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토론 리더과정 84기 수강 후기

 

읽고 쓰는 일은 함께할 때

지속가능하고 더욱 깊어진다

 

 

 

따뜻하고 멋진 동료들과 만나게 해준 소중한 경험

 

3월부터 시작한 숭례문학당 독서토론 리더과정 8주 과정을 모두 마쳤다. 시작은 입문과정 수강이었다. 독서토론이 하고 싶어 입문과정을 신청했는데 토론을 위해 리더님이 공유해주신 논제문이 정말 좋았다. 책을 좋아하고 책을 주제로 이야기 나누는 것도 좋아하지만 독서토론을 막상 해보면 방향성 있게 밀도 높은 토론을 하는 게 늘 어려웠다. 그런데 논제문을 가지고 진행하니 시간을 알차게 쓸 수 있고 책에 대한 생각도 잘 정리할 수 있음을 실감했다. 논제문을 만드는 방법이 궁금해 리더과정을 들을까 고민하던 중, 마침 퇴사로 시간이 생겨 신청하게 되었다.

8주 과정 동안 8권의 책을 읽었고 16개의 논제문을 직접 만들었다. 수업 때 교수님이 논제문에 대해 피드백해주셔서 어떻게 만드는지 점점 감을 잡아나갈 수 있었고 7주차와 8주차때는 토론 실습을 진행해 더욱 논제문 만들기에 재미를 붙일 수 있었다.

가장 크게 느낀 건 역시 글을 고치면 고칠수록 좋아진다는 사실이다. 실습을 하는 주간이 아닐 땐 과제 마감이 토요일 낮 12시까지라 그 주에 책을 완독하고 논제문을 완성하기에 급급했는데 내가 토론 실습 담당자일 땐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 총 3번의 마감을 거치며 논제문을 만들어야 했다. 1차로 같은 조원의 피드백을 받고 2차로 교수님 피드백까지 받아 논제를 다듬으니 정말 글이 달랐다.

글쓰기 수업을 종종 듣거나 글쓰기 관련 책을 읽으면 강사님, 작가님이 가장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퇴고였다. 그걸 알면서도 혼자서 내 글을 고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런데 마감일이 있고, 함께하는 동료가 있고, 글을 봐주는 분들이 있으니 자연스럽게 고치게 되고 그 과정이 힘들기보단 즐거웠다. 점점 나아지는 내 논제문을 보며 성취감을 느꼈고 글이란 역시 혼자 읽고 쓰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읽어주어야 의미 있음을 깨닫기도 했다.

책을 한 권 읽고 나면 당연히 그 책의 모든 내용을 기억할 순 없다. 가장 인상 깊은 것 몇 개만 남기 마련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인상 깊은 부분들조차 흐릿해진다. 읽고 난 후 이야기를 나누고 글을 쓰는 것은 그렇게 흐릿해져가는 것들을 선명하게 만드는 일이다. 논제문을 만들고 논제문에 맞춰 독서토론을 하는 일은 여기서 더 나아가 내 안에 남은 책 내용을 더 단단하고 깊이 있게 다듬는 작업을 하게 해준다. 숭례문학당 독서토론 리더과정은 책을 어떻게 하면 더욱 읽을 수 있는지 알게 해준 수업이었고 이렇게 좋을 수 있을까 싶은 따뜻하고 멋진 동료들과 리더님들을 만나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었다.

나 자신과 세상에 대해 늘 많은 호기심을 품고 살아왔다. 책은 그 호기심을 해결해주기도 하고 나아가 거기서 더 연결된 질문들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나와 생각과 감정을 나눌 친구들을 만나게 해준 수단이기도 했다. 읽고 쓰는 일을 사랑한다. 아주 많이. 하지만 그 일은 함께할 때 지속가능하고 또 더욱 깊어진다. 읽고 쓰는 일은 얼마든지 혼자 할 수 있지만 혼자하지 않는 걸 선택할 때 책은 더욱 넓은 세상을 만나게 돕는다. 더 잘 읽고 더 잘 쓰고 더 잘 이야기하고 싶다. 이 과정의 끝에서 꼭 빛나는 진실을 건져 올리고 싶다.

*

 

새로운 것에 도전하면서 자기효능감을 쌓은 시간

 

리더과정을 시작하며 멤버들 앞에서 했던 말과 다짐은 이것이었다.

"완벽주의자보다 완료주의자가 되자"(신수정, 통찰의 시간)

타고난 기질 탓인지 뭐든 완벽하게 잘하려는 욕심이 있다그런 탓에 무슨 일을 시작하려 할 때 남들보다 많은 고민을 하고 어렵게 시작하는 편이다. (이 이야기는 같은 멤버였던 진경님도 하셔서 소름 돋았다. 동족 발견!) 또한 내가 완벽하게 잘할 수 없는 일은 애당초 하지 않으려는 경향도 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그런 완벽주의를 내려놓고, 80프로 이상의 완벽함보다는 ‘50프로라도 완료하는 것에 목표를 두자!’라고 마음먹었다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잘하지 못할 것 같아도, 중간에 포기할 것 같은 일도, 일단은 그냥 도전해서 대충이라도 완료하자는 마음을 먹고 나니, 독서토론 리더과정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래서 솔직히 말하면 엄청 열심히하지는 않았다. 내 기준 열심히가 다른 사람들의 열심히와는 다를 수 있다는 건 알지만 어쨌든 나는 의도적으로 최소한의 노력만 했다. 논제도 더 다듬을 수 있었고, 책도 더 여러 번 읽을 수 있었지만, 그냥 완료만 하자는 느낌으로 했다그렇기 때문에 내가 끝까지 무탈하게 이 과정을 마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리더과정을 통해 얻은 것들은 다음과 같다.

1. 하나의 책을 토론을 통해서 깊이 있게 이해하며 독서토론의 즐거움을 한층 더 느끼게 된 것

2. 스피치와 토론 실습을 통해 독서토론 리더가 되기 위한 역량을 다진 것

3.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구나’ ‘너무 열심히 하지 않아도 괜찮구나’ ‘완료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구나’ ‘부족한 모습을 보여도 큰일 나지 않는구나라는 연습을 한 것.

4. 상대방과 다른 내 의견을 말할 때 더 당당해지고, 조금 덜 부끄러워하는 연습을 한 것. 한평생 살아오면서 남들 앞에서 내 의견을 주장하기보다는, 그들에게 맞춰주는 대화를 편하게 생각하고 그렇게 살아왔는데, 이제는 훨씬 덜 부끄럽다물론 아직도 연습이 많이 필요하겠지만. (그래서 심화과정을 가야한다!!!)

5. 좋은 사람들 - 역시 나는 사람이 좋다. 내가 좋아하는 모든 것들을 혼자하기보다는 함께하기를 소망한다.

6. 좋은 동료들을 만났다. 줌으로 만났지만 오프모임에서도 만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분들 (우리 꼭 만나요) 5월 심화과정에서도 이 중 몇몇 분들과 함께 수업을 들을 수 있다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7. 좋은 리더분들을 알게 되었다. 어쩌면 내가 걷고 싶은 길을 먼저 가고 있는 리더님들의 모습에서 동기부여와 커다란 에너지를 얻었다.

나이가 들면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일이 뜸해진다. 마흔 중반이 넘었지만 이렇게 새로운 것에 도전하면서 자기효능감을 조금씩 쌓아가는 시간들이 참 감사하고 소중하다. 8주간의 시간 동안 함께해준 동료들과 리더님들, 내 자신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이제 심화과정 가즈아~

*

 

서로를 향한 위로와 응원을 흠뻑 느낀 시간

 

입문과정 수강 후 이어서 바로 리더과정을 수강했습니다. ‘토론을 하는 사람으로참여했던 입문과정과 달리 리더과정은 본격적으로 논제를 만들고 토론을 진행하는 사람을 연습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단순한 독서가 아닌 만큼 집중이 필요한 수업이었습니다. 적지 않은 에너지가 필요했지만, ‘질문하는 독서, 깊이 있는 회의, 삶과 사회에 대한 성찰을 하는 시간은 꽤 오랜만에 뿌듯함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문학과 비문학의 균형 있는 책 선정과 두 분 선생님들의 꼼꼼하고 다정한 코칭은 흥미와 의지를 놓치지 않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공부하는 선생님들과 가졌던 스터디 시간은 또 다른 실습이 되었고, 무엇보다 서로를 향한 위로와 응원을 흠뻑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인생 2막의 페이드인이 되어준 독서토론리더 과정이었습니다. 함께 읽고 쓰고 토론하는 기쁨과 깊이 생각하는 독서를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분명히 만족할 수업입니다. 강력 추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