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립도서관에서 백온유 작가 초청 ‘북토크’ 열어


인물의 결핍과 과잉이 이야기를 풍성하게 한다

 

이천시립도서관-숭례문학당, 백온유 작가 초청 북토크열어

첫 소설집 약속의 세대중심으로 작품 세계·창작 과정 이야기

약속을 바라보며 살지만, 그 약속이 과연 지켜질 수 있을까

 



숭례문학당이 경기도 이천시가 운영하는 이천시립도서관과 함께 지난 5일 오후 2, 최근 첫 소설집을 내며 주목받고 있는 백온유 작가를 초청해 북토크를 진행했습니다. 

김신 강사의 사회와 대담으로 진행된 이날 북토크에서는 백 작가의 작품 활동과 창작 과정, 첫 소설집 <약속의 세대>에 담긴 의미 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독자들이 직접 질문하는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백온유 작가는 2017년 장편 동화 <정교>로 작품 활동을 시작해 장편소설 <유원>, <페퍼민트>, <경우 없는 세계> 등을 발표하며 성가를 높여왔습니다. 2020년 오늘의작가상과 창비청소년문학상, 2025년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하고, 올해는 신동엽문학상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약속의 세대>는 데뷔 9년 만에 펴낸 첫 소설집입니다.

 

작품에 맞는 가장 적절한 목소리를 찾는다

백 작가는 그동안 청소년의 세계를 다룬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 온 이유에 대해 처음부터 연령대를 정하고 작품을 쓰기보다는, 자신이 다루려는 소재와 이야기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목소리를 찾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청소년 인물이 등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경우 없는 세계>를 집필하면서는 작품의 현실성을 높이기 위해 가출 청소년보다 탈가정 청소년이라는 표현을 접하게 된 경험도 소개했습니다. 집을 나온 청소년을 단순히 가출한 아이로 바라보기보다 집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관점에서 이해하려 했다는 것입니다. 백 작가는 작품을 쓸 때 가능한 한 실제 경험자의 목소리를 듣고 사실적인 정보를 취합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약속의 세대> 일곱 편을 관통하는 약속

이날 북토크의 중심 화제는 최근 펴낸 백 작가의 첫 소설집 <약속의 세대>였습니다.

백 작가는 개별 작품의 제목을 표제작으로 삼는 대신 소설집 전체를 아우르는 제목을 고민하던 중, 편집자가 일곱 편의 작품에 약속과 관련된 요소가 반복해서 등장한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작품 속 약속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약속뿐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다짐, ‘지금 노력하면 미래에는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믿는 사회적 약속까지 포괄합니다.

백 작가는 사람들이 10대에는 지금 열심히 하면 20대가 편해질 것”, 20대에는 지금 노력하면 30대가 편해질 것이라는 식의 믿음을 갖고 살아가지만 삶이 반드시 투입과 결과가 비례하는 방식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기대했던 보상이 돌아오지 않을 때 사회 구조나 삶의 불확실성보다 자신의 부족함을 탓하게 되는 현실에도 주목했습니다.

<약속의 세대>에 실린 작품들은 이처럼 믿었던 약속이 흔들리거나 무너지는 순간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보여줍니다.

 

광일’·‘반의반의 반등 작품 뒷이야기 소개

수록작에 관한 구체적인 이야기도 이어졌습니다.

백 작가는 <광일>을 두고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과 닮은 지점이 있다는 독자들의 평가에 대해 작품을 쓰는 당시에는 의식하지 못했지만, 기존에 읽었던 작품의 영향이 무의식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광일>에서 주인공이 가족을 위한 선택이라고 스스로 합리화하면서도 정작 가족이 바라는 방향과 점점 멀어지는 모습을 통해 삶의 우선순위와 선택의 문제를 그리고자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2025년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 <반의반의 반>을 둘러싼 독자들의 궁금증에도 답했습니다. 작품에서 독자들의 관심을 모은 ‘5천만 원’의 존재에 대해서는 사실이라면서 돈의 존재와 이동보다 그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가족의 의미가 점차 축소되는 과정이 작품의 핵심이라고 말했습니다.

 

인물의 결핍과 과잉이 이야기를 풍성하게 한다

작품 속 인물을 만드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백 작가는 줄거리가 이야기의 뼈대라면 작품을 풍성하게 만드는 것은 인물이 지닌 결핍과 과잉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인물이 무엇을 갖지 못했는지, 무엇이 지나치게 많은지, 그리고 그 사람이 그런 상태에서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생각하면서 작품을 구체화해 나간다는 것입니다.

장편과 단편을 쓰는 차이에 대해서는 장편은 오랫동안 인물과 세계 속에 머물며 깊은 관계를 맺는 작업인 반면, 단편은 이야기의 가장 극적인 순간이나 장면을 포착해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매력이 있다고 잔했습니다.

앞으로 쓰고 싶은 작품에 관한 질문에는 유머와 사랑을 꼽았습니다. 현재 집필 중인 작품에서도 사랑을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다며 자신이 많이 써보지 않았던 영역이기 때문에 더욱 써보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공포와 스릴러 장르에 대한 관심도 드러냈습니다.

이날 북토크는 백온유 작가와 독자들이 직접 대화를 나누는 현장 질의응답으로 이어졌습니다. 작가의 작품 세계뿐 아니라 글쓰기와 창작 과정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마무리됐습니다.

숭례문학당은 지난 7월에도 조혜원 강사의 사회와 대담으로 예소연 작가 초청 북토크를 진행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