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나 로웬하웁트 칭 『세계 끝의 버섯』 함께 읽고 필사하기
― 삶이 엉망이 되어갈 때, 당신은 무엇을 하는가? ―
『세계 끝의 버섯』은 2015년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출판부에서 나온 책으로 많은 호평을 받았으나 아쉽게도 한국에는 8년 후인 2023년 여름에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현재까지 온라인서점 인류학, 생태학, 식물일반, 환경문제 등의 분야에서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낯선 이름의 저자와 한 분야에 포획되지 않는 책의 성격 때문에 더 많은 독자를 만나게 되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하게 되는 책입니다.
성장과 진보가 옳다고 여기는 사람만큼이나 그것을 비판하는 사람도 역시 같은 함정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자주 잊습니다. 비판을 상대와는 다른 자신을 증명하는 것으로 오해합니다. 그렇게 해도 괜찮을 때가 있습니다. 예컨대 환경을 더럽히는 자가 소수일 때는 비판만 해도 무지한 사람보다는 낫다고 인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작금의 엉망진창이 된 지구를 보며, 자연과 비서구권을 짓밟고 성장과 진보를 선으로 주장해온 서구의 방식을 비판해봤자 온전한 해명이 안 될뿐더러 해결책도 나오지 않습니다. 비판의 수위를 높임으로써 잠자고 있던 대중의 감정을 일시적으로 촉발시키는 책도 이젠 사양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어디로 나아가야 할까요?
여기에 제3의 길을 제시하는 책이 있습니다.
『세계 끝의 버섯』은 신기한 책입니다. 많은 독자들이 읽기를 시도했지만 이 책을 소개하기는 어려워합니다. 좋은 책인 줄 알겠는데 뭐라 설명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읽기는 어렵지 않은데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는 원성이 들립니다. 그 이유는 이 책이 논리를 따르지 않는 방식으로 쓰였기 때문입니다. 단일한 방향이 아니라 겹치고 열린 방식으로 쓰였기 때문입니다. 책을 많이 읽었든 안 읽었든 현대인은 논리와 합리에만 익숙한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평이하게 쓰인 이 책을 오히려 어렵게 느낍니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것을 하려고 합니다.
“내 책은 ‘제3의 자연’을 제안하는데, 그것은 곧 자본주의 속에서도 삶을 살아내는 것을 뜻한다. 우리는 제3의 자연을 깨닫기 위해서라도 미래가 단일한 방향으로 뻗어나간다는 가정을 버려야 한다. 양자장의 가상 입자들처럼 복수의 미래가 수많은 가능성과 함께 출몰한다. 제3의 자연은 이런 시간적 다성 음악 안에서 창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보에 관한 이야기들이 우리 눈을 멀게 했다. 이 책은 진보의 이야기 없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삶이 얽혀 있는 방식의 열린 배치를 그려낼 것이다.(세계 끝의 버섯 p.9-10)”
우리는 이 책에서 내용과 형식이 일치하는 글이 얼마나 믿음직한 지를 경험하게 됩니다. 완독도 하기 전에 주변을 세심하게 돌아보는 자신, 뭔가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함께 읽고 쓰실 분을 기다립니다.
■ 함께 읽을 책
애나 로웬하웁트 칭/노고운 역, 『세계 끝의 버섯: 자본주의의 폐허에서 삶의 가능성에 대하여』 (현실문화)
■ 추천 대상
- 미래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갖고 있는 분
- 세계를 읽는 다른 관점을 바라시는 분
- 비판만 하는 책들에 질리신 분
- 주제를 파악하기보다 한 문장 한 문장을 즐기고 기뻐하실 분
- 꾸준히 책 읽는 습관을 들이고 싶은 분
-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기를 좋아하는 분
■ 진행 방식
- 4주간(평일만 : 월~금) 매일 20페이지 내외로 읽습니다.
- Zoom 모임 2회 있습니다.
- 참가자는 선택한 구절과 단상을 1일 1개 단톡방에 올립니다.(월~금)
- 진행자는 다음 날 읽을 부분의 ‘키 문장’을 매일 올립니다.
- 진행자는 다음 날 ‘함께 필사’할 부분을 매일 올립니다.
- 참가자는 원하는 방식(수기로 혹은 워드로)으로 필사하여 진행자 개인톡에 올립니다.
- 완독 후 ZOOM 모임으로 마무리합니다.(날짜는 단톡방에 안내)
■ 독서 진도 계획(상세한 진도는 단톡방에서 안내합니다)
본격적인 독서 시작 전에 진행자가 읽기 방향을 안내합니다 | Zoom 접속 (1시간 내외) | |
프롤로그, 1부 남은 것은 무엇인가? | 1) 매일 20페이지 내외로 읽고, 발췌와 단상 2) 진행자가 제시한 단락을 필사 | 단체 카톡방 & 진행자 개인톡방 |
2부 진보 이후에: 구제 축적 | ||
3부 교란에서 시작되다: 의도치 않은 디자인 | ||
4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해제 | ||
완독 후 모임 | Zoom 접속 (1시간 내외) | |
■ 모임 안내
- 기간 : 위 일정 참조 (4주간)
- 장소 : 카카오 단톡방 & ZOOM 모임 2회 (독서 시작 전 & 완독 후)
- 인원 : 10명 내외
- 문의 : 이메일(master@rws.kr) / 채널톡 (우측하단 아이콘)
■ 진행자 : 주진희
숭례문학당 독서토론 리더. 쉽게 이해되지 않는 책 읽기를 좋아한다. 10년 넘은 동학들과 주1회 철학세미나를 지속하고 있으며, 숭례문학당에서 ‘한 주제 집중독서’와 ‘함께 읽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에세이 『쉰, 아직도 나를 설득해야 할 일들이 남아있었다』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