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 함께 읽기 1기 후기


당신 인생에서 한 권의 책은?”

누가 내게 묻는다면 나는 시원하게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마음속 한 권의 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내 인생 한 권의 책은 금강반야바라밀다경, 줄여서 금강경이다. 내가 이 책을 남에게 말하지 않는 이유는 불교경전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어느 날 나는 숭례문학당 공부 프로그램에서 <금강경 함께 읽기> 모임을 발견하고 적잖이 놀랐다. 도대체 누가 이런 모임을 제안한 것일까? 이런 모임에 과연 참여자가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신청한 모임에 8명이 참가했고, 우리는 매일 법륜스님의 금강경강의를 읽고 발췌와 단상을 쓴다.

내가 금강경을 좋아하고 또 수시로 필사하는 이유는 불교신자여서가 아니다. 얼치기 신자이기는 하지만 나는 절에도 잘 가지 않고 현실 종교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도 갖고 있다. 내가 오로지 금강경을 읽고 필사하는 이유는 순전히 내 마음을 단련하기 위해서다. 한마디로 평상심을 얻기 위해서다. 그 어떤 삶의 조건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살기 위해서다. 금강경 공부를 통해 나는 그게 바로 참 자유이자 행복임을 조금씩 깨닫는다.

나는 모든 종교의 가르침은 하나로 통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초자아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다. 자아에 얽매여 있는 한 우리는 쉽사리 삶의 고통에서 헤어날 수 없다. 나는 우리가 참된 기독교 신자가 되고, 불교 신자가 되고, 이슬람교의 신자가 된다면 누구나 다 이 길로 나아갈 것이라 생각한다. 참된 무신론자도 예외가 아니다. 결국 우리 모두는 하나의 지점에서 만날 것이다. 그곳은 나와 남의 구별이 없는 평화의 장소임에 틀림없다. 그곳이 곧 천국이고 극락이자 바로 나의 가장 내밀한 마음자리다.

나는 이런 마음을 얻기 위해 금강경을 읽어 왔고, 이번에도 이런 마음으로 참여했다. 예전에 도올 김용옥의 금강경 강해남희근의 금강경 강의등을 읽었으나 이번에 읽는 법륜스님의 금강경강의는 또 다른 느낌과 맛을 주었다. 현실 생활에 밀착한 해설이 보다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거기에다 리더 오수민 선생님의 친절한 안내와 코멘트 덕분에 보다 쉽게 따라갈 수 있었다. 매일 하루 30분 정도 정해진 분량의 글을 읽고 필사하고 단상을 쓰면서 내 마음을 편안하게 가다듬고 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조금씩 달라지는 내 마음을 지켜보는 것만큼 기쁜 일이 없다.

- 윤*선


한 달 전 숭례문학당 홈페이지에 금강경 읽기 강좌가 올라왔다
. 불자인 나로서는 반가운 일이지만 일반인도 금강경에 관심이 있을까 의아했다. 인원수 부족으로 강좌가 없어질까 조바심이 났다. 그렇게 마음 졸이면서도 함께 읽기라는 말에 힘을 얻어 신청했다

그동안 금강경을 읽을 때면 반복되는 글귀를 주문인 양 읖조리기에 바빴다. ‘수보리가 묻고 부처님이 답하는구나내가 확실히 아는 바는 여기까지 였다. 법륜 스님의 군더더기없는 말씀을 믿고 첫 장을 넘겼다. 스님의 풀이는 명쾌하고 친절했다. 즉문즉설의 그 선명함이 책 속에 고스란히 있었다.

부처님 말씀이 한 줄 한 줄 뚜렷해졌다. 마음에 새기고 변화를 끌어내려면 끊임없이 내 자신을 응시해야 했다. 말이나 글이 주는 한계에서 벗어나는 노력도 필요했다. 처음 부처님 법을 전해들은 기분이었다. 내가 서있는 자리에서 눈높이에 맞는 수행이 필요했다.

함께 읽는 분들의 발췌와 단상을 읽다보면 가슴 속에 울림이 전해졌다. 금강경을 읽는 한 분 한 분의 진한 마음이 오래 남았다. 금강경에 대한 다른 풀이를 올려주신 리더 선생님의 열정과 뜨거운 격려를 받고 보니 어느 새 마지막 장이 가까워졌다.

금강경은 한 번 읽고 덮을 책이 아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엄격해져야 한다. 그래야 머리로 읽는 데 머무르지 않고 몸으로 부처님 말씀을 읽게 된다.

그런데 처음 보리심을 일으키는 것만큼이나 그 마음을 지속적으로 밀고 나가는 것도 참으로 어렵습니다. 보리심을 붙들어 깨달음으로 나아가려면 스스로에게 엄격해야 합니다. 이제껏 내 삶을 지배해 온 욕망과 집착을 버려야 함을 깨달았다 해도, 긴 세월 몸에 밴 습관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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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 함께 읽기'가 막바지에 들어 오니 처음 마음이 어땠는지 돌아보게 되네요.

일상에서의 '수행'이 될 수 있도록 순간 순간 깨어있기를 발원하며 시작된 '금강경 함께 읽기'4월의 봄이 변덕스러워도 여여할 수 있어 행복했답니다. 어떻게 읽을 수 있을까 내심 걱정도 했지만 Soomin샘의 응원의 글과 함께 읽기님들의 발췌와 단상을 통해 서로 소통하는 시간이 되었답니다. 끊임없는 수보리의 의문에 수보리의 마음속 의심을 알아차리고 설법을 해주시는 부처님의 자비로움은 내안의 생각들이 망상이었음을 일깨워주는 죽비소리가 되었습니다.

내가 가진 '금강경'의 도서가 적지 않음에도 아침마다 색다른 '금강경'의 풀이를 만날 수 있어 환희로움 자체였답니다. 혼자 읽으면 내 생각에 사로잡혀 고정관념의 틀을 쌓을법한 공부가 함께 읽으면서 내가 보지못한 세계로의 초대도 받을수 있었던 행복을 누렸네요. 금강경 함께 읽기를 하면서 달라진게 있다면 생활속에서 금강경의 말씀을 적용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화가 나는 일이 생겼을때 '아차~내가 또 내 상에 빠졌군~' '욕망의 늪에 허우적대는 우를 범할 뻔했군~' 그러면서 내 생각을 내려놓는 연습이 습이 되는 과정으로 한걸음 나아가리라 다짐합니다~

함께 해주신 모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남은 시간도 열심히 읽으면서 생활속에 수행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금강경 읽기' 함께 하셔서 행복한 인연 이루시길 두손 모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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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을 읽기 전에는 불교 경전이라 막연히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 공부를 하기에, 삶의 지혜를 얻기에 더없이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혼자만의 논리에 휩쓸리지 않게 다른 분들의 경험을 듣고 생각도 함께 공유해서 좋았다. 내 이야기에 공감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오수민쌤 덕분에 끝까지 즐겁게 함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여*혜


올해 초 마음이 어지러웠다. 어떻게 하면 마음을 다스릴 수 있을까 고민할 때 숭례문 학당에서 “금강경” 읽기 모임이 개설된 것을 보고 바로 신청했다. 성경 읽기도 아니고 불경 읽는 모임을 개설해서 신기했다. 그리고 신청 인원이 적어서 폐강되면 어떻게 하나 조마조마하며 모임 시작일을 기다렸다. 

아주 오래 전, 금강경을 읽었을 때와 너무 달랐다. 그때는 괴로움이 사라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주문처럼 금강경 문자만 읽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이제서야 깨달았다.  

내게 금강경은 정신과 상담의사였다. 금강경을 읽으며 의심이 생기면 이상하게도 그 다음 장에서내 마음을 콕 집어 설명했다. 나를 두고 쓴 책인가? 하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렸을 때 내가 왜 새 학기를 힘들어했는지 이유를 깨달았고 ‘나는 왜 이 모양일까’하고 자책하고 스스로 탓하는 이유로 알았다. 금강경은 불경이 아니라 나를 볼 수 있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한다.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의 괴로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마 나는 동일한 이유로 혹은 다른 이유로 다시 괴로워할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괴로울 때마다 내 느낌을 인정하고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모임을 이끄신 수민쌤이나 참여하신 분들의 열정을 전부 따라가지는 못했다. 그러나 모든 참여자의 발췌와 단상을 읽고 일일히 공감해주신 수민쌤에 감동하며 늦게나마 금강경을 완독할 수 있었던 것 같아 감사드린다.

- 정*연


한 번 읽어보고 싶었던 금강경. 숭례문학당에서 금강경 읽기프로그램을 보고 신청했다.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읽으랴! 금강경은 부처님처럼 모든 진리와 지혜를 깨닫고 완전한 행복과 자유에 이르는 길에 이르도록 하는 불교의 경전이다그런데 하루하루, 순간순간을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삶이 완전한 행복과 자유에 이르는 길은 얼마나 요원한가. 그래서 한 권의 좋은 책읽기로만 끝나는 게 아닌지. ‘깨달아야 한다는 짐을 애써 진건 아니지하는 생각도 들었다.

법륜스님의 <금강경강의> 몇 구절 읽어보자.

그 어는 것도 영원하거나 고정된 실체는 없습니다. 지금 내 삶의 기준, 지금 내 준에 그럴 듯해 보이는 형상이 마치 불변의 최고 가치인 양 매달려 살아가는 게 사람들의 삶입니다. 모든 상에는 고정된 실체가 없으므로 상에 대한 집착을 버릴 때 비로소 세상의 참모습을 보고 자유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가르침입니다.”

그리고 남에게 바라는 마음을 버리라고 한다. 이 바라는 마음 때문에 내가 괴롭다. 이것이 하나의 집착이고 금강경 공부의 핵심은 집착을 놓는 것에 있다고 한다. 또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피고 인정을 하라고 한다.

우리가 살면서 가장 어려운 것이 가족에 대한 집착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이들을 키우는 아빠로서 지금 나는 그렇다. 그런데 금강경을 읽은 동안에는 있는 그대로 아내와 아이들을 이해하고 인정하려 했다. 지금 함께 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기 때문이다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이런저런 일로 가끔 화를 내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야단을 치기도 한다. 아직도 나는 집착을 꽉 움켜쥐고 있다. 그냥 내 생각만 내려놓으면 그만인데.

금강경을 읽기는 쉽다. 그런데 어렵다. 읽기만 하고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것은 읽은 것이 아니듯이. 그래서 금강경 읽기는 어렵다. 금강경의 표현대로 욕망과 집착을 버려야 함을 깨달았다 해도 긴 세월 몸에 밴 습관은 쉽게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그래도 스스로를 위안한다면 금강경의 좋은 말씀을 듣는 동안 내 마음이 여유로워졌다. 그리고 남에게 관대해지는 것을 느끼는 등 일상에서 마음의 울림도 있었다. 어떤 상에 빠지거나 집착할 때 내 마음이 상에 빠졌구나’ ‘집착을 하고 있구나하는 나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깨달음과 이를 떨쳐버리는 연습이 필요하다. 금강경을 읽었으니까.

함께 금강경을 읽은 분들과 특히 단상 하나하나에 모두 정성스러운 답글 달아주신 수민님께 감사드립니다.

- 권*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