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는 독서의 힘> 수강 후기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확장되었다

 


먼저 내가 <질문하는 독서의 힘>이라는 수업을 신청한 계기는 제목을 보고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질문하는 독서의 힘이 대체 뭘까?’, ‘거기에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을까?’ 이런저런 물음표들이 생겨났고 그 궁금증을 해소하고 싶었다. 평소에 나는 질문하기를 좋아하고 질문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이 수업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래서 꼭 한번 들어볼 생각으로 메모해 두었다.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났을까, 마침 시간이 맞아서 수업을 등록했다. 그리고 수업을 다 들은 지금은 이전에 떠올렸던 질문에 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본격적으로 토론이 시작되었을 때, 나는 논제에 대한 의견을 말하면서 스스로 한계에 부딪히기도 했다. 머릿속으로만 생각했을 때는 쉬웠는데, 막상 내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 보니 말이 좀처럼 논리정연하게 나오지 않았다. 내가 뱉은 말이 내 생각을 다 표현하지 못했음을 경험할 때마다 나의 부족함과 독서의 필요성을 체감했다. 그리고 책을 다독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닌 비판적인 사고를 하면서 책과 함께 수없이 질문하고 그 답을 고민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실제로 책에서 읽은 내용을 토대로 직접 논제를 만들어 보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레 내가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확장되었다. 이와 더불어 책과 글쓰기에 대해 많이 경험하고 공부하셨던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앞으로 어떻게 책을 읽어가면 좋을지 나름의 방향이 그려졌다. 이번 수업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꾸준히 질문하는 독서도 하고 필사도 해볼 생각이다.


수업 중에 한 선생님께서 질문하셨다. “혹시 책을 써서 출간하고 싶으신 분이 있나요?”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책을 낼 수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기에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누군가 내게 그런 질문을 했다는 것은 내가 책을 쓸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전제가 깔린 게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이어서 그동안 나는 왜 책을 쓰지 못할 거라 단정했는지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만약 내가 책을 출간한다면 어떤 분야의 책을 쓸 수 있을지, 나의 관심 분야는 무엇인지에 대한 여러 가지 질문들이 떠올랐다. 그 질문들에 하나씩 답해보면서 나는 어른이 그림책을 읽는 이유와 장점을 담은 책을 쓰고 싶어졌다. 왜냐하면 나는 그림책을 좋아하고 그림책이 어른에게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자주 해왔기 때문이다. 이처럼 질문은 사람을 깨우치고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상대방이 변화를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질문은 다양하게 파생되어 사람의 생각을 바꾸기도 하고 행동하게끔 만들기도 한다.


내가 질문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이유 중 하나는, 선택의 연속인 일상에서 질문은 나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질문함으로써 몰랐던 것을 알게 되고 그것은 수많은 선택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매번 질문을 하면서도 속 시원한 대답만을 들은 것은 아니었고 그때마다 어떻게 하면 제대로 된 대답을 들을 수 있을까?’, ‘마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그런 핵심적인 질문을 할 순 없을까?’라는 고민이 뒤따랐다. 그리고 <질문하는 독서의 힘>이라는 강의를 알게 되었을 때 그동안 가진 의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도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질문은 나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꼭 필요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사소한 안부부터 시작해서 무거운 질문까지. 사실 독서 토론을 하고 생각하는 연습을 하는 것도 책 밖의 현실을 잘 살아내기 위함이 아닐까. 책을 읽고 토론을 하면서 등장인물의 입장을 여러 번 되돌아가서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서 남을 더 이해하게 되고 교훈을 얻기도 한다. 이렇게 책 속을 들여다보려 노력하는 이유는 언젠가 삶의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그 고비를 넘겨서 잘 살아내고 싶다는 소망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독서와 질문은 세트다. 사는 게 힘들어서 책을 찾는다면 나는 왜 힘든지, 그저 책이 재밌어서 읽는다면 내가 어떤 걸 좋아하는 사람인지, 스스로 묻고 답해보며 자기 자신에 대해 차츰 알아간다. 또한 여러 사람의 행동에 의문을 던지고 역으로 생각해 보는 것처럼 다양한 현상에 관한 질문을 하고 답해봄으로써 우리는 분명 성장하고 더 나은 삶을 찾아갈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이로써 나는 토요일 오전에 <질문하는 독서의 힘> 수업을 들으며 많은 것을 배우고 몸소 체험하게 되었다. 혼자라면 할 수 없었을 테고 위에서 느꼈던 것들을 결코 배우지 못했을 것이다.


이지연 / <질문하는 독서의 힘> 8기 수강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