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나 로웬하웁트 칭 『세계 끝의 버섯』 함께 읽기
― 우주에 ‘혼자’인 것은 없다 ―
여러분은 송이버섯에 관심이 있나요? 저는 버섯으로 만든 음식을 좋아합니다만 먹거리 이상으로 버섯을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버섯이 내 입으로 들어오기까지 버섯의 생태, 버섯이 상품이 되는 과정, 즉 자본주의 시스템 그리고 거기에 결부된 무수한 사람들을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비단 버섯뿐일까요? 삶에서 다만 소비될 뿐 버섯과 같이 소외되는 생물과 무생물은 얼마나 많을까요?
애나 로웬하웁트 칭은 버섯을 따라다니는 인류학자입니다. 이 책이 학문적 경계를 넘나들 것임을 예고하는 단적인 예입니다. 생태적으로 버섯은 단독자가 아닙니다. 버섯은 버섯 곰팡이가 없으면, 숙주인 소나무가 없으면, 마구잡이 개발의 여파로 척박해진 땅이 아니라면 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송이버섯은 일본과 미국의 목재 산업과의 연관 속에서만 초고가의 상품이 되지요. 송이버섯이 고가로 팔릴 수만 있다면 세계의 숲이 파헤쳐 질 것임은 자명합니다.
서구의 과학과 철학은 늘 인간의 이기심을 문제 삼아 왔습니다. 사적 이익을 통제할 수 없는 이기적 인간이 지금과 같은 기후 위기의 지구를 만들었다고요. 칭은 ‘이기적’인 것보다 인간이 스스로를 ‘자립적 개체’로 인식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이기심을 둘러싼 패러다임 안에서 나오는 해답은 이타심 즉 동정뿐인데 알다시피 그런 도덕적 주장들은 인간을 변화시키지 못했습니다. 칭은 그래서 다종적 결합의 효과로서 발생하는 개체를 있는 그대로 보여줍니다. 버섯 로드를 따라가며 보여줍니다. 『세계 끝의 버섯』은 가장 작은 것 하나의 관심에서 시작하며 환경, 생태, 풍경, 다종민족지와 같은 생태인류학적이고 포스트휴머니즘적인 관점으로 우리의 이론적 지평을 넓혀줍니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지금과는 다른 삶의 방식을 사유할 수 있는 관점을 장착하게 될 것입니다.
■ 함께 읽을 책
애나 로웬하웁트 칭/노고운 역, 『세계 끝의 버섯: 자본주의의 폐허에서 삶의 가능성에 대하여』 (현실문화)
■ 추천 대상
- 미래에 대한 전망이 어둡게만 보이는 분
- 세계를 읽는 다른 관점을 찾는 분
- 인류학적 사유에 관심 있는 분
- 한 문장 한 문장을 즐기는 독서를 좋아하시는 분
- 꾸준히 책 읽는 습관을 들이고 싶은 분
■ 진행 방식
- 4주간 정해진 분량을 매일(월~금) 읽습니다.(주말은 개인적으로 보충시간을 갖습니다.)
- 발췌와 단상을 매일 단톡방에 올립니다.(마감시간은 당일 밤 12시까지입니다.)
- 진행자는 매일 읽을 부분에 대한 핵심 단어 혹은 문장을 올려 독서를 돕습니다.
- 진행자는 이미지, 영상 자료를 추가 제시하여 독서를 돕습니다.
- 진행자는 읽은 부분에 대한 요약 글을 다음 날 오전 중에 올려드립니다.
※ 원하는 참가자에 한하여 진행자가 주관하는 <세계 끝의 버섯>세미나에 초대합니다.
(‘함께 읽기’에 참여했던 모든 분들에게 열려 있는 세미나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개별적으로 안내해드립니다.)
■ 독서 진도 계획
주 차 |
범 위 |
1주 (3월 04일 월요일 ~ 08일 금요일) |
처음 ~ p.107 |
2주 (3월 11일 월요일 ~ 15일 금요일) |
p.108 ~ p.265 |
3주 (3월 18일 월요일 ~ 22일 금요일) |
p.266 ~ p.380 |
4주 (3월 25일 월요일 ~ 29일 금요일) |
p.381 ~ p.531 |
※ 상세한 진도는 단체 톡방에서 알려드립니다.
■ 모임 안내
- 기간 : 위 일정 참조 (4주간)
- 장소 : 온라인(카카오 단톡방)
- 인원 : 20명 내외
- 문의 : 이메일(master@rws.kr) / 채널톡 (우측하단 아이콘)
■ 진행자 : 주진희
숭례문학당 독서토론 리더. 독서토론 고급과정 5기 수료. 10년 전에 공부하는 공간에서 만난 동료들과 주 1회 철학 세미나를 지속하고 있다. 숭례문학당에서 <한 주제 집중 독서>와 <함께 읽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쉽게 이해되지 않는 책을 동료들과 함께 읽고 얘기 나누기를 좋아한다. 1년 글쓰기 프로젝트를 통해 에세이 『쉰, 아직도 나를 설득해야 할 일들이 남아있었다』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