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기의 충만했던 여름을 아주 오래 기억할 것 같다
입문에서 리더까지 9년이 걸렸다. 2014년 11월 처음 알게 된 숭례문학당, 당시는 수강신청서를 작성해 이메일로 신청하는 방식이었다.
10여년 전 나는 수강신청서 질문 항목에 있는 '강좌에 바라는 점'과 '앞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각각 적어 넣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으며 다른 판단 요소와 결과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새로운 방식의 재미 요소와 기대치를 가진 신규사업을 런칭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의외성을 주어 행복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그후 10년간 나는 어떻게 살아왔을까? 잠시 여행을 떠나본다.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새로운 환경에 도전했고, 괜찮은 사람들을 만나서 서로 돕는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하지만 최근에 또 한 번의 변화가 찾아왔고, 나에게 다가올 앞으로의 시간에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나만의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직장생활을 25년간 해오면서 주어진 삶을 주체적으로 걸어왔는가? 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하기 어렵다. 항상 나보다 더 많은 권한을 가진 사람이 존재했으며, 그 존재가 내 인생의 방향을 정했던 것 같다. 물론 그런 삶이 나쁜 기억으로만 남아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삶 속에 나의 성장도 함께였기 때문이다. 주체적인 삶, 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나, 언젠가 만나고 들었던 고미숙 선생님의 말이 떠오른다.
남을 탓하며 살아가기엔 나는 너무 나이가 들어버렸다. 성장했다. 아는 게 많아져 버렸다. 이제는 내 탓이어야 한다. 그래야 내가 살아온 시간에 의미가 더해질 것이다.
올해 보낸 시간 중 가장 후회하지 않는 시간 8주, 나는 8명의 동기와 8권의 책을 읽고 서로 질문하고 답을 나눴다. 67기의 충만했던 여름을 나는 아주 오래 기억할 것 같다.(김*석)
숭례문 학당의 토론수업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책을 더 깊이 있게 읽고 싶다는 마음으로 리더 과정에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기 시작한 지 몇 달 안 되었기에 리더 과정을 수강하는 것에 대해 걱정이 많았는데, 꾸준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최병일 교수님의 말씀에 힘을 얻어 꾸준히 하다 보니 즐거운 마음으로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리더 과정에서 좋았던 것은 무엇보다 매회 최병일 교수님의 깊이 있고 예리한 피드백을 1:1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피드백을 통해서 논제문 만드는 방법을 성장시킬 수 있었고, 작품을 깊이 있게 읽고 분석하는 방법도 익힐 수 있었습니다. 항상 활력이 넘치는 최 교수님의 수업은 생활의 활기를 가져다주었습니다. 또한 김예원 선생님의 꼼꼼한 일 처리, 공부 관련한 알찬 조언과 힘이 되는 독려 메시지는 감동이었습니다.
매수업 조별로 이루어진 토론 진행 연습은 논제문이 만들어진 의도대로 실제 토론이 이루어지는지를 점검해 보고, 재미있는 토론도 함께 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정규 수업 시간 이외에 동기분들과 함께한 스터디를 통해서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진행 연습도 하면서 서로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1주일에 책을 1권씩 읽고, 논제 만들기 하는 것이 버거울 때도 있었는데, 동기분들의 격려에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동기분들의 멋진 논제문을 보면서 논제 만들기의 아이디어를 얻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1강부터 8강에 이르는 8권의 책들이 순서대로 내용이 연결되면서 단계별로 생각의 폭을 넓혀주는 점도 정말 좋았습니다. 흥미롭고 절묘한 책 구성이었습니다. 평소에 문학을 더 선호하는 편이었는데, 비문학의 논제를 다루면서 비문학 작가의 관심 목록도 생겼습니다.
오랫동안 잠자고 있던 ‘열정’이라는 세포를 다시 깨워주신 최병일 교수님과 김예원 선생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수업 종료 후에도 계속해서 스터디를 하면서 서로를 격려하며 배움의 즐거움을 함께해주시는 소중한 동기분들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조*희)
독서는 앎과 삶의 과정이며 균형이다
비경쟁 독서토론을 지향한다. 숭례문학당 ‘독서토론 리더과정'은 ‘비경쟁 독서토론’ 진행이다. ‘비경쟁 독서토론’은 참여자들의 민주적인 참여와 의사 존중을 우선으로 하는 정답 없는 독서토론이다. 찬성과 반대의 입장이 아니라 ‘공감한다’와 ‘공감하기 어렵다’라는 선택을 한다. 디베이트가 승부에 주안점을 둔 경쟁식 토론이라면 숭례문학당 독서토론은 다른 사람의 의견과 가치관을 공유하고, 책을 입체적으로 읽는 독후활동이다. 논제 발제, 논리적인 글쓰기 훈련, 스피치, 토론 진행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독서토론 리더과정을 수강하게 된 계기도 이 매력 때문이다. 학생들과 논술 수업을 하고 있고, 독서논술 강사 양성 과정을 준비하고 있는데 여기에 토론을 접목하고 싶어서였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말이 생각난다. 학습자이면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자인 나. 더 나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배움의 시간은 의미 있고, 값진 시간이 될 것이다. 매주 자유논제 1개와 와 선택논제 1개를 만드는 것이 결코 만만치 않았다. 거기다 진행팀이 되면 자유논제 2, 선택논제 2개를 만들어야 했다. ‘독서토론 리더과정'을 진행하신 최병일 교수님께서 이 과정은 독서력의 3요소인 이해력, 요약력, 서술력을 갖추는 과정이라고 말씀하셨다. ‘토론은 논제를 잘 만드는 것. 논제를 잘 만들면 토론이 유익해진다.’라면서 실익이 있는 논제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독서는 앎과 삶의 과정이며 균형이다.’ 여러 가지 논제를 가지고 토론을 하다 보면 생각이 깊고, 넓어짐을 경험한다. 논제는 토론에서 지렛대 역할을 한다. 일반토론과 독서토론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일반토론이 주제토론이라면 독서토론은 책이 중심에 있다. ‘집중한 것만큼 얻어가고, 성장한다.’라는 최병일 교수님의 가르침을 명심하려고 한다. 숭례문학당 ‘독서토론 리더과정'은 혼자 읽는 독서가 아니라 함께 읽는 독서이다. 생각이 넓어지고 깊어지는 독서를 원하는 분에게 숭례문학당 ‘독서토론 리더과정'을 적극 추천한다.(박*원)
독서토론 리더과정 속에서 질문 없이 살아왔던 나를 깨달았다. 질문하려니 머리가 복잡했다. 가족들도 제대로 수용 못하면서 저자의 말은 철석같이 믿고 한 점 의문이 없었다. 과정이 거듭될수록 너무 괴로웠다. 그러나 괴로울수록 배울 것은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부족함은 창피한 것이 아니고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이 창피한 것이라 다짐하며 8주의 시간을 보냈다. 논제 만들기 수업에서 질문을 왜 해야 하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피상적으로 알면 질문하지 못한다. 정확히 알고 정리가 되어야만 질문을 할 수 있었다. 나는 8주 전의 나보다는 조금 더 성장했으리라 확신한다. 최병일 교수님의 지도력에 감탄했고 예원샘의 꼼꼼함에 많은 감사를 드리고 싶다.(이*윤)
논제라는 '악보'를 직접 만들어 지휘하는 시간
'독서가 유일한 취미'라고 할 만큼 책 읽기를 좋아하지만,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저의 책 읽기는 점점 편식과 분량에 치중되어 갔습니다. 바쁜 일상에서 최대의 효과를 뽑으려는 방편이었죠. 그렇게 편식은 심해져 소설에는 손도 대지 않았고 독서의 분량이 늘어갔지만 내면은 점점 텅 비어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직장 생활의 한계를 느끼고 어떤 분야로든 전업을 고민하면서 독서 분야를 다시 살펴보게 되었는데 그렇게 만난 곳이 바로 '숭례문학당'입니다. 리더과정을 듣기 위해 그림책 입문과정을 처음 접했는데, 가장 신선했던 것이 '논제'였습니다. '논제'라는 중심이 있기에 2시간 남짓한 토론 시간에 지속적으로 집중할 수 있었으니까요. 입문과정에서 토론의 맛에 매력을 느낀 저는 바로 리더과정을 신청했습니다. 입문과정이 '토론 참여자'의 역할을 경험하는 시간이라면 리더과정 이후는 직접 '진행자'가 되어 보는 시간이라 이것은 또 어떨까 설레는 마음이 컸습니다.
최병일 선생님과 김예원 보조강사님, 그리고 9명의 수강생들. 이렇게 11명이 8주 동안 함께했습니다. 함께하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첫 번째, 논제 만들기의 기본기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첫 시간 강의에서 진행자는 오케스트라의 '진행자', 논제는 '악보'와 같다고 설명하셨습니다. 이전까지 제게 독서란 연주를 감상하거나 더 나아간다 해도 악보를 보며 악기를 연주하는 수준이었지만, 리더과정에서는 악보를 직접 만들고 그것을 지휘까지 해내는 역할을 해내야 했습니다. '내가 악보를 만든다고? 내가 지휘를 한다고?' 진짜 오케스트라 지휘자라도 된 냥 설렘 반 걱정 반으로 매시간 긴장으로 임했습니다. 논제를 만들면서 독서하는 저의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스스로에게 빠져드는 기분에 심취했다면 이제는 한 줄을 읽더라도 '다른 사람들은 이 부분을 어떻게 생각할까?'에 더 집중하게 되더군요. 처음에는 이것이 독서에 방해가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8주를 마친 지금은 저의 독서가 훨씬 심층적으로 이뤄지는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좁은 세상에서 빠져나와 함께 읽기를 고민하며 독서를 하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
두 번째, 토론 진행 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8주 동안 1명당 2번의 진행 실습을 했는데요. 진행팀을 할 때에는 논제를 뽑는 분량도 두 배로 많은데다 '진행자'라는 부담 때문에 더욱 긴장했습니다. 선생님은 개인 피드백을 통해 진행자의 자세에 대해 매 시간 강조하셨습니다. 자신의 의견을 밝히지 말 것, 참여자의 의견을 판단하지 말 것, 발언자를 지목하지 말 것 등 대부분 해야 하는 것보다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었죠. 처음에는 멋진 말 한 마디라도 더 해볼까 입이 근질거렸지만, 8주가 지나고 나니 어느새 침묵을 즐기고 있는 제 자신의 변화가 놀랍기만 합니다. 진행자는 최소한의 말과 행동으로 최대한의 토론 효과를 이끌어내는 사람이어야 함을 여실히 깨달았습니다.
세 번째, 리더과정 67기 동기 분들에게서 많은 에너지를 얻었습니다. 만약 리더과정이 선생님과의 1:1 과정이었다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을까를 상상해 봤습니다. 결코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첫 시간에 만난 동기 분들은 겸손한 모습이었는데 다들 자신의 열정을 숨겨 놓고 있었던 것이죠. 시간이 거듭될수록 숨길 수 없는 열정과 에너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정말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그 힘으로 수료까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희 기수는 수료하기가 무섭게 자체 논제 스터디 계획을 짜 놓았습니다. 각자의 열정과 목표 의식, 그리고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신 내용들을 디딤돌 삼아 스터디도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저는 9월부터 독서토론 심화과정을 시작합니다(사실 저희 기수 대부분이 심화과정으로 올라탔습니다^^). 그만큼 리더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기에 심화과정이라는 다음 단계에 도전할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제게 숭례문학당의 독서토론 프로그램은 독서의 경험과 관점을 깊고 넓게 다져가는 데에 가장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수고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조*란)
<자유론>을 끝으로 67기 리더 과정이 끝났다. 육아만 5년 정도 하면서 가장 하고 싶었던 게 ‘책 읽기’였다. 정말 지독히 읽고 싶었다. 깊고, 넓게 탐구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숭례문학당에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접하고 리더과정까지 오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리더과정은 신의 한 수였다. 사실 리더과정을 하고 싶어서 둘째가 6개월이 될 때부터 어린이집에 보내버렸다.(둘째야, 미안해!) 리더과정은 말 그대로 리더로 훈련을 시키는 과정이라 직접 논제를 만들어야 했다. 논제를 만들면서 책에 푹 빠지는 몰입을 경험했고 나는 그 경험이 너무나 좋았다. 삶의 온갖 스트레스가 다 날아가는 것만 같았다. 몰입은 나만의 우주를 만들어 주었고, 나는 그 속에서 자유롭게 붕붕 떠다녔다. 너무 황홀했다.
단순히 책만 읽거나, 토론만 했다면 결코 몰입을 경험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리더과정에서 읽었던 책 속의 주인공들과 함께 울고, 웃었다. 나 뿐만 아니라 나의 동기들도 그랬다. 우리는 힘들 때 격려해주고, 건설적인 비판도 해가며 밤 늦도록 스터디를 했다. 지금도 스터디는 이어지고 있고, 책을 향한 순수한 열정으로 의기투합한다. 우리는 이제 심화과정도 함께 준비 중이다. 최병일 교수님과 김예원 조교님도 빼놓을 수 없다. 박력이 넘치시고, 명쾌하신 교수님, 섬세하신 조교님께 감사드린다. 또 다시 만나 뵐 수 있길 바란다.(유*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