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하이킹 독서클럽
출근은 종종 지옥 같죠. 월요일이면 가관입니다. 이 모임을 개설한 저 또한 회사 정문을 들어설 때면 이건 뭐 오동나무 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었어요. 마음의 감기, 우울증까지 찾아와 병원에서 처방을 받기도 했습니다. 죽으란 법은 없었어요. 우연한 기회에 튼튼한 동아줄이 내려왔어요. 바로 책의 세계입니다. 그리고 함께 고민과 외로움, 슬픔과 기쁨을 나눌 영혼의 동반자들을 만났지요. 바로 책 모임에서요.
“주변을 돌아보면, 다들 은퇴 이후의 삶을 어떻게 살까 고민들이 많다. 그 고민들을 풀기 위해 술을 마시며 신세한탄을 한다. MBTI 검사까지 해보지만 현실은 여전히 미로 같다. 나이 먹었으니 어른 노릇을 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인생 2막을 제대로 준비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학창 시절 친구들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의 라이프 스타일과는 다르고, 내 고민을 솔직히 털어놓아도 면박을 당하기 십상이다. 그들과 나는 너무 다르니까.”
“아이를 키우다 보니 나의 삶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어요. 안드로메다로 사라진 걸까요? 가족이란 소중한 존재이지만 내 삶을 찾고 싶더라고요.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로만 살기에는 너무 억울했어요. 식구들이 잠든 시간, 책을 읽으며 나를 괴롭혔던 사슬에서 서서히 풀려났습니다. 하지만 골방 독서로는 허기가 가시지 않았어요. 책을 읽고 같이 토론하며 삶을 단단하게 만들 친구가 절실했어요. 일상에서 슬며시 웃음지을 수 있는 시간이 내게도 필요했어요. 독서 모임이 아니면 남자들과 편하게 이야기할 모임이 없더라구요.”
중년의 나이에 새로운 친구를 만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책 친구는 가능하지 않을까요? 한 권의 책을 읽고 그 느낌을 나누며, 그것이 나의 삶에 어떤 긍정적 변화를 가져왔는지 책 수다를 해보는 거죠. 우리는 왜 책을 읽을까요? 변화된 삶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소통하고 싶기 때문이고요. 가까이에 책 친구가 있다면 정말 좋지 않을까요? 게다가 이성 책 친구가 있다면 더 풍성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요? 서로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관점이 완전히 다르니까요.
그저 꿈 많던 문예반 학생들처럼 재잘재잘 책에 대해 이야기하면 어떨까요? 우리 함께 고민과 꿈을 나누다 보면, 새로운 세상을 살아갈 의지를 다지고, 또 다른 계획을 세울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습니다. 책 좋아하는 남사친, 여사친 모임을 꿈꿉니다. 나이들수록 이성 친구는 꼭 필요하니까요. 그런 분들이라면, 책남북녀(冊男BOOK女) 북클럽, 아니 <북하이킹 독서클럽>에 오세요.
■ 도서 소개
〈여름〉
『여름』은 퓰리처상 수상 작가 이디스 워튼의 소설입니다. 1차 세계 대전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무렵, 피난민을 돌보며 전쟁의 상처를 수습하던 저자가 단 몇 주 동안의 휴식기에 써 내려간 이 작품은 비극적인 전쟁의 한가운데에서도 “창작의 희열이 정점에 이르러” 집필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소설은 미국 문단에서 젊은 여성의 성장을 다룬 최초의 본격 문학으로, 주인공인 ‘채리티’가 연인과의 사랑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대면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여름』은 저자가 생전에 가장 애착을 가졌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상실의 기쁨〉
『상실의 기쁨』은 미국 뉴욕타임스에서 20년 이상 간판 칼럼니스트로 명성을 쌓았고 음식 평론가로도 활동하던 저자 프랭크 브루니의 에세이입니다. 저자는 쉰두 살의 어느 날, 느닷없이 닥쳐온 뇌졸중으로 오른쪽 눈의 시력을 잃어갑니다. 담당 의사는 왼쪽 시력마저 위험할 수 있다며 경고하고 이런 와중에 연인은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져 이별하고, 아버지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립니다. 저자는 이러한 불행을 겪으며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신했던 자신의 인생에서 놓쳤던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기회를 비로소 갖게 됩니다.
일 정 | 분 야 | 도 서 | 비고 |
02/01~02/14 | 문학 | 〈여름〉 (이디스 워튼/민음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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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5~02/29 | 에세이 | 〈상실의 기쁨〉 (프랭크 브루니/웅진지식하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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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임 목표
- 책 보는 게 이렇게 신나는 일이었어?
- 늘어졌던 삶에 생기와 활력이 생긴다
-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단 생각, 오랜만이다
- 책으로 연애하기, 이거 생각보다 가슴 설렌다!
■ 추천 대상
- 혼자 책 읽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
- 책을 읽으며 공동 주제에 대해 쉼 없이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
- 책 친구를 만나 책과 인생에 대해 토론하며 행복을 느끼려는 사람
■ 진행 방법
- 매일 20페이지 정도를 읽습니다.
- 읽은 내용 중에서 발췌와 단상 한 가지를 선택해 단톡방에 올립니다.
- 월~금요일까지 5일간 책을 읽으며, 주말에는 보충 시간을 갖습니다.
- 일일 발췌와, 단상 마감은 익일 오전 7시까지입니다.
- 책의 내용과 관련된 이야기 거리를 매일 제공하고 회원들의 의견을 나눕니다.
■ 모임 안내
기간 : 위 일정 참조
장소 : 온라인 카톡방
인원 : 15명 내외
문의 : 이메일(master@rws.kr), 채널톡(하단 우측 아이콘)
■ 진행자 소개 - 김승호
20세기 후반에 태어났다. 회사에 다니면서 어쨌든 책 읽고 글 쓰는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 숭례문학당을 만난 후 독서 토론 리더, 심화 과정을 수료했다. 학당에서 〈주경야독 북클럽〉과 〈경영독토 북클럽〉을 진행했고, 현재 5년째 〈새벽독토 북클럽〉을 운영 중이다. 매일 새벽 5시를 전후로 일어나 남들이 보면 쓸데없는 짓을 한다. 바로 책 읽기다. 모임에서 아재개그의 원숭이 캐릭터지만, 나름 빵빵~ 터진다. 묘하게 빨려든다는 평가다. 세상에 필요없는 것이 '관혼상제'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가부장적 꼴통이 되지 않는 게 생의 목표다. 현재 금융 회사에서 정년 퇴직을 위해 나름 쿨하게 버티고 있다. 의외로 술을 좋아한다. '남사친 여사친' 책 모임의 창시자가 된 걸 생의 가장 큰 업적으로 삼고 싶어한다. 감정의 기복이 심하지 않은 것은 그의 장점이자, 단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