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주 동안 문학, 비문학을 넘나들며 매주 선택 논제 4개를 만들고 토론 진행을 하는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책 <질문하는 독서의 힘>에서 ‘좋은 질문’이란 “책의 주제를 담고 있어야” 하며 “참여자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고 사고를 확장하고 심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내가 생산해 내는 논제는 과연 이 원칙에 부합할까?’ 하는 의구심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심화과정 수료 후 2년이 지난 상태에서 매주 책 한 권씩 심층적으로 읽고 분석하며 선택 논제로만 발제를 해야 하는 과중감이 머리를 짓눌렀으며 한 주 한 주가 긴장감의 연속이었습니다. ‘과연 이 고급과정을 끝까지 마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좌절감이 수시로 물밀듯이 몰려왔습니다.
그때 잠시 잊고 있었던 한 가지가 떠올랐습니다. 제 곁에는 든든한 동기들이 아홉 명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향한 힘찬 응원으로 함께 하는 여정이 더 이상 외롭지 않았고 목표를 향해 더한층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김민영 선생님의 단호하면서도 정확한 논제와 진행 피드백, 그 안에 담긴 따뜻한 충고와 더불어 김승호 선생님의 든든한 응원으로 고급과정 5기를 뿌듯한 마음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고급과정 수료가 독서토론 리더과정의 마지막 단계가 아닌 진정한 독서토론 리더의 첫 발걸음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 이순영
2021년 12월에 심화과정을 마치고 1년여를 기다려서 마침내 마지막 고급과정을 마쳤습니다. 우리를 지도하신 선생님은 고급과정은 완성이 아니라 이제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라고 하셨지요. 정말 그랬습니다. 두 달 동안의 논제를 모아 보니 부족한 곳이 너무 많습니다. 선생님들이 주셨던 피드백이 다시 떠오르면서 내 논제에 빠진 부분이 조금씩 눈에 들어옵니다. 매번 최선을 다해 열심히 책을 읽고 논제를 만들었으나 다시 보니 웃음이 나오네요.
고급 과정에서는 선택 논제를 집중적으로 연습했습니다. 하나의 대상에 대한 상반된 의견을 균형적으로 배치해 토론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논제를 여섯 문장 안에 설계하는 일. 이 일이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처음에는 책의 주제를 아우르면서도 토론자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질문거리를 발견하리라 호기를 부렸습니다. 그러나 그 마음은 곧 접어야 했는데, 회차를 거듭할수록 나의 질문을 논제로 정확히 전달하는 일에 계속 실패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논제를 만드는 일은 다른 의미로 저에게 ‘한 문단 글쓰기’ 연습의 필요성을 일깨우기도 했습니다. 토론 진행도 여전히 높은 산이었습니다. 그간의 책 모임이 진행자이자 토론자이기도 했던 소모임 위주였기 때문에 오롯이 진행자로서의 역할에 쉽게 적응할 수가 없었습니다. 전에 없이 긴장하고 부자연스러운 제 모습을 인정하기도 쉽지 않더군요. 그렇게 좌충우돌하다 앞으로 해야 할 숙제만 산더미처럼 안고서 과정을 끝냈습니다. 역시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고급 과정의 가장 귀한 수확은 이젠 전우애마저 느껴지는 동료 선생님들입니다. 어느 분도 설렁설렁 읽지 않는다는 느낌, 지독하게 열심인 선생님들을 보면서 심적으로 많이 응원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또 다른 공부의 장에서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 주진희
2021년 10월부터 회사에서 직무 변경으로 인해 책에는 전혀 손을 대지 못했습니다. 2022년 9월, 직무 변경 1년이 지난 후부터 차츰 책을 읽어나가다가 고급과정 이수를 못한 아쉬움이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직무에 완벽히 적응하지 못했음에도 조금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고급과정에 신청했는데, 당연히 매시간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내가 왜 이 수업을 신청했지? 후회하고, 다른 선생님들 너무 잘하시는데 나는 왜 이럴까 반성하다가, 나도 더 열심히 해야지 도전하게 되는 8강의 시간 속에서 그래도 아주 조금이나마 성장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매시간 채찍질로 달리게 해준 민영쌤, 늘 듬직하게 함께 해준 승호쌤, 바보 같은 모습에도 늘 웃음으로 화답해준 동기쌤들이 있었기에 이수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김다혜
심화과정 32기를 마치고 고급으로 가기까지 많은 망설임이 있었습니다. 선택논제만으로 논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유로 다시 고급과정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어렵기만 한 선택논제를 ‘정복’하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고 치열한 8주를 보냈습니다. 고급과정은 역시 쉽지 않은 과정이었습니다.
마침내 고급 마지막 8강을 마치고 제가 그 시간 동안 얻은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가장 큰 것은 좋은 책으로 함께 참여하셨던 동기 분들과 토론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논제로 사회적, 정치적, 인문학적 이야기로 토론의 끝장을 보는 시간이 주는 쾌감은, 역시 과정 선택을 잘했다는 충분한 이유가 되었습니다. 폭넓은 독서력을 장착하신 동기 분들에게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좋은 논제가 얼마나 깊이 있는 토론으로 이끌 수 있는지 더욱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김민영 선생님의 날카롭고 심도 깊은 피드백은 저를 분명히 성장시키는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이 과정만으로 스피치나 선택논제가 완벽해지진 않았지만 어떤 책이든 좋다는 배짱도 생겼고 든든한 지원군을 얻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부드러운 배경으로 힘을 주시고 위로해 주시던 김승호 쌤께도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학무지경(學無止境)이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납니다. 배움에는 끝이 없습니다. 분명하죠. 고급과정이 끝났지만 선택논제를 ‘정복’하진 못했습니다. 앞으로 [논제반]에서 선택논제에 대해 공부하고, 지금 참여하거나 진행하는 독서토론의 장에서 좋은 논제를 만들어서 더 좋은 토론으로 이끌어 가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저의 인생에서 잊지 못할 8주의 과정에 함께 해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 김의순
공부하는 과정은 ‘언제나 옳다’고 여기면서도 ‘귀찮음’과 ‘번거로움’을 수반한다. 내가 아는 것을 수정해 가는 과정은 습관과 관성대로 해왔던 작업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그리고 같은 실수를 반복 재생산하지 않게 한다. 8주간의 고급과정은 내 스스로 타협하면서 써왔던 선택 논제를 다시 고치고 다듬게 하는 방법적 제안들이었다.
또 책을 깊이 읽고 다양한 사고를 하는 사람들과 함께 토론하는 향연이었으며, 고품격 토크를 맞보는 시간이었다. 동파에 만나 한주 한주 서로의 글을 만지고, 생각을 들어보며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과정 동안 내내 우리는 따뜻했다. 날카로운 질문으로 훅 들어와 미처 깨닫지 못한 바를 생각하게 하는 동기들 덕에 지나올 수 있었다. 봄 꽃피듯 고급과정 5기들의 우정과 연대가 피어나길, 행복한 시간이 이어질 수 있길 바래본다. - 조혜원
책이 좋아서 열심히 읽으며 살다 보니 자연스레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과 어울리게 되었다. 같이 일하는 선생님께 소문 듣고 찾아온 곳이 숭례문학당이었다. 포털사이트에서 숭례문학당을 검색해 보니 ‘모임/강좌’가 너무나 다채로워서 또 한 번 놀랐던 기억이 있다. 나는 그중에서 독서토론 입문 52기 심화 26기를 마치고 이번에 고급과정 5기로 수료했다. 일하면서 책을 읽고 논제를 만들어야 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시작부터 요란했다. 가족들을 모아 이런 공부를 하게 되었으니 가사일에서 2주간 유예해 달라고 당부했다. 고3인 큰아들이 설거지를 하고 중3 작은아들은 빨래하고, 음식물 쓰레기까지 버리기로 했다. 나머지는 모두 아빠 차지가 되었다.
이런 가족의 지지 속에 공부만 하면 되는 시절은 너무 홀가분했다. 그러면 독서하고 논제를 만들면 될 일. 그러나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하브루타를 오랫동안 해오던 나는 형식 없는 질문에 익숙해져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숭례문학당의 논제를 만드는 방식은 새로웠고 배우는 기쁨을 느끼게 해주었다. 책을 읽으면서 관점의 변화를 일으켰고 꽤 긴 집중력도 키워낼 수 있었다. 특히나 같이 공부하시는 선생님들의 의견을 듣고 공부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새로운 시각, 날카로운 비판점에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배움은 들음에서 난다고 했던가, 몸으로 느끼며 긴 여정을 함께한 동지애도 생긴다. - 조유미
처음 독서 논제 토론반은 아들의 신청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상위반으로 올라갈 용기가 없던 저는 계속 입문반에 머물렀습니다. 입문반은 연속으로 4~5번 했습니다. 추석을 쇠러 동생 집에 내려가 있는데 최병일 선생님께서 독서 논제 리더반을 같이 해보자면서 생각해 보라고 하셨습니다. 입문반은 선생님의 논제로 토론하면 됐습니다. 하지만 리더반은 논제를 만들고 진행까지 하니 식은땀이 났습니다. 하지만 꼭 그래야만 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심화반까지 마쳤습니다.
그 이후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독서 토론을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부족한 부분을 생각하면서요. 심화반을 하면서도 제 부족함에서 오는 두려움은 정말 컸습니다. 여러 사람에게 내 의견을 표현하는 것이 왜 그리 어려운지. 책 ‘인디팬던트 워커’에서 “좋아하기 때문에 더 잘하고 싶고 좋아하기 때문에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라는 글이, 토론을 하고 독서 논제 토론반을 할 때 제 마음과 같았어요.
삼 년 만에 독서 토론 논제 고급반을 신청하면서 갈등을 많이 했습니다. 지금이라도 그만둬야 하나, 하고요. 마음 한편으로는 그냥 가보자고 하면서 시작해 1강을 하고 난 뒤 예전의 두려움이 다시 살아났습니다. 논제도 엉망이고 진행 역시 떨면서 하니 뭐를 어떻게 하는지 몰랐습니다. 그렇다고 그만두고 싶지 않아서 나를 다시 추스르고, 그저 최선을 다해 보자는 마음만으로 끝까지 가기로 했습니다. 시간은 흘러갔고, 8강 마지막을 할 때 안도하는 마음과 함께 기뻤습니다. 김민영 선생님과 김승호 선생님, 같이 한 선생님들이 함께했기에 가능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민희
숭례문학당 독서토론 리더의 마지막 과정인 <독서토론 고급과정>을 수료했다. 8주 동안, 매주 엄선된 도서를 읽고 열 명의 동료 선생님들과 논제 스터디를 거친 후, 진행자와 토론자 역할을 번갈아 가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어지는 강사님의 피드백을 자양분 삼아 최종 퇴고로 마무리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이제, 지난 8개월 동안 단계별로 밟아왔던 입문/리더/심화/고급 과정의 대장정을 끝마치는 마음이 49대 51로 시원하기보다는 아쉬운 마음이 더 크다.
<독서토론 고급과정>은 한 권의 책 속에서 선택논제 4개를 발굴하고 완성해 내는 작업을 한다. 자유논제는 열 개라도 뚝딱 만들어낼 텐데, 때아닌 ‘자유’를 그리워하며 ‘선택’의 고통을 자처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이렇게 모인 우리는 서로 다른 생각을 존중하는 ‘비경쟁 독서토론’의 묘미를 즐긴다. 매주 열 명이 뽑은 40개의 논제를 경험하고 토론에 참여하며 더없이 값진 시간을 보낸다. 이런 관점으로 바라볼 수도 있겠네, 나도 궁금했던 부분인데 이런 시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겠네, 등등 공동 학습으로 집단 지성의 힘을 체험한다.
선택논제의 ‘실익’은 책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 속에 담긴 ‘문제제기’와 ‘양가성’이다. 논제문도 핵심문장도 질문을 던지는 대상에 대한 양가성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토론자들이 여러 각도로 두루두루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무게 중심을 균등하게 둬야 한다. 좋은 질문을 만들고자 하는 지속적인 고민과 고도의 안목이 맞물릴 때 실익 있는 좋은 논제가 탄생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논제에 관한 결과는 토론자의 입을 다물게 하거나 열띤 토론의 형태로 응답한다.
끝은 새로운 시작이다. 이제 <독서토론 고급과정> 수료자들의 모임인 ‘선택논제 연구반’의 문 앞에 서 있다. 책 속에 길을 내며 함께 걸어갈 선생님들과의 평생 커뮤니티가 기대되고 설렌다. 고급 5기 동기 선생님들과 늘 한결같이 챙겨준 김승호 선생님, 코칭 피드백을 아끼지 않은 김민영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끝으로 책 안의 넓은 세계로 성장의 길을 열어주는 학습공동체 숭례문학당에도 감사드린다. - 김민숙
함께 한 동기 분들 덕분에 힘든 과제를 잘 해낼 수 있었고, 민영 선생님과 승호 선배님 덕분에 어려운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고급과정을 선택하고 나서 후회했습니다. 내가 소화할 수 있는 분량이 아니다. 그 생각에 매일 밤잠을 설쳤습니다. 그러나 하루 종일 선택논제를 만드는 생각을 하다 보니 선택논제에 대한 강박이 조금은 나아졌습니다. 지금도 선택논제를 만드는 게 부담은 되지만 못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아마 이것이 성장이 아닐까요? 다양한 토론이 되기 위해서 건너야 할 하나의 벽이라 열심히 부러트리는 저를 만나고 싶습니다. - 김단비
야호! 드디어 독서토론 고급 5기 과정이 모두 끝났습니다. 최종 결과물이 어떻든, 무사히 이 과정을 마친 나를 마구 칭찬하고 싶네요. 사실, 작년 연말에 숭례문학당 심화 32기 과정을 마치고 호기롭게 신청했던 과정이었습니다. 매 수업 시간 때마다 선택논제를 4개씩 낸다는 것이 무척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까짓것, 한번 해보지 뭐.’라는 단순한 마음으로 도전했습니다. 나름대로 마음의 준비를 했기에,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나 심화보다 더 ‘힘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고급과정은 달랐네요. <신영복 평전>, <나의 인생> 등과 같이 ‘벽돌’처럼 두껍고 도저히 반박하기 어려운 책들을 읽고서 매번 4개씩 선택논제를 내는 일은 생각보다 스트레스의 연속이었습니다. 항상 ‘실익이 있을까요?’, ‘공감이 많은 논제입니다’, ‘자유논제에 가까워요’라는 민영샘의 피드백을 받을 때면 무척 절망감에 빠지곤 했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고급 과정이 조금씩 지나면 지날수록, 피드백을 받으면 받을수록 점점 마음이 강해지는 나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대장장이가 물렁쇠를 자꾸만 두들겨서 튼튼한 강철 검을 만드는 것처럼 말이죠. 이번 고급과정은 스스로를 어려운 도전에 밀어넣어 나 자신을 온전히 단련시키는 시간이었네요.
아는 지인이 ‘인생을 즐겁게 살기 위한 10가지 팁’의 가장 첫 번째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라고 하더군요. 당연히 낯선 것에 도전하고 시도하는 것은 불안하고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일을 성취했을 때의 감동과 즐거움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제게는 이 고급과정이 그랬습니다. 물론 이 과정이 쉽지 않았고 스트레스를 받는 일도 있었지만, 그 모든 시간을 무사히 보낸 지금, 굉장히 뿌듯합니다. ‘돈,’이나 ‘상’처럼 겉으로 보상되는 화려한 성과는 아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나 자신을 무척 칭찬하고 싶습니다. 그러면서 또다시 생각합니다. 앞으로 또 어떤 것을 시도하며 살까? 무엇을 하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항상 인생은 고민과 질문의 연속이지요. 숭례문학당의 독서토론 과정은 새로운 도전을 원하는 사람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는 수업이네요. 좋은 과정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급 5기 동기분들 모두 수고했습니다. 함께 수료를 축하해요! - 강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