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기에 읽은 <공부가 되는 글쓰기>와 <리뷰 쓰는 법> 책 2권은 저로 하여금 글쓰기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게 한 책이었습니다. 만약 글책방이 아니었다면 제가 과연 공부가 필요한 이 책들을 찾아 읽었을까요? 가능성은 0%라고 감히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책 종류와는 너무도 상반된 책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책 제목 역시 저의 관심을 끌만한 매력이 없기도 하구요. 저는 책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책의 제목을 보고 끌림이 있는 책을 선택하는 버릇이 있거든요.
그런 제가 이 책들을 읽으면서 제 자신이 놀랄 정도로 정독을 하며 글쓰기 공부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제 나름대로 가지고 있었던 ‘쓸데없는, 전혀 도움 1도 안 되는 책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도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 변화는 다름 아닌, 매일 매일 발췌를 하고 단상을 써야하는 글책방의 규칙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만약 혼자만의 독서였다면 공부는커녕, 중도에 책읽기를 포기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저의 제한된 독서 범위를 확장시켜주는 글책방 모임을 꾸준히 참여하여 앞으로도 계속 책읽기 매력에 빠질 계획입니다.
아직은 혼자만의 의지로는 이런 매력을 유지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제야 조금 책읽기 매력을 느낀 단계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책을 읽고 발췌를 하고 단상을 쓰는 과정이 더 이상 누군가의 도움 없이 스스로의 의지와 독서 습관으로 길러졌을 때까지, 그때까지는 게으름이나 핑계 같은 유혹을 이겨내어야겠기에 글책방 모임에 참여할 것입니다.
이번 16기는 저도 제가 대견스러워는 뿌듯한 완독이었습니다. 공부한 흔적들을 모아서 제 나름대로의 소책자도 만들었습니다. 책 부록처럼 소중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 참 뿌듯합니다. 어쩌다보니 16기 참여후기가 되었네요.
<리뷰 쓰는 법> 완독 후 배운 것을 정리해 보면,
1. 비평을 알게 되면서 비평에 대한 부담감이 관심으로 바뀌었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제가 비평가가 되거나 편집자가 될 것은 아니지만, 비평글에 대한 관심은 생겼다는 것입니다. 굳이 찾아서 읽어볼 생각이 없었던 비평글이었는데, 리뷰 쓰는 법을 읽고 나서는 비평이 가치를 변화시키는 글이라는 점과 지금의 가치를 남기는 것이라는 것을 배운 후에는 배움을 위해서라도 특히 긍정적 가치변화를 위해서라도 비평글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어도 비평글에 대해 회피하지는 않을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2. 저자의 말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모른다는 태도 자체가 비평의 가치를 띤다’입니다. 그동안은 모르는 것을 들킬까봐 모른척하고 싶었다면 이제는 모른다고 말할 용기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알기 위함의 시작은 모르는 것을 인식한 그 순간부터이니까요... 이런 용기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이번 <리뷰 쓰는 법>을 완독한 최고의 성과이자 배움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3. 글쓰기에 대한 방법도 자세히 안내해 주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알아두면 좋을 꿀팁을 득템했다는 이 기분이 저를 참 행복하게 합니다. 저자의 말을 제가 이해한 언어로 정리하니 더욱 쉽게 이해가 되어 암기하듯 기억창고에 저장해 두었습니다.
(1) 쓸 때는 “우선 쓰기 → 고민하지 말고 무조건 쓰기 → 다 쓰기 → 쓰고 싶은 모든 것을 쓰기 → 더 이상 쓸 수 없을 때까지 쓰기”, (2) 편집할 때는 “읽기 → 처음부터 자세하게 천천히 읽기 → 집중해서 읽고 또 읽기 → 문장을 방해하는 불필요한 말 지우기 → 주저하지 말고 과감하게 지우기 → 전체 문장이 연결될 때까지 지우기”, (3) 완본을 독자들에게 소개한 후에는 “나와 다른 의견에 대해 기쁘게 받아들이기 → 다른 의견에서 비평의 소재 발견하기 → 새 소재가 생기면 다시 쓰기”
4. 비평의 목적은 대상과 세계를 사랑하는 것으로 ''사랑 없는 자, 쓰지도 말라"고 한 저자의 말을 명심 또 명심해야겠습니다.
5.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글쓰기에 대한 나의 의지와 용기라는 것입니다. 계속 써야겠다는 의지와 모르는 것을 말할 용기는 나 자신에게서부터 시작됨을 알게 되었습니다.
매일 매일, 단상에 댓글로 힘을 불어넣어주신 김정희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선생님의 댓글은 자칫 소홀할 수 있는 저를 잡아준 원동력이었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꾸준히 단상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15기를 떠올려보면 그때는 발췌와 단상에 대한 부담감이 컸습니다. 책은 읽었는데 발췌도 고민되었지만 발췌에 대한 단상은 더욱 고민되어서 한참을 생각해야만 단상을 쓸 수 있었습니다.
감기몸살로 인해 어떤 날은 발췌만 하고 단상을 패스한 적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저는 몸이 아파서 ‘책읽기는 이대로 포기해야 하나...’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글책방 회원님들은 매일 매일 너무도 열심히 올리는 단상에 충격도 받았고 큰 부담도 느꼈었습니다. 그때 주말 찬스가 있다는 김정희 선생님의 알림이 반가웠습니다. 그래서 ‘발췌까지만이라도....’ 라는 저만의 목표를 세우고 완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맛본 완독의 짜릿함과 벅차오르는 성취감은 오롯이 저만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16기도 자연스럽게 신청하게 되었고, 즐기면서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16기에서는 공부를 하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마치 시험공부를 하듯,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 누가 하라 하지 않아도 좋아하는 건 꼭 하고 싶으니까요.
퇴근하고 몸이 너무 피곤한 날에는 어쩔 수 없이 잠부터 청하고, 새벽에 일어나 발췌와 단상을 쓰게 되었고, 날이 갈수록 새벽에 일어나는 날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오히려 새벽에 맑은 정신이 들어서 그 시간을 즐겼던 것 같습니다. 저의 그런 즐김을 선생님은 댓글로 끊임없이 응원해 주셨지요. 그 덕분에 완독의 성과를 이루어낼 있었습니다.
이제 저의 일상으로 들어온 글책방 모임이라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시간도 알차게 쓰고, 지식도 채우고, 생각도 확장되어 조금씩 성장해 나가고 있는 제 모습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저만의 책읽기 습관을 가지게 되어서 행복합니다. 즐길 줄 아는 책읽기를 경험할 수 있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16기 글책방 회원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힘든 시기에 함께 한 2월 글책방 모임 덕분에 좋은 시간으로 채워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