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호수의 에세이 클럽〉 2기 참여 후기 모음


 



글을 쓰고 읽으며 겪은 두려움, 시기, 좌절의 과정

 

함께하자는 친구가 있어 수강하게 된 에세이 클럽. 글 쓰는 걸 좋아하는 나는 2% 부족한 내 글을 두고 항상 잘 썼다고 우기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처음엔 첨삭과 합평이 매우 두려웠다. 글벗들의 글을 볼 땐 시기심에 나락을 헤맸다. 내려놓을까, 도망칠까, 수없이 고민하던 순간, 선생님의 정성 어린 첨삭과 애정 어린 지지가 담긴 메일을 읽으며 그래, 내 글도 괜찮아를 되뇌었다. 햇살 닮은 밤호수님의 가르침은 진심 그 자체다. 잠은 언제 주무시나 궁금할 정도다. 덕분에 관계대명사 번역 문장에 길들어져 있던 내 문장은 한결 가벼워졌고, 과한 설명은 보여줄 수 있는 문장으로 대체되어갔다. 이 모든 변화가 6주 안에 일어나면서 나는 비로소 한국어로 쓰는 사람이 되었다.

글을 쓰고 읽으며 두려움, 시기, 좌절의 과정을 겪었고 나의 새로운 민낯을 보았다. 그럼에도 변화와 성장의 결과를 맞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수업을 이끌어준 선생님과 글벗들, 그리고 멘토님들의 애정과 지지 덕분이었다. ‘밤호수의 에세이 클럽과 함께한 시간이 내게는 에세이, 그 자체다.

(별글이 서영님)

 

다정하면서도 냉철한 피드백

 

네 번째 책 출간을 위해 밤호수님의 에세이 클럽을 대기하고 있다가 개설된다는 메시지에 바로 등록했습니다. 저는 책을 출간하며 부족한 부분을 작가님들과 글쓰기를 하며 채우고 있습니다. 밤호수님께서는 아낌없이 참여자들에게 주셨습니다. 그동안 써왔던 글과 목차를 점검해주셨고, 전반적으로 피드백도 해주셔서 그동안 혼자 써온 부분에 대해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피드백도 좀 더 세밀하게 봐주시고, 의견을 제시해주시고, 함께 고민해주셔서 글 쓰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정하면서도, 냉철하게 피드백을 주셔서 기회가 되면 다시 참여해보고 싶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남기숙 작가님)

 

문장을 고민하고 수정하는 일의 쾌감

 

무작정 꾸준히 쓰기에만 집중하다 첨삭이라는 단어에 꽂혀 신청한 수업이다. 제대로 첨삭을 받아본 적이 없어 내 글의 문제점을 알지 못했다. 첫 수업에 참여하면서 이전에 참여했던 글쓰기 모임과는 완전히 다른 모임이라는 것을 알았다. 지난 기수의 멤버로 멘토를 연결해주며 내 글에 첫 독자를 만들어준다는 형태는 신선했지만 나는 당황했다. 이런, 이게 무슨 일이고예고 없이 일기장을 오픈해야 하는 기분이었다. 신기하지만 어리둥절한 정신을 부여잡고 헤매다 첫 모임이 끝났다. 일주일에 두 편을 제출해야 하는 무게는 초고에 가까운 원고를 메일로 보내야 했다. 빨간펜 선생님의 날카로운 지적이 부메랑처럼 돌아왔다. 손에 잡은 부메랑을 다시 돌려보내기 위해 의자에 앉아 엉덩이 무게를 열심히 늘려나갔다. 모든 과정이 낯설고 어색했지만 문장을 고민하고 수정하는 일이 묘한 쾌감을 주기도 했다. 7주의 시간은 나의 글쓰기에 큰 변화를 주기엔 짧은 시간이었지만 잘 쓰고 싶다는 욕구를 키워준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첫 주에 정해진 멘토들의 정성스런 답글이었다. 첫 독자라는 말처럼 내 글을 읽고 공감해주며 남겨주는 댓글에 위로를 받았고 뭉클해지기도 했다. 이 느낌이 다음 글을 쓰게 하는 힘이 되기도 했다. 잊지 못할 것이고 새겨두고 싶은 경험이다.

아직도 일기와 에세이의 경계를 오가며 방황하지만 부족한 글에 정성껏 첨삭을 해주신 밤호수 작가님과 함께하는 글벗들의 응원은 쓰기를 포기하지 않고 버틸 수 있게 하는 힘을 만들어주었다. 이 모임이 참 좋은 인연이었음을 시간이 지나면서 더 진하게 느끼게 된다.

(예경님)

 

아군을 만드는 비밀병기

 

글쓰기는 저에게 치유의 과정 중 하나였어요. 갑작스러운 부모님의 죽음으로 인해 상실감으로 힘들었던 시기를 모두 글쓰기로 이겨냈던 거 같아요. 무작정 써 내려가던 글은 주변 사람들의 위로보다 더 큰 위안을 받게 되었어요. 그렇게 글쓰기가 시작되어 공감해주는 분들이 생기면서 좀 더 잘 쓰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어요. 에세이를 쓰는 일은 나와 아주 동떨어진 세상에 사는 작가들의 특권이라고만 생각했어요. 글은 나를 표현하는 도구 중의 하나이기에 에세이를 쓰는 작가가 되기 위한 목표는 아니지만 좀 더 공감이 가는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에세이를 써보자는 용기로 바뀐 거 같아요. 내 글을 누군가 토씨 하나 빠지지 않고 읽어주는 이는 미래의 나밖에 없다는 생각이었는데 밤호수님과의 글쓰기는 아군을 만드는 비밀병기였어요. 밤호수님의 꼼꼼한 첨삭과 토론식 강의는 독자가 읽고 감동하는 글은 어떤 글인지 스스로 깨닫게 하셨어요.

밤호수님에게 글을 쓰고 과제 제출할 때는 긴장감의 연속이었지만 지정해 주신 멘토님의 따스한 칭찬과 응원의 메시지는 글을 쓰며 힘들었던 마음을 다독여주었어요. 강의를 들으며 블로그에 글을 발행 후 글이 많이 달라졌다는 이웃 분들의 반응에 기분이 좋았어요. 에세이 클럽에 함께 했던 분들과 꾸준히 글을 쓸 수 있도록 솔담이라는 이름도 명명해주시고 글쓰기 벗들을 만들어주신 밤호수 작가님께 감사드려요. 글을 잘 쓰고 싶지만 꾸준히 쓰기 힘든 분, 그리고 지금보다 좀 더 독자들에게 읽히는 글을 쓰고 싶다는 분들에게 밤호수님의 강의를 추천 드리고 싶어요.

(책 읽는 소소님)

 

연애편지를 기다리듯 설레는 첨삭 메일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았던 밤호수 에세이클럽. 글을 써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수업에 등록했다. 밤호수 에세이 클럽은 첫날부터 글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로 맺어진 이웃들이 생겨나고 글을 쓰기 전부터 나의 글을 기다리는 독자가 생겨나는 이상한 곳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매주 밤호수에 홀리듯 수업을 들었고, 한 주 한 주 글을 쓰는 동안 기억이 추억이 되고, 생각이 사유로 변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점점 쓸 이야기가 많아지고 점점 재미를 더해갔다. 처음 글을 쓰고 첨삭을 받을 때는 나의 허점을 모조리 들켜버리는 것 같아 부끄러웠다. 첨삭을 통해 글이 곱게 다듬어지는 것을 알게 된 후로는 연애편지를 기다리듯 설레는 마음으로 첨삭 메일을 기다렸다. 밤호수님의 첨삭은 남달랐다. 부족한 부분을 꼬집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좋은 문장과 표현까지 하나하나 다 집어가며 아낌없이 공감과 칭찬을 해주는 첨삭이었다. 나의 글에 대한 공감과 칭찬은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으로 돌아왔고 고스란히 글쓰기의 원동력이 되어 지금도 나는 글을 쓰고 있다.

글쓰기에 대한 밤호수님의 지지와 격려는 7주간의 수업이 끝난 이후에도 계속된다. 글벗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갖가지 장치를 동원하여 수업 이후에도 계속 글쓰기를 이어가게 만드는 것이 밤호수 에세이 클럽의 숨은 마력이다. 그러니 조심해야 한다. 누군가도 나처럼 홀린 듯이 첫발을 내딛었다가 얼결에 책의 목차까지 써버리게 될지 모른다. 도깨비나라만큼이나 이상하고 아름다운 에세이 클럽이다.

(한올님)

 

무작정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새해가 되자 돌연 글을 잘 쓰고 싶었다. 왜 나는 글을 잘 쓰고 싶은가? 쉽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었다. 이유도 모른 채 아내의 조언에 따라 숭례문학당에서 글쓰기 강좌들을 차근히 살펴보았다. 그중 한 강좌의 소개글이 눈에 띄었다.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글을 쓰는 데 있어 누군가의 공감과 지지가 절실하다.’ 보는 순간 글을 잘 쓰고 싶은 첫 번째 이유를 알아챘다. 그것은 숨겨져 있는 욕구였다. 단순히 글을 잘 쓰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다. 의식하지 못했지만, 나는 좋은 글로써 타인과 연결되고 싶었다. 그리고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싶었던 것이었다. 난 무엇에 홀린 듯이 결제하고 에세이 클럽 2기 멤버가 되었다.

에세이 클럽 멤버들은 촉박한 일상에도 불구하고, 마감을 지켜내며 쓴 글로써 서로에게 자신의 마음을 내보였다. 난 글감을 찾기 위해 살아온 시간들을 들추었다. 그리고 기억하고 있음에도 내보이지 못했던, 하지만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선명한 보석 같은 삶의 감상을 찾아내었다. 그렇게 찾아낸 감상들을 모니터 화면에 띄워놓은 뒤 묵은 먼지를 털어내고, 예쁘게 다듬고, 광택을 내었다. 나뿐만이 아니었다. 멤버 모두들 지난 경험을 반추하며 마감을 맞추기 위해 몸부림쳤고, 글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용기를 내었다. 우리는 각자의 글에 담긴 노고와 의기에 공감해주었고 지지해주었다. 그리고 우리가 전부가 아니었다. 지난 기수의 에세이 클럽 선배님들도 후배들의 글을 찾아와 온기를 남겨주었다. 매주가 치열하면서도 온정 가득했다. 이렇게 7주가 지났을 때 머릿속이 번뜩했다. 글을 잘 쓰고 싶은 두 번째 이유를 알게 됐다. 그것은 첫 번째 이유보다 더 깊숙이 숨겨져 있던 욕구였다. 바로 내 자신을, 스스로를 더 알고 싶은 욕구였던 것이었다. 글은 마음을 문자로 표현해 내는 것뿐이며, 글을 잘 쓰고 싶다는 것은 내 마음을 잘 알고 싶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었다.

만약, 이 후기를 볼 때 이유는 모르겠지만 무작정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에세이 클럽 멤버가 될 것을 권한다. 스스로도 몰랐던 내면의 욕구를 발견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욕구를 실현시켜 줄 수 있는 클럽 멤버들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그랬다.

(청일점 왕선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