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에 1기를 시작했었는데, 이제 4기까지 이어졌습니다. 중간에 좀 쉬는 기간을 가지기는 했지만 꾸준한 관심을 받으며 여기에 이르렀습니다. 자기 글을 쓰기 위한 준비 단계로서 다소 힘든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참여자들의 글쓰기 욕망과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한 달 동안 한 주에 네 번(월, 화, 목, 금) 제시된 글감을 보고 세 문단의 글을 쓰는 프로그램입니다. 글감을 자기 문장의 세 문단으로 요약하기가 핵심 요구 사항이지만 조금은 변형된 에세이 성격의 글쓰기도 가능합니다. 다만, 어느 경우에나 세 문단 원칙을 지키는 것은 필수입니다. 신간 서적을 중심으로 한 출판사 서평과 최근 방영 또는 개봉 예정인 영화의 제작노트, 그리고 칼럼 등을 순차적으로 글감으로 제시합니다.
이 모두 책을 읽거나 영화를 직접 보는 것을 전제로 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최소한의 내용만으로 그 재료를 가공하여 자기만의 설득력 있는 세 문단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입니다. 최대한 다양한 유형 내지 장르의 글감을 제시하여 참여자들의 글쓰기 적응력을 높이는데도 신경을 씁니다.
일반적으로 세 문단은 타인에게 정보나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글쓰기의 가장 기본적인 형식입니다. 즉, 서론 본론 결론으로 이어지는 세 문단의 글을 통해 우리는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세 문단 글쓰기>는 모든 완결적 글쓰기의 기본이자 출발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서론에서는 읽는 이의 관심을 끄는 주제를 인상적으로 제시합니다.
다음 본론에서는 전하고자 하는 정보 내지 의견의 핵심 내용을 압축적으로 제공합니다. 그리고 결론에서 자신의 견해를 담은 마무리를 합니다. 이렇게 잘 짜인 세 문단은 조금은 짧기는 하지만 무리 없는 한편의 완성된 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긴 글을 좋은 글이라 할 수 없지만 여기에 살을 덧붙이면 장문의 글을 쓸 수 있을 것입니다.
피드백에서 중점적으로 체크하는 부분은 세 문단의 구성이 차별성을 가지면서도 얼마나 잘 연결되어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뚜렷하게 구별된 특징을 보이면서도 서로 유기적으로 잘 연결된 문단 구성이 전체적으로 좋은 글을 만드는 조건입니다. 이 경우 유의할 점은 한 문단 안에 너무 많은 내용을 담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가능하면 한 문단에는 한 가지 메시지를 담는 게 좋습니다. 그렇게 했을 때 읽는 이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정보 내지 의사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와 관련 개별 문장에서도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어느 경우에나 쉽게 읽히고 분명하게 이해되는 짧고 간결한 글이 좋은 글입니다. 미사여구나 중복적 단어 사용, 추상적인 표현 등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피드백 시에는 특별히 이 점에 유념하여 조언을 드립니다.
<세 문단 글쓰기> 프로그램은 별도의 카페를 개설해 운영합니다. 아무래도 신속한 의사 전달을 위주로 하는 카톡 대화 방식은 글쓰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기에는 좀 가벼운 느낌이 들어서입니다. 대체로 다음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먼저, 당일 글감을 오전 이른 시간에 카페에 올립니다. 그러면 참여자들은 당일 밤 11시까지 글감을 토대로 세 문단의 글을 완성해 답글로 달아줍니다. 그러면 강사인 저는 다음 날 오전 중으로 피드백을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피드백에서는 좋은 점, 개선된 점과 함께 고쳐야 할 점에 대한 의견을 줍니다. 간간이 단체 카톡방으로는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팁을 드리기도 합니다.
처음 의욕과는 달리 완주하기가 쉽지 않은 프로그램입니다. 네 번의 경험으로 말씀드리면 완주율이 대체적으로 40% 정도입니다. 하지만 하루도 거르지 않고 끝까지 완주한 분들의 글에서는 엄청난 발전과 자신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분들 중에는 다음 기에서 글쓰기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모처럼 글쓰기 의지를 다진 만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쓰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