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게 하는 힘의 8할은 '칭찬과 공감'


 

글쓰기 힘의 8할은 칭찬과 공감

 

우리는 언제 글이 쓰고 싶어질까요? 쓰지 않고 살았던 제가 쓰고 싶어 안달이 났을 때는 제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였어요. 감정이 절실해지면 쏟아내고 싶어집니다. 그럴 때면 벽돌 쌓기 하듯 이야기를 글자로 맞바꿔 하나하나 나열합니다. 속상했던 마음, 글로 고자질해봅니다. 글자로 작은 복수를 날려봅니다. 누군가의 소리 없는 공감버튼에 마음이 후련해집니다. 그게 좋아 또 씁니다.

누군가 제 글이 사납고 예민하다고 건드렸다면 다음은 없었겠죠. 글쓰기 모임에서 남편을 향해 섭섭함이 콧구멍 아래까지 차올랐다는 제 문장을 보고 함께 하시는 분이 웃음을 보내주었습니다. 격하게 공감한다며 말이죠. 저도 덩달아 즐거워졌습니다. 이분께 또 다른 글을 보여주고 싶어졌어요. 칭찬에 공감을 얹어주니 마구마구 쓰고 싶어졌지요. 아이들도 같은 마음입니다. 받침 하나 틀렸다고 지적받으면 마음은 돌아앉습니다.

서툰 두 문장에 아이의 아릿한 마음이 담길 때 애썼다토닥여줍니다. 마음을 보살피는 일이 얼마나 대단한지, 그것을 눈에 보이는 글자로 맞바꾸는 일은 얼마나 더 놀라운 일인지 아니까 말이에요. 맞춤법 좀 틀리면 어때요. 주술구조가 어색하면 어때요. 아이의 마음은 진심인걸요. 아슬아슬한 단어들을 골라 마음을 새기는 일을 하면서 아이는 조금씩 성장해나갑니다.

어린이 글쓰기가 매번 훌륭했냐구요? 부족하거나 어색한 글을 마주할 때 많죠. 조금 더 썼으면, 다른 단어로 바꿔 썼으면 하는 마음이 불뚝불뚝 올라옵니다. 하지만 그런 욕심은 쭉 잡아당겨 단단히 묶어놓고 아이의 글에 공감과 격려로 다가갑니다. 네가 하는 글쓰기가 너의 세계라는 걸 인정해줍니다. 아이가 글감을 보고 고민했을 마음과 쓰려고 했지만 쓰지 못한 마음까지 다독여줍니다. 때론 마침표를 제대로 찍었다 칭찬해야 할 때도 있지만 말이에요.

글쓰기는 즐거움입니다. ‘어린이 글쓰기목표는 아이들이 글쓰기를 즐기는 것입니다. 글쓰기의 고루함이나 자기검열, 맞춤법에 대한 두려움을 뛰어넘어 글쓰기가 하나의 놀이처럼 되게 하는 것이지요. 심심할 때, 아름다운 것을 보았을 때, 즐거움을 느꼈을 때 쓰지 않고 배기지 못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의 바람입니다.

글쓰기 힘은 단박에 길러지지 않습니다. 글쓰기의 즐거움을 찾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하죠. 그 과정에 칭찬과 공감은 주재료이며 보조재료입니다. 결국 칭찬이 다한다는 말이죠. 아이의 글에 호응하고 반응하는 길만이 아이가 글쓰기에 즐거움을 찾아가는 길입니다. ‘어린이 글쓰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터득한 하나의 진리죠. ‘칭찬은 글쓰기도 가능하게 합니다.


/ 숭례문학당 강사 오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