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늦기 전에 꼭 한 번 읽기를 권하고 싶은 책
세계사를 이해하고 오늘날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에 영향을 준 대단한 책을 만난 것 같습니다. 저자의 방대한 지식과 해박함에 감탄하며 읽었고 그 덕분에 세계를 바라보는 시야가 조금은 더 넓어진 것 같습니다.
각 대륙, 나라별 발달과 발전의 차이에는 유전적인 요인이 아닌 환경의 차이가 궁극 원인이라는 저자의 메시지가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작점부터 달랐던 강대국과 약소국, 소멸과 쇠퇴 등의 문명 발달사가 운명적이라는 생각이 들고, 혜택받은 위도에 위치한 나라와 자국민들이 지리적 열세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돕는 것은 결코 선택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세계 곳곳에서 스페인식 건물을 볼 때마다 슬픈 역사가 먼저 떠오를 것 같습니다.
사례와 고증을 통한 친절한 안내로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이해를 돕는 책입니다. 물론 소설이나 트렌디한 자기계발서는 아니다 보니 어렵고 반복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재미있는 교과서 같은 느낌으로 잘 읽어내었고 만족스럽습니다. 주변 친한 분들에게 더 늦기 전에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유명한 책이라 의욕만으로 혼자 읽기를 시작했다면 완독에 좀 더 시간이 걸렸거나 완독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리더님이 정해주신 계획에 따라 함께 매일 정해진 분량을 읽다 보니 어느새 1/3이 지나고 1/2이 넘어가면서 엄두가 나지 않았던 책의 두께가 가벼워지기 시작했고, 읽기에 탄력이 붙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침마다 공유해주신 참고 자료와 영상자료가 흥미로웠고, 그날의 저녁 독서를 유인하는 좋은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야근을 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책 읽기가 부담되기도 했지만, 매일의 짧은 분량만을 목표로 삼아서 나아가다 보니 몇 번의 고비가 잘 넘어갔네요. 좋은 책, 그리고 특히 벽돌책 함께 읽기는 다시 한번 참여하고 싶습니다. (^^)
<한때 나도 능력주의의 신봉자로 전력 질주했지만, 살아보고 8할이 운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증명할 수 있나. "데이터가 말해준다. 태어난 나라에 따라 평생 소득의 50% 이상이 결정된다. 부모가 물려준 DNA가 30%, 자라난 환경이 10% 비율로 소득에 영향을 미친다. 입양아와 친자의 소득 추적 통계로 밝혀진 사실이다. ㅡ 홍콩 과기대 김현철 교수 인터뷰 내용 중.>
이 책을 읽으면서 종종 위의 인용문이 생각났어요. 지리학적 원인이 거의 모든 세계의 현재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는 책의 내용과 현재 세계에서 평생 소득의 50%가 태어난 국가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는 것 같아서요. 과거와 현재를 연결지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또 혼자서는 알 수 없는 과거 역사를 다양한 추론을 통해 밝혀가는 과정을 챕터를 따라가며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살면서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내용들을 읽으며, 재밌기도 하고 어렵기도 했습니다. 그 이유 중에는 유럽, 아메리카, 중국, 일본은 교과서로, 혹은 살면서 뉴스로 잘 접하는 곳이지만 동남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는 상대적으로 배운 적도 없고 접하지도 않아서 용어가 무척 낯설고 많이 어렵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균형 있게 세계를 바라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세계 곳곳을 골고루 비중 있게 다룬 점도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올해 초 책을 읽다가 중간에 멈춘 상태로 있었는데 숭례문 학당에서 <총균쇠 함께 읽기>를 발견하고 무척 기뻤습니다. 그런데 참여해도 여전히 꾸준하고 성실히 읽기란 쉽지 않았고 글자만 읽고 줄만 친 날이 많았습니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았지만 어쨌든 은주 샘의 독려로 어찌어찌하여 끝까지 읽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 김*화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