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처럼 쓰기 19기 <문지혁 편> 참여 후기


창작과 상처의 롤러코스터




합평이란 말 다들 들어 봤나요?

합평이 뭐죠? 아는 사람 있으면 말해 볼까요?

, 저기 뒤에 앉은 학생. 말씀하세요.

맞습니다. ‘다른 사람의 글을 읽고 의견을 말하는 것.’ 또 있나요?

글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 , 그것도 맞아요. 또 다른 의견?

, ‘우리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 그것도 맞는 말이네요.

글쓰기 수업의 최종 목표는 글을 쓰고, 그 글을 더 좋은 글로 만드는 것이니까요. 말하자면 합평은 우리 수업의 하이라이트이자 절정, 클라이맥스, 기승전결의 전과 결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좋은 의견입니다. 다음 주부터 바로 이 합평을 시작할 거예요.

여러분이 정답을 이야기해 주었으니, 저도 제 생각을 말해 볼까요.

합평이란……

상대방의 영혼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시간입니다.

문지혁[중급 한국어] (p.229~230)

 


작가처럼 쓰기 강좌 모두 들어 보셨나요작가처럼 쓰기란 뭐죠? 아는 분 있으시면 말씀해 보실까요?

, 저기 작가처럼쓰기 4기 참여자분. 말씀하세요맞습니다. ‘다른 사람의 글을 읽고 칭찬을 해주는 것.’ 또 있나요?

작가의 책을 안 읽어도 예시문에 내 글을 쓸 수 있는 강좌.’ , 그것도 맞아요. 또 다른 말씀 있으신가요?

, ‘우리 강좌에서 가장 중요한 오수민작가님, 이승민작가님께서 이끄시는 것.’ 그것도 맞는 말씀이네요.

작가처럼 쓰기의 최종 목표는 한 작가의 책을 읽고, 그 작가의 글을 참여자들이 더 좋은 글로 써서 마감시간에 올리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작가처럼 쓰기는 내가 작가가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모두 맞는 말씀입니다. 다음 주부터 바로 이 작가처럼 쓰기를 시작할 거예요. 이번 20기는 여러분이 좋아하시는 김애란작가입니다.

여러분이 해답을 말씀해 주셨으니, 저도 제 생각을 말씀드릴게요.

작가처럼 쓰기란……

나의 마음에 지울 수 없는 글을 남겨 주는 시간입니다.

(*)

 

초고의 완성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고치기를 싫어하거나 두려워하는 사람은 결코 훌륭한 작가가 될 수 없습니다. 좋은 작가란 긍정적인 의미에서 직장인과 같아요. 매일 정해진 시간과 정해진 장소에서 일정하게 쓰고, 일정하게 좌절하고, 일정하게 고치는 사람만이, 그 길고 건조한 무채색의 지루함을 견딜 수 있는 사람만이 마침내 좋은 글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p.29)

선명한 지적에 뜨끔해서 얼른 책을 덮고 싶었던 부분이다. ‘그래서였구나, 그렇담 난 훌륭한 작가가 될 수 없구나!’ 하지만 좌절은 사실 자격이 없다. 좌절이란 무수한 도전 끝에 갖는 것이므로. 나에겐 그저 욕심내지 말지어다, 정도에 해당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나는 도망가고 싶지 않으니, 결단을 해야 한다. 온전한 습관, 온전한 루틴을 만들지 못했지만 포기는 하지 말자. 여전히 붙잡고 가고 싶은 마음인 것만은 사실이니까. 훌륭한 작가까지는 바라지 못해도, 그저 쓰는 사람이고픈 마음은 분명하니까.

주절주절 쓰는 글을 격려하고 이끌어주는 수업을 동아줄 삼아, 시간을 더해가기로.

(*)


중요한 점은 작가처럼 쓰기, 간과하기 딱 좋은 조사 처럼을 끈질기게 붙드는 일입니다. 글은 작가의 순수 창작물이라고 착각하기 쉽지만, 처음부터 백지에서 완전히 새로운 것을 써 내려가는 작가는 있을 수 없습니다. 마치 어머니, 소녀 인사드리옵니다라고 말하며 태어나는 신생아가 없는 것처럼요. 새로운 것을 쓰려면 먼저 모방해서 써야 합니다. 나중에 완전히 새로운 것을 쓸 수도 있겠지만, 당장은 작가처럼 쓰기 위해 작가인 척 연기가 필요합니다. 읽고, 베껴 쓰고, 따라 쓰고, 필사해야 해요.

다양한 배경을 가진 다양한 작가들의 글을 쓰고 읽고 분석하고 골몰하다 보면, 지망생이라는 모호함을 떠나 몹시 눈부시고 아름다운 순간을 마주하기도 합니다.

간혹 글쓰기 과정에서 머리를 쥐어뜯거나, 세상에서 내가 가장 모자란 것 같거나, 하얀 백지 귀신이 꿈속에서도 쫓아오는 일이 생긴다면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건 당신이 글쓰기에 진심이라는 뜻이며, 자신의 색을 담은 지구상에 단 하나뿐인 글이 출력되는 것이 멀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한 문장으로, 한 문단으로, 사람을 웃고, 울게 만들 수 있는 작가를 만나 다행입니다문지혁 작가는 왠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정갈함과 유쾌함을 글에 잘 버무려 놓습니다. 무엇보다 힘든 순간에도 유머를 잃지 않습니다.

작가처럼 쓰기 모임 또한 다정함과 고품격 피드백을 잘 버무려 맛깔납니다. 서로의 글을 꼼꼼히 읽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웃음을 잃지 않습니다.

(*)

 

롤러코스터를 타듯 문지혁 작가의 최고점과 최저점을 오갔던 순간을 떠올립니다. 때로는 너무 반듯한 글이 마음에 들기도 했다가 마음에 안 들기도 했던 거 같아요. 그런데 그건 어쩌면 작가의 문제가 아니라 그 순간 삶의 희노애락을 겪고 있던 제 문제였을지도 모르겠네요. 문지혁 작가의 글 속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면서 많이 웃었습니다. 남성 작가의 글을 오랜만에 봐서인지 문득문득 좋았습니다. 소설가라는 글쓰기 노동자의 삶을 엿보았습니다. 근데 지금 이 순간, 저는 그가 늘 자신을 겸손하게 표현했던 것들이 픽션 즉 소설이라 생각하게 됩니다.

그는 재능있는 작가였습니다. 그래서 저 같은 사람이 감히 작가가 되기를 주저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네요. 재능이나 노력이냐. 문지혁 작가는 전자가 답이라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작가의 말처럼 문우가 있는 한, 이 모임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글 속에서 서로의 향기를 내는 그런 만남. 롤러코스터를 탈 때 우리는 최저점뿐만 아니라 최고점도 찍으니까요. 가끔 내 부실한 글에도 극찬하는 문우들의 따뜻한 마음을 떠올립니다. 따뜻한 합평, 여기에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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