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토론 심화과정 32기 후기


한층 심화된 수업,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다


올해, 2022년이 32일밖에 남지 않은 오늘, 기억될 만하고 뿌듯한 활동들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뭐니뭐니 해도 독서토론 심화 32기 과정을 첫손으로 꼽아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네요. 독서토론 리더과정 63기를 마치고 ‘단 1주일’만 쉬고서 정신없이 심화 32기 과정에 뛰어들었습니다. 호기심이 많고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올해 마지막 심화과정’을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 과정이 나에게 있어 참 의미 있는 과정이 될 것이라 생각했고 그 믿음은 진실이 되었네요.

물론 수업을 듣는 중간 중간, 힘든 일이 많았습니다. 다른 일들로 마음이 조급하고 힘들 때는 ‘조금 있다가 심화과정을 들어도 좋았을 텐데...... .’라고 후회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모든 것들을 극복하고 수료 과정 소감을 쓰고 있는 지금, ‘세상을 다 가진 듯’ 무척 행복합니다. 진심을 가지고 열심히 흘린 노력과 땀만큼은 나 자신을 절대로 배신하지 않은 것 같아요.

2022년 하반기는 숭례문학당에 오로지 집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이 과정을 듣게 된 계기도 평소 학교에서 만나는 학생들에게 좀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제가 주로 만나는 고등학생들은 다른 일과로 바빠서 책을 못 읽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면서 비경쟁 독서토론을 진행할까?’, ‘좀 더 깊이 있는 독서토론을 진행할까?’가 가장 큰 목표였습니다. 독서토론 심화과정을 통해 제가 그토록 원했던 목적만은 달성한 듯싶습니다. 이번 과정에서 배웠던 여러 가지 노하우들을 앞으로 잘 써 먹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생각하지 못했던 뜻밖의 수확을 한 가지 더 든다면, ‘대한민국에 숨어 있던 참 좋은 사람들’과의 소중한 인연들을 많이 만들었다는 점이네요. 숭례문학당 리더과정과 심화과정을 듣지 않았다면 결코 보지 못했을 고마운 인연들이죠. 예전에 어떤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기억납니다. 이 숭례문학당에서 ‘그동안 어디서도 만나지 못했던 자신과 닮은 사람들을 만나 너무 행복했다’라고 말이죠. 이 과정들을 함께 동기들과 나누면서 그런 기분이 들었습니다. 나처럼 책을 좋아하고 배우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들, 우리 동기, ‘전우’들이네요. 12명의 동기들이 한 사람의 낙오 없이 같이 심화과정을 마칠 수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올해 손꼽을 만한 좋은 수업과 마음에 깊이 남을 추억을 만들어 주신 김민영 선생님, 이인경 선생님, 그리고 우리 ‘전우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겨우 만난 우리 인연들, 앞으로도 길고 두껍게 이어가 봐요~. [강민*]


독서토론 심화과정을 신청한 이유는 늘 비슷한 분야의 책만 읽는 상태를 탈피하고 싶어서였다. 이 과정을 통해 경애의 마음, 스토너 같은 소설도 읽고, 사법부라는 사회 및 역사 관련 책도 읽는 기회를 얻었다.

심화 과정 중 의미 있었던 활동은 논제 만들기다. 논제를 만드는 과정은 책을 한번 더 읽는 효과가 있었다. 논제를 만들면서 내용을 더 깊게 살피다보니 책의 내용이 더 오래 가슴에 머물렀고, 그런 과정 중에 깊은 공감이 일어났다. 이런 이유로 논제를 만들다가 여러 번 울었다. 논제 만들기는 글쓰기 훈련에도 도움이 됐다. 6문장으로 큰 비약이 없는 글을 구성해야 했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지만 그 시간이 나를 성장시켰을 거라 확신한다.

진행자 역할 및 간단한 책 스피치 훈련도 유익했다. 나의 약한 모습을 깨닫게 했고, 속상한 마음을 넘어 약함을 극복하고픈 마음도 품게 했다. 

매주 토론 진행과 논제에 대한 예리한 피드백을 주신 민영 선생님께 감사하다. 12명이나 되는 사람들의 논제를 읽고 피드백을 주는 것은 몹시 피곤한 작업이었을 텐데 훌륭하게 우리를 지도해주셨다. 솔직히 처음엔 수강료가 비싸다고 생각도 했지만 이 순간에는 수강료가 하나도 아깝지 않다. 보조 강사로 과정을 도와주신 인경 선생님께도 감사하다. 모르는 것이 있을 때 공부 잘하는 친구에게 물어보듯 우리 동기들은 선생님께 편안하게 질문했고, 우등생다운 명쾌하고 시원한 답을 들을 수 있어 안도했다.   

8주간의 과정이 지나갔다. 매주 일정하게 반복되던 일정이 사라지니 허전하다. 힘든 과정이었기에 쉼이 필요하다고 느끼긴 하지만 아쉬운 마음이 크다. 마지막으로 개성과 능력이 넘치는 심화 32기 동기님들과의 만남이 행복했다. 이대로 끝이면 속상할 테지만 후속 모임이 있으니 그깟 아쉬움은 접어둬야겠다. [김미*]


책 속에서 건져 올리는 논제의 가치. 

책은 세상을 바라보는 수많은 창이다. 한 권 한 권의 책 속에 담긴 삶의 지혜를 습득하며 사고의 폭이 넓어진다. 책 속에서 건져 올리는 유의미한 질문들이 내 안에서 들썩이며 삶 속에 실천해보라고 부추긴다. 하지만 혼자만의 생각과 질문들 속에 사는 일은 단조롭고 한계가 있다. 이럴 때 갈증을 해소시켜 줄 학습공동체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지 않을까? 

그곳이 나에게는 숭례문학당 독서토론 프로그램이었다. 입문, 리더과정에 이어 지난주 독서토론 심화과정을 수료했다. 총 8권의 엄선된 도서를 매주 1권씩 읽고 논제 발제와 조별 스터디, 독서토론 진행 등 꽉 찬 일정을 소화했다. 입문, 리더과정에서 한층 심화된 수업을 통해 논제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시간이었다.

논제는 책 속의 꽃이고 독서토론 리더는 꽃을 가꾸는 정원사다. 좋은 논제는 토론의 즐거움을 극대화시키고 참여자의 생각을 확장시켜 삶에 대한 성찰과 만족감을 높여준다. 논제의 양대 산맥인 자유논제와 선택논제가 이를 뒷받침해준다. 베일에 싸인 자유논제는 참여자들의 다양한 토론을 유발한다. 선택논제는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고 내 생각의 방향이 명확해지도록 돕는다. 동시에 참여자들의 서로 다른 생각을 존중하고 인정하게 한다.

8주간의 ‘독서토론 심화과정’이 묻어두었던 내 꿈에 불씨를 지펴주었다. 책 안의 세계에서 건져 올리는 질문들이 삶의 방향에 새로운 길을 내주었다. 책과 글과 말이 삼위일체로 나아가는 삶을 꿈꾸게 되었다. 책을 매개체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음을 잇는 독서토론 리더가 되어 소통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

끝으로 성실과 열정의 정석을 보여준 심화 32기 선생님들, 따뜻하고 섬세하게 도움 준 이인경 선생님, 촌철살인 피드백으로 매주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준 김민영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김민*]


팬데믹 속에서 글쓰기와 독서토론으로 극한 답답함을 이겨내던 중 한계를 느끼는 순간이 왔다. 더 좋은 논제로 더 깊이 가보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다.  때마침 운명처럼 학부모 독서토론 연수에서 숭례문학당으로 연결되었다. 리더과정 63기를 참여해 보니 다른 프로그램과 확연히 차별화되는 지점이 있었다. 

김민영 강사님의 ‘특별한’ 코칭 아래 자유논제와 선택논제로 책을 깊이 파고들었다. 거기에 수준 높은 참여자들과 ‘비경쟁 독서토론’을 통해 생각을 나누면서 새로운 토론의 장에 들어섰다. 63기 리더 동기는 모두 심화 32기라는 기차에 함께 올라탔다.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 심오한 논제를 직접 만들고 완성해가는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이다. 리더과정보다 많은 열두 명의 ‘심화전우’들은 1강부터 8강까지 참여하는 과정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주었다.

특별히 도움이 됐던 과정은 스터디였다. 월요일 이른 아침 9시 반에 시작한 팀 스터디는 두 시간을 꽉 채우며 서로의 논제를 꼼꼼히 읽은 후 솔직하게 의견을 내고 또한 수용했다. 수업 시간에 질책을 받고, 민영 쌤의 가차없는 피드백이 도착해 있더라도 바로 이어지는 전체 스터디에서 또다시 서로를 위로하고 문제점을 고쳐갔다. 모든 참여자들의 자유논제에는 피드백이 거의 사라져갔지만 선택논제의 고민은 8강 <사법부>까지 치열하게 이어졌다.  

그중 인상적인 강의는 3강 <추락>이었다. 나는 전라도 무안으로 조문을 가는 차 안에서 노트북을 켜고 논제 진행을 했다. 멀미가 났다. 세 시간의 토론 후에도 역할극을 하느라 갈증을 느낀 우리는 민영 쌤의 제안으로 추가 토론을 했다. 아침 8시 호텔방에서 줌으로 모여 두 시간동안 존 쿳시의 문장과 인물들을 파고드는 순간 32기 동기들의 눈빛은 별처럼 반짝였다. 그 속에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마지막까지 모두 함께 올 수 있도록 단단히 붙잡고 끌어주신 김민영 강사님과 이인경 쌤께 감사와 존경을 보낸다. 우리 32기 ‘전우’들은 후속 모임으로 좋은 책을 읽고 논제를 정성들여 완성하기로 했다. 뜨거운 그들이 고급과정 5기만큼 기대된다. [김의*]


빠르다. 심장 박동수가 200번을 넘는다. 진행 순서는 다가올수록 입술이 마르고 손이 떨려온다.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이 없고 수업이 끝나면 진이 다 빠진다. 그렇게 8주가 후딱 지나갔다. 아쉬운 마음이 더 크다. 

심화 과정 중 논제를 만들며 책을 깊이 읽을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작가는 왜 이런 설정을 해 놓았을까 들여다보고 상황과 묘사 부분에서 무엇을 말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이렇게 책을 진지하게 읽었던 기억이 없다. 

진행하며 나의 부족한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말하는 법을 익히고 전제 멘트를 연습하며 쉽게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과정이 힘들었지만 모든 과정이 소중했다. 

논제 피드백을 받으면 다시 책을 들추며 수정하는 작업도 쉽지 않았다. 어렵게 만든 논제인데 문장을 바꾸거나 보완하려면 한숨부터 나왔다. 무엇보다 선택논제에 맞지 않다고 하면 다시 만드는 일이 정말 힘들었다. 간신히 만든 논제를 버리고 새로운 논제 찾는 일은 하늘이 노래지는 느낌이었다. 

김민영 강사님의 코칭은 아프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열정과 애정이 무한대로 전해져온다.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고픈 마음이 화면 밖까지 튀어나온다. 자신감이 떨어질 때쯤 이인경 강사님의 말 한 마디는 위로와 용기를 준다. 함께하는 동료들의 응원과 격려가 버팀목이 되어 날 지탱해준다. 너무나 소중한 사람들. 그 힘이 이 과정을 마무리할 수 있게 만들었다. 고마운 마음을 가득 담아 인사를 나눈다.

등 뒤로 문이 닫히고 새로운 문이 열린다. 그 길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지만 걸어가기로 했다. 내게 주어진 삶을 사랑하며. [백현*]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했던 시기에 숭례문학당 ‘독서토론 심화과정’을 만났습니다. 입문과정에서 접한 ‘비경쟁 독서토론’ 방식과 리더과정에서 처음 만들어 본 ‘논제’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 경험이 동기가 되어 심화과정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질문하는 독서의 힘’과 ‘좋은 논제의 중요성’을 여실히 깨닫게 된 기간이었습니다. 

돌아보면 항상 독서가 삶을 윤택하게 한다고 믿고 있었지만, 정작 지금까지의 저의 독서 습관은 단순 소비적, 일회성 독서 행태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심화과정을 거치면서 이제는 다른 책을 보더라도 자연스럽게 저자의 의도와 책의 핵심 키워드를 고민하고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책 내용 속에서 자유논제와 선택논제 꺼리가 될 부분을 밑줄 치려는 저의 모습 또한 심화과정의 가장 큰 수확이자 변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생산적 독서로의 이양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젠 함께 읽기다’라는 책 제목처럼 심화과정을 통해 ‘함께 읽기’의 위력 또한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생소했던 주제와 장르, 두꺼운 분량의 책들을 동기들과 같이 읽어나갔기에 완독할 수 있었습니다. 공통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의 연대가 중요함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매주 본 수업 사전, 사후 스터디를 통해 각자의 관점을 비교해보고 논제의 실익과 양가성을 따져볼 수 있었던 경험 또한 소중한 추억이 될 듯합니다.

8주 동안 격주로 직접 진행해보는 독서토론 실습과 패널 역할에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토론 진행자가 갖추어야 할 순발력과 침착함, 비경쟁 독서토론 진행을 위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태도 등을 직간접적으로 익힐 수 있었습니다. 참여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완급을 조율하는 진행자의 역할을 매주 고민해 볼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아마도 심화과정 8주간은 제 인생에서 ‘가장 독서에 몰입했던 기간’ 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카리스마와 열정의 아이콘 김민영 선생님의 애정어린 지도와 이인경 선생님의 섬세하고 스마트한 지원 덕분에 모두 무사히 수료할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심화 32기 12명의 동기님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었기에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배움은 언제나 우리를 뛰게 하고, 새로운 ‘문턱 넘기’는 항상 가능하다는 진리를 또 한 번 깨닫습니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신은*]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는 것 같아 사람이 그 친구의 얼굴을 빛나게 하느니라"

심화 과정 중 가장 어렵고 긴장되는 순간은 동료분들과 스터디하는 월요일 아침입니다. 혼자 책을 읽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고민하며 논제를 만들지만 거칠고 논점없는 날 것의 생각일 때가 많습니다. 논제를 읽고 동료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의견을 들으며 '왜 내가 이 질문을 던지는가? 어떤 토론을 이끌어 내고 싶은가?'를 더 고민하게 됩니다. 책을 읽고 마음에만 돌던 이야기를 논제로 만들어 나누는 시간, 나는 생각하지 못한 관점을 알게 되는 순간의 기쁨으로 많은 두려움을 넘어섭니다.

그렇게 혼자가 아닌 여럿이 고민하고 다듬은 논제로 진행을 할 때는 오히려 참여자분들의 의견과 토론이 기대되고 또 감사하기도 합니다.

심화과정을 통해 나만의 책 읽는 방법을 여러 가지로 시도해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작가의 의도가 담긴 문장만이 아니라 제 마음에 와 닿은 문장들을 발췌하여 필사하고, 키워드를 찾아 재독, 삼독하며 논제를 만드는 과정이 어렵지만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심화과정 중 수업하는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독서토론을 진행하며 명료한 논제문, 다정하지만 객관적인 진행, 능숙한 전제 멘트의 중요성을 더욱 깨달을 수 있어 기뻤습니다. 실수하지 않으려는 마음, 쉽게 가고 싶은 마음을 뒤로 하고 정확하고 간결하게 토론을 이끌고 싶습니다.

함께 책 읽는 기쁨과 유익을 차분하고 강력하게 전해준 독서토론 심화과정.열정과 지혜로 가르쳐주시는 민영샘, 인경샘. 늘 든든한 동기분들과 함께한 배움의 시간 참 감사합니다. [심유*]


처음부터 각오는 했지만 힘들었다. 매 수업 논제를 만들어내는 작업은 아무리 해도 쉬워지지 않았다. 논문 쓰는 과정은 흔히 산고에 비유되는데, 논제를 만드는 작업 역시 그만큼은 아니더라도 그 어드메 즈음에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 힘듦은 감내할 가치가 있었다. 매 수업 지정된 도서는 평소 같으면 절대 선택하지 않을 것들이었다. 그러한 책을 되풀이해 읽고 논제를 만들어 한 수업을 끝내고 나면 그 책에 대한 눈이 처음과는 완전히 달라져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지루하고 개성 없이 찍힌 활자 밑에 흐르는 저자의 생각은 지금도 여전히 생생하게 숨을 쉬고 있었다. 책의 속살을 마주하며 그 생명력을 느낄 수 있었던 경험이 수업의 가장 큰 수확이 아니었을까. 물론 그 외에도 얻은 것이 많다. 다른 이들의 생각, 시각을 나눔으로써 나 자신의 생각을 돌아볼 수 있었던 것은 물론이고, 치열하게 삶을 대하는 이들을 보며 수업 외적으로도 크게 자극 받았다. 언제나 진행자로서의 객관적 입장을 강조하며 독서 토론을 잘 진행할 수 있도록 지도해 주신 김민영 선생님. 가장 중요한 것은 진행자로서의 스킬이 아니었다. 책의 맥을 제대로 집어내고 논제를 만들어내는 눈을 키우는 것, 그것이 좋은 독서 토론을 위한 기본이고 기본이라는 걸 마지막 수업을 끝내고 나서야 느낄 수 있었다. 훌륭한 수업에 감사를 드릴 따름이다. 그리고 항상 엄마닭처럼 조언을 주시고 도와주신 조교 이인경 선생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무엇보다 강의를 진행하는 선생님 이상으로 많은 것을 준 32기 동기분들. 이들을 만날 수 있어 다행이었다. 독서토론 심화과정 32기 수료가 2022년 한 해를 끝내는, 나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한다. [우현*]


8주간의 독서토론 심화과정은 앞선 리더과정을 등록할 때부터 연이어 하겠다고 마음먹었던 과정이다. 한 번 결정하고 나면 대부분은 다시 생각해보지 않는 꼼꼼하지 못한 나의 성격 때문에 의도치 않게 배우기도, 후회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애니메이션에서처럼 하나의 기억은 ‘기쁨’과 ‘슬픔’이 함께 있을 때에 더 다채로울 수 있는 것이니까.

가장 큰 기쁨이었던 것은‘동지’들이다. 숭례에서 만난 가장 많은 인원인 12명이 꽉 찬 화면을 보고 나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던 그 순간이 기억난다. 하지만 그보다도 티 안 나게 두근거렸던 마음은 이 모두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을 너머 ‘책을 배우려고 하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11명이 만들어준 논제와 공감박스에서 얼마나 많은 부분을 배웠는지. 이는 비단 독서 지도사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삶의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살아가는지. 이 ‘동지’들은 어떤 태도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지. 아주 작은 조각일 뿐이었지만 치열한 고민으로 만든 논제 덕분에 나는 어떤 긴 이야기보다도 많은 의미를 얻을 수 있었다. 다만 지도학습을 받느라 생각보다 책에 대해 깊은 얘기를 나눠볼 수 없었던 것은 아쉽다. 그 ‘알고 싶은 마음’은 여전히 11명에 대한 관심으로 후속스터디에서 풀어나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심화과정을 하면서 책을 읽는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전에는 이 책을 읽는 건 순전히 ‘나’위주였다. 내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책을 읽었고 그것이 ‘맞는지’,‘아닌지’를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나는 피터팬처럼 ‘책’을 읽었다. 하지만 심화과정을 한 나는 책 앞에서 어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책’의 얘기를 잘 들어야할 것 같은 책임감이 생겼다. 들뜬 기분은 가라앉았고 냉정함이 생겼다고 할까. 약간은 슬프고 약간은 대견한 기분이다. 말 그대로 ‘기쁨’과 ‘슬픔’. 하지만 ‘성장’임에는 분명하다. 이 과정이 ‘동지들’ 모두에게 ‘성장’이었길 바래본다. 선생님과 조교님께도 감사드린다. [임현*]


독서토론 심화과정 첫 시간. 모니터 화면 가득찬 사람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후 이어진 동기분들의 열띤 토론과 연기, 날카로운 지도에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나는 무엇을 기대했나? 생각했다. 다양한 책을 가지고 사람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논제를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논제보다는 토론 진행을 배우는 과정이었구나. 다른 사람들은 이미 전문가 같아 자꾸 위축되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강의가 한 회씩 지날수록 논제를 만드는 목적이 사람들과 나누기 위한 것이고, 그러려면 논제의 요지가 분명해야 하고, 책이 말하고자 하는 주요 키워드를 파악해 제시해야 함이 확 다가왔다. 그 전에도 김민영 선생님과 이인경 선생님은 늘 이야기를 해 주셨던 것 같다. 그렇지만 그것이 희미한 글씨였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볼드체가 되고 색이 점점 진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러면서 논제를 작성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과정이 끝나고 나서 되돌아보니 시선의 전환이 필요했기 때문인 것 같다. 책의 한 부분에 꽂힌 ‘나’에서 ‘작가’ 또는 책을 읽을 ‘다른 사람’에게로 말이다. 
토론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침묵이었다. 진행자일 때도, 토론 참여자일 때도 조용한 시간은 아무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 부담을 느끼는데 이번 과정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논제 내는 초반에는 부담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후 이어진 날카로운 질문에서 논제의 부족함을 채울 수 있었고, 현장에서 맞닥뜨려 당황할 수 있는 상황을 체험해 볼 수 있어 나를 더욱 성장하게 해 주었다. 

아니 이 과정은 책 읽는 방법도 가르쳐줘, 내적 수련도 하게 해줘, 말하는 법, 글쓰는 법도 알려줘, 열정적인 동료들도 만나게 해줘. 엄청난 것이 나에게로 왔구나 싶다. 올해, 독서토론 심화과정까지 하기를 정말 잘했다. [정소*]


긴 여정이었습니다. 숭례문학당과의 인연을 가졌습니다.

1. 16주 동안, 16번 강의, 16번의 스터디, 8번 진행 실습을 했습니다.
2. 16권의 새로운 책을 접해봤고
3. 수료증 2개를 클럽에 전시할 수 있었고
4. 동네 독서모임장에서 전문 독서 진행자라고 말할 수 있었고
5. 내년 1월 숭례문학당에서 강의도 하게 되었고
6. 글쓰기 책 3권을 읽고 있고
7. 매일 출근할 때마다 미래의 먹거리는 어디에 있는가? 라고 탐색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8. 내일 있을 낭독극도 도전했습니다.

베스트 도서는 여우. 여우가 까치에게 너희들도 외로움이 뭔지 알게 될거야, 라는 말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고 노력에 감사드립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권우*]


논제를 만들면서 내가 정확하게 저자의 생각을 읽고 있다고 착각한 게 많음을 알게 되면서 객관적인 눈으로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문학, 기록물, 전기 등 다양한 분야의 글들을 읽다보니 고전 중심으로 읽던 저의 책 읽기 습관도 한 번 점검하게 되어서 골고루 책을 읽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너무 좋았던 동기들과의 수업 스터디들, 그리고 민영 선생님과 인경 선생님이 이끄심으로 끝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김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