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호 강사 <어느 직장인의 책 모임 운영기> 특강


어느 직장인의 책 모임 운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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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학당 김승호 강사, 새해 첫 초청 강연회 열어 -

 


숭례문학당이 여는 새해 첫 초청 강연회, 김승호 선생의 <어느 직장인의 책 모임 운영기>가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관심 있는 많은 분들이 참석해 성황리에 진행됐습니다. 

1월의 마지막을 하루 앞둔 30() 저녁, 숭례문학당 8층 북라운지에서 730분부터 9시까지 1시간 30분 동안 열린 이번 강연회에는 직장 생활과 책 모임 운영을 병행하고 싶은 사람, 자신이 속한 조직이나 공동체에서 책 모임을 운영하고 싶은 사람, 책을 읽거나 책 모임은 하고 싶은데 운영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 그리고 직장 생활에 쫓겨 책과 멀어진 사람, 책 모임이 취미는 물론 부업이나 전업이 되길 희망하는 사람 등 30여 명이 참석해 강연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숭례문학당에서 공부하며 강사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김승호 선생은 지난 6년 동안 회사를 다니면서 꾸준히 책 모임을 운영하고 있는 열혈 책 모임 직장인입니다. 

김 선생은 2014년 여름, 신촌 한겨레문화센터 글쓰기 입문과정에서 진행 강사였던 숭례문학당 김민영 이사를 만나 학당의 서평 독토에 참여하게 된 것이 숭례문학당과 인연을 맺은 시작이었다고 합니다. 이후 독서토론 입문과정리더과정’, ‘심화과정을 밟으며 책 모임과 독서토론 재미에 푹 빠져든 김 선생은 2017년부터 숭례문학당에서 새벽독토 북클럽모임을 시작하며 독서토론 리더의 길을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주경야독 북클럽’, ‘경영독토 북클럽등을 운영했고 현재는 북하이킹 독서클럽’, ‘퇴근 후 북클럽’, ‘서평독토를 진행 중입니다.

 

열혈 책 모임 운영 직장인의 노하우


직장인의 하루는 고단한 루틴의 반복입니다. 출퇴근 시간까지 합치면 하루의 절반을 회사에 저당 잡힌 인생입니다. 그런 바쁜 일상 속에서 김승호 선생은 어쩌다가, 어떤 계기로 책 모임 운영자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을까?

“40대 중반에 들어서며 정체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출세지향적인 성향도 아니어서 직장생활이 많이 힘들었죠. 그런데 글쓰기, 독서토론 강의를 들으러 가는 길이 재미있는 거예요. 강의 때문에 퇴근 시간이 기다려지는 겁니다. 책을 읽고 공부를 하면서 마음이 편해졌어요. 성취감을 느껴요.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은 떨어지는데, 삶에 대한 통찰력이나 이해력은 확실히 높아져요. 제 삶을 재정립해가고 있다고 할까요? 지금이 20대 때보다 더 행복감을 느껴요. 저는 MBTI가 내성적인 INFJ인데, 이런 성격이 사회성이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제 경우에는 꼼꼼하고 잘 챙기는, 이런 성격이 책 모임을 운영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럼 김승호 선생은 바쁜 회사 생활을 하면서 언제, 어떻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을 만들까? 직장 일과 책 모임 운영을 병행하는 노하우는 어떤 게 있을까?

몸은 정직합니다. 저는 아무리 바빠도 하루에 7시간은 숙면합니다. 잠을 잘 자야 합니다. 왜냐구요? ‘인생에서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친구를 잃으면 많은 것을 잃지만, 피부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기 때문이죠. (웃음) 저는 새벽 4시면 일어나요. 저녁에는 보통 9시면 자고. 9시 뉴스를 거의 본 적이 없어요. 새벽 4시에 일어나면 3시간 정도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습니다. 덕분에 제 블로그에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글이 올라갑니다. 1365, 연중무휴 뼈다귀해장국집 마인드로 매일 씁니다.”



누구에게나 자투리 시간은 존재합니다. 출퇴근 시간도 활용할 수 있고, 회사 생활 중에도 자투리 시간은 의외로 많습니다. 점심시간, 퇴근 후 저녁 시간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저녁 시간에 독서 모임을 하면, 술자리를 갖는 것보다 삶이 더 충만해지는, 기분 좋은 느낌이 듭니다. 주말은 더 좋죠. 추운 겨울, 토요일 아침 7시에 독서토론 모임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시간에 누가 올까 싶은데, 오더군요. 멀리서 광역버스를 타고 오신 분도 있었어요. 그런 사람들이 주말 시간을 훌륭하게 활용하는 사람들입니다. 하루는 24시간으로 공평하게 같지만, 각자의 시간은 다 다르죠. 선언적인 의미지만, 저는 5년 동안 책 1천 권을 읽는 습관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루지 못한다 해도, 꾸준히 도전하고 몰입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저는 책 모임의 최고 덕목은 실력이나 리더십만큼 성실한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성실하지 않으면 지속할 수가 없죠. , 모임을 운영하는 사람이 즐거워야 합니다. 즐겁지 않은 모임을 지속할 수는 없겠죠.”

 

목적 없는 삶, 그저 좋아하고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일


강연을 마무리하며 김승호 선생은 인생은 생각보다 길다며 백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아무쪼록 좋아하는 일로 긴 노후를 맞이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겼습니다.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즐거울까요? 우리가 진짜 좋아하는 일이 뭘까요? 어렸을 때 좋아하던 일이 진짜 내가 좋아하는 일이 아닐까요? 자신이 어렸을 때 무엇을 좋아했는지 기억해 봅시다. 저는 인생 이모작, 노후설계, 이런 말을 싫어합니다. 삶을 마감할 때까지 계속해서 무언가를 계획하고 해야 한다는, 더구나 돈을 벌기 위해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저는 싫습니다.

“김영민 교수가 쓴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책에는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나는 목적이 없어도 되는 삶을 원한다. 나는 삶을 살고 싶지, 삶이라는 과제를 수행하고 싶지 않다.’ 우리는 뭔가를 하면 꼭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목적 없는 삶이 우리가 정작 살고 싶은 삶이 아닐까요? 우리 모두, 목적 없이, 그저 자신이 좋아하고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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