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독서 11기 오르한 파묵 <내 이름은 빨강> 참여 후기



혼자였다면 덮었을 책, 함께여서 인생 책이 되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애잔하고 안타깝고, 마음 한구석이 오래도록 찡했습니다. 소설 속 세밀화가는 두려움, 불안, 욕망을 품은 평범한 인간인 동시에 예술을 위해 한평생을 살아온 진정한 장인이었습니다. 표현 방식은 달랐지만,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완전하고도 최선의 예술을 펼쳤다고 생각합니다. 매 순간 더 완전한 그림을 그리기 위해 노력했던 그들의 삶에 조용한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바쁜 일정 속에도 책을 붙들 수 있었던 것은 아침마다 정성 어린 글을 보내주신 신은하 선생님 덕분입니다. 단상을 함께 공유한 샘들 덕분이기도 하고요. 덕분에 한 달여간 독서 편식 없이 풍성하게 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각자의 목소리로 채워나간 독특한 설정이 재미있었고 문체에서 느껴지는 특징을 파악해 가는 시간도 흥미진진했습니다. 혼자였다면 책장을 여러 번 덮었을 것 같아요. 우리도 매일의 삶 속에서 라는 인생의 장인이 되어가는 과정 중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고뇌와 번민과 외로움, 때로는 슬픔과 사투를 벌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책 덕분에 지금, 이 순간을 바라볼 수 있으니까요! 함께여서 감사했습니다. 어느 곳에서, 또 뵙겠습니다.

*미님


성장독서’ 11기에 참여해서 <내 이름은 빨강>을 완독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쁩니다. 매일 읽을 분량의 배경지식을 제공해 주셔서 혼자 읽었을 때보다 훨씬 더 알찬 독서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문명의 대전환기(르네상스 태동기)에 저물어가는 쪽의 이야기를 너무나 아름답게 풀어낸 소설이었습니다. 역사책에서는 이런 이야기는 읽을 수 없었을 거예요.

4주 동안, 이 소설을 읽으려고 책을 펼칠 때마다 저는 1591년 이스탄불에 가 있었습니다. 시공간을 뛰어넘는 멋진 여행이 지금 막 끝났고, 강한 여운을 아직 느끼고 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오르한 파묵의 다른 소설들을 충동적으로 구매했어요. 오르한이 이 소설에서 다룬 정체성의 이야기를 다른 이야기에서 또 읽어보고 싶어서요.

한 달 동안 이끌어주신 신은하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재미나게 완독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성장독서 회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각자 다른 지점의 발췌문과 단상을 읽으며, 여러분의 스타일과 개성을 알게 되어서 흥미로웠습니다. 또 뵙게 되기를 바랍니다!

*아님

 

드디어 <내 이름은 빨강>을 완독했습니다. 완독하고 나서야, 하나하나의 장들이 모두 연결되는 느낌입니다. 다시 31내 이름은 빨강챕터로 돌아가서 읽어보니, 이 부분이 소설의 핵심 메시지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카라가 터키어로 검은색 black이니, 빨강의 정열과 사랑 그리고 질투와 대비되는 음울한 살인과 검은 속내들이 시각적으로 대비되는 효과도 좋았습니다. 터키소설은 처음 읽어보는데, 한국어로 읽고 나니 집에 20년째 고이 모셔져 있는 영어 소설도 한번 도전하고 싶어졌습니다.

*하님

 

정말 재미있게 읽었고, 다양한 화자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에 그저 몰입했습니다. 모든 존재에는 자신의 서사가 담겨 있고,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모습이 모두 진실일 수 있음을 새삼스레 깨닫게 되는 소설입니다. 살인 사건을 다룬 추리 소설로 시작해(아무래도 첫 문장-“나는 지금 우물 바닥에 시체로 누워 있다”-는 잊을 수 없는 문장이 될 것 같습니다.)

예술의 본질, 더 나아가 인간 자체의 욕망, 사랑, 불안을 모두 아우르는 철학책으로 마무리된 잊지 못할 책입니다. 언제나 잘 이끌어주시는 신은하 선생님과, 함께 단상을 나눈 모든 샘들 덕분에 더 풍요롭게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다시 만나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길 바랄게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미님

 

소설의 깊은 의미를 모두 이해하진 못한 느낌은 있지만 낯선 문화의 역사 속으로 여행을 다녀온 느낌입니다. 거기에다 재미있는 서사로 이야기에 어렵지 않게 몰입할 수 있었고요. 다성화자를 통한 묘사가 라쇼몽소설/영화에서처럼 동일한 사실에 대해 모든 등장인물의 진술이 달랐던 내용이 생각났습니다.

아름답고 감각적인 문장과 함께 매우 입체적인 인간의 이야기를 따라 소설 속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깊은 (본능적인) 감정에 빠져 본적이 정말 오래간만이었던 것 같아요. 거시적이고 역사적인 흐름에 미시적인 개인이 맞닿으며 벌어지는 아수라장에서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에 공감을 많이 하고, 또 많은 감동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영님

 

이 소설은 다중 화자를 통해 저마다 다른 색채를 보여주고, 마지막 세큐레가 언급하는 오르한이야기는 작가 오르한 파묵을 연상시키며 미소를 짓게 만들었습니다. 여러분은 절대로 오르한을 믿지 마세요. 그 애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고 그럴듯하게 만들기 위해서라면 하지 못할 거짓말이 없으니까요.마지막에 등장하는 이 익살스러운 메타적 농담은 왠지 모르게 작품에 대한 여운을 더 깊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 더 해주세요.”하고 붙들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이 아쉬운 마음을 이어 오르한 파묵의 다른 작품들도 들여다보고 싶어졌습니다. 내 이름은 빨강이 너무 재미있어서 다른 작품이 이만큼의 만족을 줄 수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만큼 이 작품은 제 인생 책 중 한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 같습니다. 위대한 소설이란 무엇인지 느끼게 해 준 작품이었으니 말입니다. 매일 정성스럽게 이끌어 주신 신은하 선생님과 함께 읽기 여정을 함께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덕분에 이 긴 소설을 즐겁게 완독할 수 있었습니다.

*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