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탐하다 4기 ― 박준 편

시를 탐하다

한 시인 깊이 읽기  "박준"


학창시절 시험문제를 풀기 위해 각종 수사법을 암기하고 주제를 파악하며 시를 읽었습니다. 모의고사에 마음에 드는 시가 실리면 그 부분을 오려서 스크랩하기도 했습니다. 시를 꽤나 좋아했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시를 거의 읽지 않았습니다. 읽지는 못해도 구입한 시집이 책장에 차곡차곡 쌓여갔습니다. 그런데 왜 시를 읽지 못했을까요?

시가 어려운 탓도 있겠지만 장이 익어가듯 느린 걸음으로 의미를 골똘히 생각하기 보다는 패스트 푸드를 먹듯이 암기하고 문제를 푸는 식으로 시를 공부한 탓이 아니었을까요? 시를 있는 그대로 즐기는 법을 배웠더라면 어땠을까. 이제 식초에 담가둔 흰 달걀들처럼 부서지는 희망”(‘어울린다’, 진은영의 시)은 누구에게 어울리는 희망일지 고민해 보기도 하고 내 나이는 단단하게 얼어버린 설탕덩이를 뜨는 아르바이트 학생의 손목을 애처롭게 여기는 나이이지만 카드를 내밀기 전 얼음처럼 차가워지는 나이이며 포인트 적립과 사은품을 챙기며 드라이아이스가 되는 나이”(‘서른 몇번째 아이스크림’, 서효인의 시)인가 곱씹어 보기도 하면서 시를 읽어 보려고 합니다.

박준에게 시는 염분의 문제이니 눈물의 염분이 세계의 염분, 그 농도보다 조금은 높아질 때 쓰였을 것이다. 그러나 세계는 여전히 불편한 것이다. 일용할 양식과 도덕과 써야 할 말과 버려야 할 말 가운데. 자신의 부패와 타인의 몰인정함, 그리워하면 할수록 팽창과 수축을 거듭하는 그리움과 함께. 또한 이 불편한 세계조차 유한하게 만들어 버리는 우리의 생물학적 조건과 함께. 그런 고통 때문/덕분에 어떤 시인들은 생물학적으로는 인류에 속하되 세계를 소화하는 위장만은 초식류의 동물들처럼 여러 개의 방을 가진 되새김위로 되어 있는지 모르겠다.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가 들여다보면 볼수록 멀어지는 것으로 여겨질 때 첫째 위안에 그것을 저장해두고 되새김하는 어떤 시인들에게 세계는 씹어도 씹어도 소화되지 못하는 무엇을 뜻한다.

                                                                     - 출처 : 허수경(시인) ‘이번 생의 장례를 미리 지내며 시인은 시를 쓰네’-





진행 도서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박준, 난다, 2017)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박준, 문학동네, 2012)

계절 산문(박준, 달, 2021)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박준, 문학과 지정사, 2018)


추천 대상

- 시를 읽고 싶은 마음을 가진 분

- 함께 읽으며 시의 의미를 나누고 싶은 분

- 한 시인을 깊이 탐구하고 톺아보기를 원하시는 분

- 시에서 위로를 얻고자 하시는 분

 

진행 방법 

- 박준의 산문집을 함께 읽고 필사하고 단상을 나눕니다.
  (진행자는 함께 읽을 분량을 카톡으로 안내하고 필사 내용도 올립니다) 

- 매일 시를 읽으며 리더는 감상평을 참여자와 공유합니다.
  (진행자는 매일 읽을 시의 분량을 카톡으로 안내하고 감상평을 공유합니다)

- 박준의 시를 낭송하고 감상평을 이야기합니다
  (시는 참여자별로 3~4편씩 낭독하고, 각 시에 대한 감상평을 나눕니다)

- 토론과 낭독은 ZOOM으로 하고 함께 읽기는 카카오톡으로 진행합니다.


모임 일정 

일정

주제도서

비고

1주차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평일 필사와 단상을 나눕니다.

2주차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줌으로 만나 시를 낭송하고 감상을 나눕니다.
*줌 미팅 : 9월 13일(금) 저녁 9시~ 

3주차

계절 산문

평일 필사와 단상을 나눕니다.

4주차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줌으로 만나 시를 낭송하고 감상을 나눕니다.
* 줌 미팅 : 9월 27일(금) 저녁 9시~ 

*줌 미팅 시간은 참여하시는 분들의 사정에 따라 변경 가능합니다.


모임 안내

- 기간 : 위 일정 참고

- 장소 : 온라인

- 인원 : 10명 내외

- 문의 : 이메일 (master@rws.kr), 채널톡 (홈페이지 우측 하단 아이콘)

 

진행자 : 권미경 강사

아들 하나에 딸 둘을 키우며 워킹맘으로 살다가 운명적으로 숭례학당을 만났습니다. 독서토론 고급과정까지 수료한 후 매일 책과 만나는 행복을 누리고 있습니다. <자서전 평전 읽기> , <30일 매일 글쓰기>, <권미경의 4주 식습관> 모임 등을 진행했으며 조지 오웰, 서경식, 에드워드 사이드 등 여러 전작 읽기 모임에 참여하였습니다. 오랫동안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해왔고 지역 도서관에서 <일상인문학습관>, <낭만북클럽> 등의 모임을 진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