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자 작품 읽기 27기 : 가오싱젠 <창작에 대하여> 참여 후기


예술과 문학과 삶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풍요로움



초반 몇 장은 아주 잘 넘어가고 밑줄 그은 부분도 많았으나, 대담에서는 뒷심이 약한 것 같다. 아무래도 말글과 문체로서의 글의 차이도 있고 이미 언급된 부분의 되풀이도 많은 것 같다.

작가의 저서를 주로 많이 예시를 들었는데 가오싱젠의 책을 찾아 읽지 않은 지금에서는 그리 와 닿지 않았다다만, 어쨌든 또 한 권의 어려운 책, 혼자라면 절대 읽지 않았을 책을 읽었다는 어떤 지적 사치로 인해서 내 마음이 풍요롭게 된 것은 아주 감사한 일이다.

머리가 주식과 숫자와 집값, 나이 그리고 노후 걱정으로만 차지 않고 예술과 문학과 삶에 대해서 나눌 수 있어 풍요로운 주간이었다.

박선*

 

문학이나 미술 및 음악 등 모든 예술은 작가의 감정이나 사상을 표현하는 행위이다. 예술가는 남과 다르고 종전에 없던 것을 표현하기 위한 창작 행위에 전념한다. 가오싱젠은 이러한 창작 행위를 제약하는 어떤 형태의 구속과 제약에도 반대한다. 그는 국가에 의한 정치적 제약뿐만 아니라 경제적 요구 및 자신의 명예욕 같은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모든 구속에 초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사상 통제를 받는 공산국가인 중국에서 살던 그는 예술의 자유가 완전히 보장되는 자유국가인 프랑스로 망명하는 '도망'을 선택했다. 정치적 유배를 가서 '초사'를 남긴 굴원 같은 대선배가 그러하였고, 공산화된 체코를 떠나 프랑스로 망명했던 밀란 쿤데라가 그리한 바 있다.

반면 솔제니친은 글을 쓰다 강제수용소에 수감되고, 파스퇴르나크는 노벨상 수상을 거부하고 고국을 떠나지 않는 선택을 하였다. 중국의 모옌도 고국을 떠나지 않지만 공산당의 역린은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지혜로운 문필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가오싱젠의 도망이 있었기에, 모옌이 중국 국적으로 최초의 노벨상 수상 작가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가오싱젠의 예술론만이 정답일 수는 없다. 하지만 예술을 위한 그의 선택이 훌륭한 작품을 낳는 결단이 되었기에 충분히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의 예술론이 너무 이상적이라는 느낌도 들지만, 그는 망명이라는 어려운 현실적 선택을 통해 그 이상을 실현할 수 있었다. 가오싱젠의 예술론은 칸트의 묘비명인 '별이 빛나는 하늘과 내 안에 있는 도덕법칙'에 따라 사는 삶과 비슷한 것 같다.

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