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글쓰기 습관 49기> 모임 후기(1)




100일 동안 스며든 후기 

427일에 <미션1을 시작으로 총 아흔다섯 개의 글 과 오백육십육 개의 댓글을 썼더라구요. 나 혼자만 간직하고 있던 글도 있었고, 어디엔가 한두번 써서 남들에게 보여주었던 글도 있고, 일기장에 쓰듯 두서없이 속내를 드러낸 글도 있었습니다. 어느 날은 작정 하고 시간을 정해 놓고 쓰기도 했고, 어느 날은 몸이 아파 아무것도 쓰지 못해 마음만 급해지기도 했습니다. 백쓰라 일컬으며 같은 공간의 사람들과 맘속으로 친해지기 시작한 무렵부터는 내 글의 댓글알람에 후다닥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기에 바쁘기도 했습니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알람을 끄고 제일 먼저 한 일은 지난 밤 올려놓은 제 글을 누가 읽어줬을지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읽고 그냥 지나치기도 하지만, 읽고 좋아요든 댓글이든 남겨주시면 그게 또 활력이 되어 다음 글을 쓰는 데 도움 이 되기도 했구요. 그렇게 쓰기에 쓰(!)며들었습니다. 쓰면서 스며드는...

한동안은 이 카페에 들락날락대며 그동안에 혹시라도 빼뜨린 글이 있나 찾아보고 혹시라도 안 읽은 글이 있다면 챙겨 읽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의 글을 이렇게 다양하게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또 있을까요. 이 카페가 언제까지 살아있는 건지 알 수 없지만, 우리의 리더님 이 알려주시겠죠. 저는 이번에 처음 참여한 백쓰였지만, 이런 리더님 쉽게 보지 못했습니다. 진심이 열려 있다는 느낌이 그 먼 타국에서도 팍팍 느껴졌으니 말입니다. 따뜻한 마음을 열어서 서로의 글을 읽어주느라 수고해 주신 모든 49기님들에게 수고했다는 박수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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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 기록의 효과

백일동안 글을 쓰는 과정은 그 자체로도 의미 있는 여정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성취와 깨달음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것이었다. 매일 글을 쓰면서 나는 나 자신과 더 친밀해지고, 타인의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며, 글쓰기의 진정한 힘을 발견하게 되었다.

 

1. 나와 친해진 시간

백일 글쓰기를 통해 가장 먼저 얻은 것은 바로 나 자신과의 깊은 연결이었다. 매일같이 글을 쓰면서 자연스럽게 나의 이야기가 주된 주제가 되었다. 나를 마주하고, 나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쌓여갔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나는 내 감정과 생각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려고 노력했다. 이것은 마치 내가 관찰자가 되어 내면을 탐구하는 시간과 같았다. 매일 한 편의 글을 완성하고 그것을 올리면서 어찌나 뿌듯하던지. 일터에서도 시간이 날 때마다 내가 쓴 글을 다시 읽고 수정하면서 점차 글이 완성되는 과정이 매우 뜻 깊었다. 글쓰기는 단순한 표현을 넘어 나와의 대화를 통해 나를 더 깊이 이해하게 만든 도구였다

 

2. 20개의 삶을 살았던 시간

백일 동안의 글쓰기는 다른 사람들의 삶을 엿보는 창이 되기도 했다. 글쓰기에 적응하게 되면서 다른 사람의 글이 궁금해졌다. 자연스럽게 그들의 글을 읽고 댓글을 다는 과정으로 발전했다. 대면하지 않고도 글로 소통하다니. 백일 동안 나는 20개의 삶을 사는 듯한 경험을 했다. 다른 이들이 처한 상황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갈등과 문제를 함께 고민하며 나의 사고가 깊어졌다. 다양한 배경과 이야기를 가진 글벗님들을 통해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그들의 글 속에 담긴 다양한 정서를 체험하면서 나 자신이 풍부해졌다. 이렇게 다른 이의 글이 나의 글쓰기 여정에 큰 자극과 영감을 주었다.

 

3. , 영화, 예술을 발견하는 시간

글쓰기를 하면서,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책과 영화가 중요한 원천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글벗님들의 글 속에는 문학, 역사, 철학 등 다양한 인문학적 이야기가 담겨 있었고, 그것은 내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다. 또한, 음악과 미술에 대한 이야기도 그들의 글 속에서 재발견되었다. 나는 이 과정을 통해 책과 영화, 예술이 얼마나 깊이 있는 영감을 줄 수 있는지 다시금 깨달았다. 글쓰기는 다양한 예술적 경험을 재발견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생각과 감정을 이끌어 내는 과정이었다.

 

백일 동안의 글쓰기를 통해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법을 배웠다. 다른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글 속에서 재발견한 책과 예술은 나의 창의력을 자극하고, 더 깊이 있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백일간의 기록은 나 자신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었다. 앞으로의 삶에서도 글쓰기가 큰 힘이 될 것임을 깨닫게 해준 시간이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나는 더 나은 나 자신을 만들어갈 수 있는 밑거름을 얻었다.(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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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쓰에 대해 그동안 올린 글들이 있으니 또 똑같은 이야기가 될까 쓰기가 어렵습니다. 백쓰가 끝난 지 며칠, 서운하고 그립습니다. 백쓰를 쓰면서 얻어진 습관을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아직 백쓰를 보내지 않으려 합니다. 떨어져도 다시 돋아나는 꽃잎처럼 다시 시작될 것을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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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하루 한끼 습관이 되다!

막연하게 꾸준히 글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생각은 했지만, 실행을 가로막는 것은 바로 '그 하기만 하는 생각'이었다. 생각이 머릿속에만 있으면 피어오르다 사라지는 연기가 된다. 생각을 넘어 실행하자고 마음먹으며 숭례문학당의 글쓰기 프로그램을 살펴보다 부담 없이 한 달 동안 할 수 있는 '매일 30분 충전 글쓰기'를 신청했다. 

등록하면 그래도 어떻게든 하려고 노력할 테니 이보다 더 습관 만들기 좋은 방법이 있을까 싶어서이다. 그렇게 4월 한 달, 매일 30분 글쓰기에 도전했고 실천했다. 4월이 끝나갈 무렵, 힘들게 만든 습관을 놓아 버리기가 아쉬워 '100일 글쓰기 49'에 도전했다. 시작 전부터 연습글로 친절하게 이끌어 주시는 리더님 덕분에 자연스럽게 5월의 첫날을 글과 함께 시작했다. 그런데 4월에 쓴 매일 30분 글쓰기는 아침에 글을 써서 올렸는데 100일 글쓰기는 자정까지 올리면 되는 거라 자꾸 여유를 부리다가 밤이 돼 부랴부랴 쓰게 되는 상황이 생겨서 며칠 쓰고 나서 글을 쓰는 시간을 대략적으로 정해 놓았다. 그 시간에는 별일이 없으면 글을 쓰겠다고 약속을 하고 쓰게 되니 더 늦어진 경우는 있었지만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었다. 그렇게 나의 100일 글쓰기 49기의 여정은 시작됐다. 그리고 일주일 전 그 여정은 마무리 됐다. 글쓰기 여행을 통해 많은 걸 얻었다. 

하나는 습관을 만들어 주었다. 글쓰기가 끝난 지금도 하루가 가기 전에 글을 쓰지 않으면 뭔가 한 끼를 빠뜨린 듯한 생각이 든다. 나의 마지막 한 끼가 되는 글을 쓰고 나면 배를 두둑하게 두드리며 잠을 잘 수가 있다. 혼자서 라면 나는 못했을 것 같다. 리더님의 리드문과 글벗님들의 사랑이 담긴 댓글을 부여잡고 하루하루 걸어 가다 보니 글쓰기는 하루 한 끼의 습관이 되었다.

또 하나는 ''의 기록을 남겼다는 점이다. 일기도 그런 역할을 하지만 그것보다는 객관적으로 나의 일상과 하루를 보게 된다는 점에서 기록에 조금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에 글을 올리고 함께 하는 글벗님들이 읽을 것이기에, 즉 글을 올릴 공간과 분명한 독자가 있기에 글을 작성할 때 사건과 느낌, 객관과 주관 사이에 균형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균형이 일기와는 조금 다른 글을 쓰게 해 준 것 같다. 

마지막 하나는 글쓰기를 통해 '감정 관찰'의 경험을 한 것이다. 글을 쓰면서 내가 왜 그런 감정을 가졌는지를 바라보는 과정에서 나의 감정을 관찰하게 된다. 행복, 기쁨, 아쉬움, 서운함, 부러움, 질투, 분노, 슬픔, 괴로움 등등의 감정 이 내 안에 와 닿는 과정을 글을 쓰며 세심하게 살펴보는 것이 나의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진짜 마지막 하나는 100일 동안 꾸준히 글쓰기를 했다는 자신감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하고 싶은 일보다 익숙한 일을 하게 된다. 새로운 변화보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유지하는 것이 더 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글쓰기를 하면서 하고 싶은 일, 해 보지 않았는데 도전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내 안에서 무언가가 채워진다는 것을 알았다. 글로써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만큼 나의 자존감도 올라가게 되는 것 같다. 100일 글쓰기 49, 앞으로도 잊지 못할 나의 소중한 글쓰기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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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더욱 선명하게 살아가는 법

처음엔 내가 쓴 글을 누군가가 읽는다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하고, 100일 동안 매일 글을 쓸 수 있을지 스스로가 의심스럽기도 했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글은 쓰면 쓸수록 하고 싶은 말은 생겨나고 누군가 내 글을 읽어 줘서 더 열심히 쓰게 되더라고요. 바쁜 직장 생활 중에도 시간을 내서 글쓰기는 꼭 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100일 동안 글 쓰면서는 내 생각과 느낌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어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고, 일상 속에서 글감을 찾아내느라 하루하루를 더 선명하게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가끔 글감을 모으려고 살아가는 걸까? 헷갈리기도 할 정도였습니다.^^

100일 글쓰기에 도전한 것은 올해 가장 잘한 일이 아닐까 싶어요. 리더님의 응원과 글벗님들과 함께여서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몇 번이고 도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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