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낭독극으로 만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독서 공동체 숭례문학당이 시와 문학을 노래하는 북밴드 ‘스와뉴’와 함께 지난 10월 11일 인천광역시 계양구에 있는 북인천여중을 찾아 윤동주 시인 북콘서트를 열었습니다.
이날 오후 1시부터 2시간 동안 북인천여중 음악실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스와뉴는 윤동주 시인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주제로 만든 음악 낭독극으로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먼저 오프닝 곡 ‘디즈니 메들리’가 학생들의 마음을 두드렸습니다. ‘인어공주’, ‘겨울왕국’, ‘미녀와 야수’, ‘라이언 킹’으로 이어지는 감미로운 메들리에 음악실은 단번에 박수와 환호로 넘쳐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어진 문학 퀴즈에서는 박인혜 시인의 시 ‘별이 밤마다 반짝이는 것’이 소개되었습니다.
학생들에게 이 시의 첫 구절, ‘별이 밤마다 반짝이는 것은 / OO이 있기 때문이다’를 퀴즈로 내자 첫 번에 ‘어둠’이라고 정답을 맞힌 학생이 나와 모두를 놀라게 하였습니다. 이 시는 마지막 연이 ‘별빛이 그렇게 아름다운 것은 / 홀로 걷는 나그네의 어깨 위에 / 내려앉기 때문이다’로 마무리되는데, 정답을 맞힌 학생은 ‘별빛’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죽은 이의 두 번째 생(生)인 것 같다”고 말해 뛰어난 시적 감수성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소금별에 사는 사람들은 / 눈물을 흘릴 수 없네 / 눈물을 흘리면 / 소금별이 녹아 버리기 때문’이라는 유시화 시인의 ‘소금별’도 소개되었습니다.
윤동주 시인을 떠올리는, ‘별’을 노래하는 시와 음악에 이어 시인이 일본 유학 시절 이야기로 시작하는 ‘창공’ 낭독 노래극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 ‘서시’, ‘창공’이 뮤지컬 배우 윤진웅 씨와 스와뉴 리더 강고은 씨의 낮고 맑은 목소리에 번갈아 실려 공연장 가득 울려 퍼졌습니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 (’별 헤는 밤‘ 첫 연)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 나는 괴로워했다’ … (‘서시’ 첫 연)
‘그 여름날 / 열정의 보푸라는 / 오려는 창공의 푸른 젖가슴을 / 어루만지려 / 팔을 펼쳐 흔들거렸다 / 끓는 태양 그늘 좁다란 지점에서’ … (‘창공’ 첫 연)
스와뉴는 윤동주 시인을 추억하는 자작곡 ‘별 하나도’, ‘별 그대’를 이어 부르고,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의 책 《떨림과 울림》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기적’에 이르기까지 공연 내내 ‘하늘과 바람과 별’의 시인을 다양한 변주로 노래해주었습니다. 함께한 100여 명의 학생들도 모처럼 학교로 찾아온 감성 북밴드의 멋진 공연에 박수와 환호로 호응하고, 마지막 곡 ‘사건의 지평선’을 부를 때는 떼창으로 화답하며 공연의 엔딩을 아쉬워했습니다.
북인천여중은 1960년에 개교한 전통과 역사가 깊은 학교입니다. 윤동주 시인을 추억하는 노래와 이야기로 즐거운 한 때를 보낼 수 있도록 행사를 마련하고 지원해 준 인천 계양도서관과 북인천여중에 감사드립니다.
글 / 숭례문학당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