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자 작품 함께 읽기 23기 : 펄 벅 <대지> 참여 소감

 

사람들 사이 다름을 느낄 수 있고, 그 다름을 통해 배울 수 있어





학창시절 인상깊게 읽었던 어렴풋한 기억만 남아 있던 책을 발췌와 단상으로 여러분들과 깊게 함께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미국인 작가이고 미국에서 발표된 중국인에 관한 책이라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벨상 수상에는 장점으로 작용한 듯하지만 작품의 한계로 볼 수도 있습니다. 어떤 지점에서는 인간의 내면이나 한 가족의 일대기를 그린 서사가 세밀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외부에서 지켜보는 시선에 머무르는 느낌도 지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가독성이 훌륭하고, 작가가 확보한 보편성은 한 인간의 삶에 있을 수 있는 고뇌와 좌절, 집념과 욕망 속에서 독자가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합니다. 여러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진행자 김의순

 

오랜만에 가독성이 높은 책을 만나 마음 가볍게 읽었던 한 달이었습니다. 책 속에 담긴 왕룽 가족의 일대기에서 보편적인 삶의 정서를 폭넓게 공감할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고요. 인접한 국가인 만큼 우리나라의 지난 역사를 떠올려 볼 수 있어서 더욱 친숙하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2025년 가을에 펄 벅의 <대지>를 함께 읽고 다양한 생각을 나눠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진행자 김민숙

 

**근대말 현대초 시대적 변환기의 중국의 한 집안을 배경으로 3대에 걸친 가문의 번성과 몰락을 다루는 대하소설 3부작 중 1부에 해당하는 <대지>를 읽으면서 줄곧 대지는 인간 삶의 뿌리이자 생명의 원천이란 생각이 들었다. 농업이 생산의 중심이자 거의 전부이던 시절 땅은 식량 생산의 근거이자 부의 축적 수단이고, 생활 양식의 바탕이었다. 평범한 농부가 부지런하고 복이 많은 아내를 얻어 살림을 일구고, 자식을 낳아 점차 부자가 되어 마을 최고의 부자가 되는 과정을 문화사적으로도 디테일하게 그려내고 있어 중국과 중국 문화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펄벅의 <대지>는 박경리의 <토지>, 염상섭의 <삼대>, 토마스 만의 <부덴부로크가의 사람들>, 윌리엄 포크너의 <압살롬, 압살롬!>,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 오르한 파묵의 <제브뎃씨와 그의 아들들> 같은 류의 소설들과 마찬가지로 한 가문의 세대에 걸친 영고성쇠를 다루면서 그 가문이 처한 시대와 사회의 변화,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는 인물들의 사고와 행동 양식의 특징을 볼 수 있게 해준다. 미국인 선교사의 딸이었던 작가의 시선에서 중국과 중국인을 다루었지만, 타자의 이질감이 적다고 느껴지는 것은 그만큼 펄벅의 중국에 대한 애정이 깊고, 그녀의 식견이 탁월하기 때문인 것 같다.

장구한 세월의 흐름을 읽어내야 하기에 긴 호흡이 필요하지만 워낙 가독성이 높게 쉬운 문장으로 서술되어 오랫만에 이야기책을 읽듯 술술 읽을 수 있어 편안했다. 불과 한 세기 만에 탈농업, 도시화, 대가족주의의 해체, 디지털화 등으로 완전히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의 독자로서는 대지의 의미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시대착오적인 위화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대지를 삶을 지탱하는 근본적인 바탕 같은 것으로 이해하면 펄벅의 메시지를 현대에도 얼마든지 납득할 수 있을 것 같다.

오용*

 

**대하소설이지만 적당한 두께와 높은 가독성으로 쉬이 읽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은 부모에게 속하는 자식이 아니라 다른 집안을 위해서 태어나고 키우는 딸(p.93)’이다. 인간의 존재는 살면서 여러 요소들에 의해 인식되는데, 남편의 사랑을 전족에 투사하는 그 마음이 아프다. 전통적인 가치관 속에서 인내하며 헌신하는 소리 없는 저항, 오란의 침묵은 조용하지만 무겁게 왕룽과 독자의 마음속을 헤집는다. 나에겐 오란이 주인공이다. 제목 <The Good Earth>는 묵묵하게 품어준 오란의 넓은 마음이 아닐까.

<노벨>의 리더와 회원들은 늘 편안하게 해주어서 읽고 싶은 책이 보일 때마다 부담 없이 다시 찾게 됩니다. 여러 생각 사이의 흐름 속에서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우리의 다름을 느낄 수 있고, 그 다름을 통해 배울 수 있어 언제나 감사합니다 :)

주선*

 

**가끔은 내용이 자극적이기도 했지만 대체로 편안하게 스토리에 몰입하면서 읽을수 있는 책이었 오디오로 듣기도 병행했다, 왕릉과 그 가족의 일대기를 보면서 그 당시 중국 문화도 나름 접하게 되고, 그저 보편적인 인간들의 삶속에 본성과 탐욕과 절제와 책임감과 희노애락을 보았다. 숭례문학당에서 함께 읽기 중 가장 편하게 읽은 책이다. 또 뵙게 될 것 같아요. (^^) 너무 수고 많으셨습니다. 잘 이끌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

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