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몇 배 풍성하게 느끼고 체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독서토론 입문 과정을 마치고 리더 과정을 하기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입문 과정은 함께 하는 독서의 즐거움을 맛보고 싶어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면, 리더 과정을 시작할 때 마음가짐은 이전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좋은 논제만들기'에 대한 배움의 갈증이 컸습니다.
독서 활동을 할수록 ‘질문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같은 책이라도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하나의 책에서 다양한 생각을 끌어낼 수 있고, 그것은 구체적인 질문을 통해 가능했습니다. 그런 고민을 하고 있던 차, 숭례문학당 독서토론 리더 과정이 생각났습니다. 리더 과정이라면 '좋은 논제‘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볼 수 있을 것 같았고, '어떻게 하면 간결하면서도 쉽게 다양한 의견을 끌어낼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리더 과정은 일반적인 독서 모임처럼 책을 통한 생각 나누기 활동이 주요 활동이라기보다는 독서 활동에서 진행자가 해야 할 일에 대한 수업이었습니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고, 책의 내용을 어떻게 논제로 만들고, 논제를 통해 어떻게 수업을 이끌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실습시간에는 진행자가 되어 수업을 이끌기도 하고, 토론자가 되는 경험도 합니다. 진행자일 때는 토론자의 이야기를 잘 듣고 피드백을 해야 하기에 경청의 중요성을 배웠습니다. 또 토론자일 때는 나와 비슷한 의견에 대한 공감과 다른 사람의 의견을 통한 역지사지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을 때 저는 책 속의 인물 또는 저자와 대화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 무척 애를 씁니다. 8주 동안의 시간은 책 속의 다양한 인물과 저자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들의 생각을 이해해보려 노력한 시간이었습니다. 때로는 안타까웠고, 분노하고, 눈물이 나기도 했습니다. 또 누군가를 대신해서 힘내라고 토닥여주는 느낌도 들었고 어느 날은 더불어 살아가자고 어깨동무하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논제문을 만들 때 동료 선생님들과의 피드백을 통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고, 최병일 교수님의 날카로운 피드백과 김예원 선생님의 격려 덕분에 리더 과정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논제문 만들기를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 욕심을 버리야 한다는 것입니다. 생각이 많고 욕심이 클수록 내용이 길어졌습니다. 생각의 가지치기를 통해 버리고 내려놓아야 좋은 논제문이 나왔습니다. 또 나만의 생각에 머물지 말고 주위를 둘러보는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리더 과정은 '함께'라는 의미를 되새기게 만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김*영)
그림책으로 시작해서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으로 끝난 두 달간의 여정.
'햇빛을 모으는 들쥐'에서 시작해서 시공간을 넘나들다 '시민의 자유, 사회의 자유'로 끝나는 이 여정을 되돌아보면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우선 책과의 만남면에서 보자면, 첫째, 나란 어떤 인간인가를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나란 인간은 게으름 속에서도 표현하고 싶고, 용기내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그런 사람들을 격려하고 응원하고 싶어한다는 것도요.
둘째, 역사와 사회 속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를 숙고해볼 수 있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권력과 자본에 의해 희생되는 역사의 아이러니 속에서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는 것' 자체가 '악'이 될 수 있으며, 그런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행동을 다시 되돌아보고 밝혀나가고 경우에 따라 속죄가 필요하다는 것. 따라서 선제적으로 '깨어있는 시민 정신'이 요구된다고 느꼈습니다.
셋째, 개인으로서의 사람 하나 하나가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깊이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나 자신 또한 사회의 통념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사고에 입가한 의견을 가지고 나의 개별적 특성과 능력을 길러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음으로 함께 한 과정 속에서는 첫째, 논제 작성과 토론에서 생각을 글과 말로 표현할 때의 어려움과 또 희열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함께 하는 선생님들과 논제 회의를 하며 자신이 낸 논제를 객관적 입장에서 검토하며 고쳐가는 과정이 재미있었습니다.
둘째, 다른 분들이 낸 논제를 읽고 함께 논의하는 것이 좋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또 논제 작성 후 숭례문학당의 논제를 읽어보며 놓쳤던 부분을 깨닫기도 하고 문장 구성 형식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셋째, 논제 작성을 하면서 책을 파먹듯이 읽을 수 있었고, 토론을 하며 같은 책의 다른 시각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책을 몇 배 풍성하게 느끼고 체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최병일 교수님의 논제 작성 강의와 세심한 코칭, 무엇보다도 한 분 한 분의 개성과 장점을 살려서 성장하게 도와주고 싶으신 그 마음이 매우 고맙고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또 예원 선생님이 시스템 속에서 저희가 과정을 잘 진행해나갈 수 있도록 응원해주시고 도와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우리 69기 매력적인 선생님들과 23년도의 마지막 두 달 논제와 토론을 통해서 진지하게, 때로 깔깔대며 웃었던 시간 너무 감사하고,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자기 자신의 삶을 설계하고 선택하는 사람만이 자기가 타고난 모든 능력을 사용하게 된다." <자유론> p.129
69기 선생님들 모두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즐겁게 삶을 스스로 계획하고 선택해갈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이*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