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존재를 깊이 들여다보게 한, 따뜻한 책
2009년 퓰리처상 수상작인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소설집 《올리브 키터리지》를 <성장독서 5기> 샘들과 함께 읽었습니다. 총 열세 편의 단편을 진도표에 따라 차근차근 읽어가는 동안, 주인공 올리브와 주변 인물들의 감정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작가는 사람들 사이의 엇갈린 감정과 가 닿지 않는 사랑, 멀어지는 관계에서 오는 외로움과 상처, 결핍을 솔직하고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그 회한 가득한 마음이 지면을 뚫고 나올 듯이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날카로운 관찰력이 없다면 결코 써낼 수 없는 이야기들이었기에, 작가에게 저절로 경외심이 들었습니다. 여러 단편 중에서 특히 <튤립>이 인상 깊었습니다. 며느리 수잔이 “튤립은 해마다 저절로 피는 줄 알았다”고 말하자, 올리브는 “튤립은 한 번 피면 끝”이라고 말합니다. 찬란했던 인생의 순간은 절대로 반복되지 않으며,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다음을 준비해야만 또 다른 꽃을 피울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 장면이었습니다. ‘내 삶을 북돋아 주는 책’을 함께 읽는 <성장독서>라는 타이틀에 딱 어울리는 작품이었습니다. 《올리브 키터리지》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깊이 들여다보게 했고, 서로에게 연민을 느끼게 해준 따뜻한 책이었습니다. 함께해 주신 <성장독서 5기> 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글 : 성장독서 진행 강사 신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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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릴 수 없는 삶의 안타까움, 그리고 아름다움…
올리브가 살고 있는 마을에서 주변 인물들의 삶과 죽음, 사랑, 상실 등을 풀어낸 이야기인 이 책은 자기감정에 서툰 올리브가 나이 들수록 서서히 변화해 가며 타인과의 단절을 극복하려 애쓰고, 자신의 방식으로 삶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러 단편 중 첫 번째 작품인 <약국>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기대감으로 책을 펼쳐 든 첫날, 무심한 듯 깊은 감정을 너무나 잘 표현하는 작가의 섬세한 문장 하나하나에 푹 빠져들어 버렸기 때문이다. 긴장감이 느껴지거나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그저 사람과 관계의 내면을 들여보는 시선이 참 좋았다. 좋아하는 책 중 <스토너>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문득문득 그 책이 떠오르곤 했다. 평범한 인물의 삶을 깊이 있게 다루는 점이 비슷하게 느껴졌고, 두 인물이 삶의 무게, 사랑의 상처 등을 겪으며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았다.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작고 조용한 삶도 충분히 의미 있고 아름다운 삶이라는 걸 나도 모르는 사이에 깨닫게 되는 점도 의미 있었다. 첫날 각오처럼, 또 은하샘 계획처럼 <다시, 올리브>도 시작해 보려 한다. 처음보다 훨씬 커진 기대로. 이번에도 여지없이 ‘성장 독서’를 잘 이끌어 주신 은하샘 정말 감사드립니다! 함께 읽은 선생님들도 다양한 시선이 참 좋았습니다. 좋은 책 읽을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고, 저에게도 또 하나의 인생책이 될 것 같습니다. 해마다 한 번씩은 꺼내 읽고 싶습니다! (수*님)
처음 이 소설의 제목을 들었을 때는 올리브 키터리지라는 한 현명하고 강인한 여성이, 크로스비라는 마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일을 해결하면서 마을 사람들과 사랑과 우정을 나눈다... 는 이야기인가 하고, 내 멋대로 상상을 했었다. 하지만 그 기대는 첫 단편 <약국>을 읽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산산히 부서졌다. 올리브가 처음 등장하는, 새로운 약국 직원의 외모를 보고 ‘허리도 못 세우고 구부정한 생쥐같이’ 생겼다고 독설을 퍼붓는 장면에서는 이 책의 주인공이 올리브가 맞나 싶어 앞뒤 구절들을 다시 읽어보기도 했었다. 하지만 첫 단편이 끝날 즈음에는 아, 이 책에는 사람들의 진짜 이야기가 담겨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읽는 자세를 고쳐 앉았다. 이 작품이 특별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주인공 올리브와 주변 인물들의 모습이 실제 삶의 장면들을 잘라 그대로 옮겨온 듯 무척 생생하고 적나라하게 그려지고 있다. 사랑하는 마음과는 별개로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고 자꾸 엇나가는 관계들, 뜻대로 되지 않는 것에 대한 미움과 분노,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최선을 다해 상대를 껴안는 포용, 상실과 외로움의 고통 속에서도 어느새 피어나는 희망 등 너무나 인간적인 우리 삶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어느 하나 공감 가지 않는 이야기가 없어서 더 몰입하면서 읽었고 마치 ‘거울 치료’를 받은 것처럼 토닥토닥 위로받았다. 나는 물론이고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 외롭고 힘든 구석이 있으며,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이 삶을 이해하려고 애쓰고 있다는 점을 가슴 속 깊이 알게 해주었다. 내가 뽑은 베스트 단편은 <튤립>이다, 이 단편에는 힘든 시련을 겪는 올리브의 모습이 그려진다. 올리브는 아들이 멀리 떠나가 가슴이 아픈데 설상가상으로 남편마저 병마에 쓰러지는 불행을 맞닥뜨린다. 고집스럽고 완고하고 독설을 퍼붓는 올리브이지만, 경솔한 행동을 반성하고 과거도 반추해 보면서 변화와 성장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번 피면 끝이라는 튤립의 이야기를 통해 되돌릴 수 없는 삶의 안타까움과 그만큼 빛나는 삶의 아름다움이라는 상징적 메시지가 담겨 있어서 가장 감명 깊게 읽었다. 그동안 제 글에 깊이 공감해 주신 신은하 샘 감사합니다. 큰 힘이 되어주었어요. 다른 분들의 글과 의견 덕분에 깊이 있게 작품을 이해하게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진*님)
저도 감사합니다. 다른 샘들의 발췌와 단상으로 더 폭넓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리더인 신은하 선생님께도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미*님)
올리브는 아마도 헨리가 아프고 크리스토퍼와 사이가 나빠진 후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것 같다. 잃고 나서야 소중함을 깨달은 상황인것 같다. 가족 중 누군가가 아프고 나면 그때서야 더 잘하지 못했음을 반성하게 한다. 그리고 제일 쉬운것이 남탓이고 나를 돌아보는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리라. 올리브를 통해 나 또한 내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어떤 상처를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가족이라 하더라도 표현을 통해 비로소 내 뜻이 전달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 함께 읽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