영상을 만들 때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영상은 글이나 음악과는 완전히 다른 영상만의 스토리텔링 방법이 있습니다. 이 방법을 익혀서 자유자재로 쓸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건 자전거 타는 법과 비슷해서 한 번 배워두면 몸이 기억하게 됩니다. 하지만, 배우지 않으면 계속 비틀거려야 합니다.
영상만의 스토리텔링 방법? 글과 뭐가 그렇게 다를까?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은 똑같지 않나? 소설을 영화로 만드는 경우도 많잖아?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 겁니다. 소설과 영화는 멀리서 보면 비슷하지만, 만드는 사람으로서는 완전히 다른 매체입니다. 영상은 이야기를 그림(이미지)으로 하고 글은 문장으로 합니다. 벽돌집과 나무집처럼 재료가 완전히 다릅니다. 글을 읽을 때 독자는 머릿속에서 글의 맥락을 이해하고 재구성합니다. 그 과정에서 ‘문장의 스타일’, 즉 문체가 엄청나게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내용이 별것 없어도 매력적인 문체가 있으면 독자들은 감동을 느낍니다.
반면, 영상은 그림으로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그림은 문맹이라도 보고 즐길 수 있습니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봐도 느낌이 옵니다. 꿈이 낮에도 계속 생각나는 것처럼 영상은 전두엽 필터를 거치지 않고 우리의 마음속으로 바로 전달됩니다. 영상은 관객의 무의식을 글보다 쉽게 자극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전달할 수 있는 정보량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2시간짜리 장편 영화는 단편소설 3개 정도 내용이면 꽉 차게 됩니다. 영상은 글보다 훨씬 단순하고, 형식이 정해져 있고, 더 큰 덩어리로, 힘으로 밀어붙이듯이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이 강의에서 영상용 스토리텔링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볼 것입니다.
저는 영화 연출가이고 시나리오 작가입니다. 아무래도 영화 쪽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영상 스토리텔링에 대해서 말씀드리게 될 것입니다. 이 수업의 목표도 영화 시나리오를 쓰기 위한 바로 전 단계인 트리트먼트를 쓰는 것입니다. 초점이 영화 쪽으로 많이 이동한 수업처럼 보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다른 종류의 영상을 준비하시는 분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야기를 전달하는 매체로서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유튜브 에피소드는 모두 연결되어 있고, 같은 뿌리를 공유합니다. 소설이나 신문 기사보다 영화와 유튜브가 훨씬 가까운 친척들입니다. 이 수업을 듣고 나면 영상 만들기에 대해 느끼던 마음의 장벽이 훨씬 낮아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영상을 만드는 일은 복잡하고, 오래 걸리고,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 머릿속에서 멋진 영상이 돌아가는데 가만히 앉아있을 수는 없습니다. 나만 보이는 그 영상을 다른 사람도 같이 볼 수 있는 물질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한 첫 단계가 글쓰기입니다. 그 글을 가지고 동료들을 설득하고, 투자자를 흥분시켜야 합니다. 서두르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 머리 안에서 상영 중인 작품은 갑자기 사라질 수도 있거든요. 메모부터 바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걸 만들고 싶다’라고 꿈처럼 가지고 있는 여러분들의 아이디어를 종이 위로 옮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돕겠습니다.
■ 추천 대상
- 영화 시나리오 작가나 드라마 작가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막막한 분
- 유튜브를 시작하고 싶은데, 글쓰기와 영상은 완전히 다른 세계인 것 같아 답답하신 분
- 꼭 완성해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글보다 영상이 어울릴 것 같은 분
■ 목표
- 영화 트리트먼트 쓰기(10페이지)
■ 진행 시간
- 매주 화요일 저녁 8시~10시 (*1월 28일은 설날 연휴로 쉽니다)
■ 진행 방법
- 총 8회 온라인 강의(Zoom)로 매주 1회 8주간 진행됩니다.
- 매주 과제가 있습니다. 이야기의 구조를 완성하고 트리트먼트까지 써보는 것을 목표로 순차적으로 진행합니다. 과제를 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도록 분량을 적절히 조절하겠습니다.
- 수업은 수강생들의 과제를 코멘트하고, 본 강의가 있고, 수강생의 질문을 받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결국 남는 것은 수강생이 쓴 글입니다. 그러므로 과제를 체크하고 코멘트하는 것을 중요하게 다루겠습니다. 질문/답변 시간이 부족하면 이메일이나 단톡방을 이용하겠습니다.
- 수업에서 언급되는 영화들은 많이 알려진 쉬운 작품들이 대부분입니다. 그 영화들을 안 봤어도 수업 내용을 이해하는 데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가끔씩 특정 영화를 미리 보고 오라고 수강생들에게 부탁할 수 있습니다. 역시 유명한 영화입니다.
■ 커리큘럼
1주 | <문장이냐 그림이냐?> - 소설과 영화의 차이를 자세하게 배웁니다. - 영상용 글쓰기를 시작하는 방법을 연습합니다. - 개인별 목표를 듣고 강사가 피드백합니다. - 과제: 다섯 줄 줄거리 쓰기. |
2주 |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A -> B> - 힘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공식을 살펴봅니다. - 영상용 이야기에서 ‘변화’의 의미를 배웁니다. - 개인의 마음을 이야기로 바꾸는 연습을 해봅니다. - 과제: 주인공에 대한 소개 글 쓰기. |
3주 | <3장 구조> - 3장구조(3 Act structure)의 정의를 배웁니다. - 3장구조로 이야기를 분석하는 법을 연습합니다. - 관객을 계속 집중시키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 과제: 3장구조에 맞추어 12줄 줄거리 쓰기. |
4주 | <오프닝, 클라이맥스, 앤딩> - 수강생의 3장구조 줄거리를 같이 읽고 피드백합니다. - 영상에서 중요한 시작과 끝 이미지를 공부합니다. - 클라이맥스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분석합니다. - 과제: 한 페이지 줄거리 쓰기 + 조연 소개 글 쓰기 |
5주 | <트리트먼트와 시나리오> - 시나리오의 양식을 알아봅니다. - 영상을 보고 시나리오로 옮기는 연습을 해봅니다. - 시나리오의 전 단계인 트리트먼트 쓰는 법을 배웁니다. - 과제: ACT I 트리트먼트 쓰기 |
6주 | <캐릭터> - 캐릭터 시나리오 vs 플롯 중심 시나리오 -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소들에 대해 알아봅니다. - 영화 주인공의 특징들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 과제: ACT II 트리트먼트 쓰기 + 캐릭터 소개문서 쓰기 |
7주 | <세계관과 창작자의 개성> - 다른 작품과 내 작품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알아봅니다. - 자신의 세계관이 어떤지 파악하고 작품에 녹이는 연습을 해봅니다. - 슬럼프에 빠졌을 때 대처법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 과제: ACT III 트리트먼트 쓰기. |
8주 | <트리트먼트 완성본 리뷰 + 다시 쓰기> - 수강생의 작품을 리뷰합니다. - 동료와 지인의 피드백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 리라이팅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 과제: 시나리오 완성하기(제출 시한 없음) |
■ 강사 소개 — 박명랑
<분노의 윤리학>의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했습니다. 드라마 작가와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 중입니다. 전공은 스페인 문학인데, 단편영화를 취미로 만들다가 직업이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영화는 <소셜 네트워크>와 <살인의 추억>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멜로/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싫어합니다. 맵찔이, 음치, 길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