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피카소 전시가 예술의 전당에서 크게 열렸습니다. 연일 줄이 길었고 방학땐 아이들과 엄마들이 마스크를 하고서도 1시간 넘게 기다렸지요. 그렇게 기다려서 전시장에 들어가면 본전 뽑고 싶습니다. 촘촘히 줄서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려고 합니다. 아이들은 이미 지쳐서 억지로 피카소를 만나죠. 예술이 좋다니 다니긴 하는데 어째 아이는 미술관 가자 하면 시큰둥합니다. 예술 교육, 이대로 괜찮을까요?
지금 현대 사회는 예술의 시대입니다. 파도가 밀려오듯 MZ세대들은 새물결을 몰고 왔어요. 예술은 이제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새로운 향유와 소유 가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옥션과 아트페어에는 젊은 친구들의 재기가 가득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예술이 더 이상 일부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예술은 나를 나타내는 탁월한 가치가 되고, 그 안목이 투자가 되기도 하는, 미래 사회의 거대한 광장이자 시장입니다.
어떻게 하면 예술과 친해질 수 있을까요? 안목이 높아질까요? 도무지 뭐가 뭔지 모르겠는 저 추상화를 좋아할 수 있을까요? (웃음) 예술은 환경입니다. 재미입니다. 사랑입니다. 사랑하려면 계속 만나야겠지요. 계속 만나려면 재미가 있어야겠고요. 그 재미가 바로 컨텐츠랍니다. 오랫동안 예술계에 있으며 이런 저런 글을 써 온 저는 늘 고민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린 시절부터 즐겨 해오던 그림으로 이야기 짓기를 떠올렸어요. 그래, 그림과 글이 만났을 때 재미가 있었지. 미술과 문학이 만났을 때 감성이 쑥쑥 자라고. 아이들을 위한 융합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 그것이 바로 숭례문학당 <예술 감성 글쓰기>의 탄생입니다.
예술 감성 글쓰기, 예감은 그림을 보고 글을 쓰는 프로그램입니다. 세계 명화부터 현대 미술, 고서화부터 추상화까지 다양한 장르의 모든 예술을 접하게 됩니다. 글은 시, 일기, 편지, 대화글, 동화까지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유도합니다. 2월에 1기가 시작됐는데 7기까지 계속한 친구도 퍽 많아요. 피카소 '마리테레즈의 초상'을 보고 한 친구가 말합니다.
ㅡ사랑하는 여인을 파란 괴물로 그리다니요! 이 그림을 보고 나서 그 여인은 화딱지가 나서 떠나버렸을 것 같아요!ㅡ
김환기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추상화를 보고는 또 한 친구가 말하지요.
ㅡ이 그림은 개구리알 같다. 목욕탕 타일 같기도 하고. 그런데 이렇게나 수많은 푸른 점을 찍은 작가는 너무 외로웠을 것 같다ㅡ
아이들은 그림을 직관적으로 봅니다. 어른들은 지식의 영역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오히려 눈치를 보죠. 예술 잘 모른다는 생각에 미술관 3대 행동 법칙. 우물쭈물, 쭈뻣쭈뼛, 동공지진. 대체로 그러합니다. 아이들은 예술을 도구로 사용합니다. 그림은 아주 재밌는 상상의 매개가 되지요. 그림을 보고 상상하고 생각하며 글을 쓰면서 저절로 직관력, 상상력, 창의력, 사고력이 동시에 성장합니다.
그림으로 이야기를 쓰며 아이들은 서로 친해집니다. 같은 그림으로 글을 쓰는데 모두 다른 이야기. 아이들은 그걸 너무 신기하고 재밌어해요. 예감 글쓰기 카페는 늘 북적북적, 서로 웃고 댓글 다느라 난리지요. 예감글은 잘쓴 글, 못쓴 글이 없어요. 모두 나만의 시선으로 나만의 이야기를 쓰거든요. 그래서 서로의 이야기를 읽고 응원하고 공감합니다. 친구의 다른 생각에 놀라고 긍정하고 수용합니다. 예술을 통한 근사한 소통이 이루어집니다.
서울시 교육청 어린이 도서관을 비롯하여 수많은 도서관과 예술의 전당 어린이 아카데미까지 그림과 글이 만나는 강좌는 조금씩 더 확산되고 있어요. 아이들의 후기나 어머니들의 감사가 많은데, 제가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정성껏 그림들을 고르고, 아이들 글에 공감하고 감동하며, 저도 스스로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거든요. 꾸밈 없고 솔직한 아이들로부터 예술에 대한 시선을 배웁니다. 삶에 대한 태도를 돌아봅니다. 모두에 대한 마음을 어루만져봅니다.
아이들은 어른의 스승이 맞습니다. 예술은 좋은 삶의 스승이고요.

#매일경제예술칼럼
#임지영의예술사용법
ㅡ6기 아이들 소감ㅡ
나는 이 예감 글을 하면서 그림으로도 글을 쓸 수 있다는 점을 알았다. 또 친구들의 글을 볼때 슬픔, 행복,화남등 많은 감정을 느꼈다. 글은 감정 같다. 어떤 글은 슬프고 화나고 재미있다. 글 하나에도 많은 감정이 들어있다.
벌써 끝이라니 정말 아쉽습니다. 이번에도 글쓰기가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림을 보고 해석하는것도 재미있었습니다. 계속 이렇게 글을 쓰면 실력이 더 늘 것 같습니다. 특이하거나 신기한 작품들을 보는것도 좋았습니다. 나중에는 비슷한 그림들을 더 찾아보고 싶습니다. 7기에도 또 예감글을 할것 입니다.
상원아, 아니면 나야! 예감글 쓰느라 너무 수고했어.
그런데 예감글은 항상 너무 빨리 끝나는 것 같아.
글 쓸때 시간이 빨리 가기도 해. 아무튼, 7기를
하려고 하니 너무 기대돼! 비록 6기의 마지막 날이니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어쩔수 없잖니? 그리고 7기가
있으니 너무 실망하지는 마. 그럼, 안녕!
마지막날은 머리에 한가지 만 떠오르는 날.
슬픔이 오랫동안 가시지 않는 날
마지막 날은 머리에 가지가지 색이 떠오르는 날
이별의 슬픔을 나누며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는
Dreamer
ㅡ6기 어머니들의 소감ㅡ
아이가 그림이라는 매개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통로를 갖게되어 다행스럽고 기쁩니다. 한창 예민하고 까칠하고 민감해지는 시기를 통과 중이라서요. 선생님이 아이 생각에 관심을 가져주고 공감해주시니 자존감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주시는 댓글 읽으며 저 역시도 호기심과 경청해주시는 글의 온기를 느낀답니다. 세심한 피드백 감사드립니다
예감글! 너무 너무 좋아요~^^
시간이 더해질수록 아이의 감성이 점점 더 말랑말랑해지고^^ 늘 선생님으로부터 과분한 칭찬세례를 받다보니 아이의 자존감 역시 쑥쑥 자라고 있어요~
세심하고 다정하고 유쾌발랄까지..^^ 모든 것을 다 갖추신 선생님께서 이끌어 주시는 예감글 덕분입니다.♡
처음 시작하는 예감 글쓰기이지만 오랫동안 같이 한것과 같은 느낌을 받은 건 아마 따뜻한 선생님의 말과 서로 응원해 주는 아이들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아이랑 예감 글쓰기를 하면서 많이 웃고 이야기 할 수 있었어요. 매일 어떤 그림이 나올까 하면서 설레이기도 했고요. 제가 알지 못했던 아이의 모습도 발견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다음 7기도 기대가 되요^^ 선생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번 6기도 특별한 추억 만들어 갑니다. 아이의 보는 눈도, 생각도, 글도 놀랍게 많이 자라있네요. 매일 선생님의 그림 포스팅을 설레임으로 기다리고 즐겁게 참여하는 아이를 보면서 매일 글쓰기도 이렇게 즐거울 수 가 있구나 세삼 깨달아지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기수에서 또 뵙겠습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