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독서 10기 <백년 동안의 고독> 참여 후기



마르케스가 남기고 싶었던 이야기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마술적 사실주의라는 독특한 기법으로 죽은 자가 돌아오고, 하늘에서 노란 꽃비가 내리며, 가는 곳마다 나비 떼가 뒤따르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기묘하게 넘나드는 소설,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을 성장독서 10기 샘들과 4주에 걸쳐 완독했습니다. 낯선 땅에 뿌리 내리며 시작된 부엔디아 가문의 6대에 걸친 흥망성쇠를 함께 지켜보았습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다 덮고 나니 100년 동안의 고독에 시달린 종족은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날 수 없다라는 마지막 문장이 서늘하게 다가옵니다.

타인과 소통하지 못하고 진정으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종족에게 지상은 두 번 다시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마르케스의 경고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고독과 고립, 금기를 넘어선 끝에 결국 돼지꼬리 달린 아이를 낳으며 파국으로 치닫는 이 소설은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진정한 연대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일깨워줍니다.

혼자 읽었다면 족히 백 년은 걸렸을 법한 이 복잡하고 방대한 서사를 함께의 힘으로 마침내 완주해 냈습니다. 서로서로 손잡고 백 년의 고독을 끝낼 수 있었음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 글 : 성장독서 진행자 신은하


----------------------------------------------------------------------------------------------------------------

100년 동안 한 가문이 겪는 사건 사고 속에서 인간의 삶은 그저 그렇게 이어진다라는 보편성을 말한다. 원형적 사고 속에서 진짜와 거짓, 일상과 환상이 자연스레 뒤섞여 조화롭지 못한 일들을 조화롭게 만든다. 상상 속에서 시간 가는 줄 몰랐던 어린이였던 나와, 그리고 이제는 시간의 굴레에 갇혀 현재를 살아가는 나, 이 두 명의 나를 잠시나마 함께 존재하게 한 책이다.

양피지 안에 존재해 있었고 읽히는 순간 사라지는 마콘도처럼, 살아가는 순간에는 기억하지 못하고 반복하다 무언가 깨닫게 되면 이미 끝나 버리고 마는 현실을 우리는 반복하며 살아가고 있다. '노년기를 훌륭하게 보내는 비결은 고독과 영광스러운 조약을 체결하는 길뿐(p.224)'이라는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의 깨달음을 나 역시 기억해야겠다. 책의 시작과 끝의 원형적 순환구조 속 마지막 몰락을 읽으면서, 역설적으로 우리가 죽기 전에 왜 서로 사랑하고 연대해야 하는지를 깨달았다. 작가 마르케스의 삶에 대한 사랑이 느껴졌다.

대학 시절의 묵은 과제 같은 이 책을 살짝이나마 이해하고 완독해서 기쁩니다. 매일 올려주신 참고 사항과 여러분의 단상이 책을 이해하고 완독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한 달 동안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영님

 

<백 년 동안의 고독>은 조금 어렵고 낯선 이야기였지만, 다 읽고 나니 인간은 왜 같은 잘못을 알면서도 반복하는지 생각하게 되는 작품이었다. 마콘도 사람들은 사랑하고 싶어 하면서도 끝내 서로에게 제대로 닿지 못하고, 각자의 고독 속에 갇힌다. 그런 모습은 요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와도 멀지 않게 느껴졌다. 서로 연결된 것 같지만 정작 깊이 이해하지 못하고, 과거의 잘못을 알면서도 비슷한 선택을 반복하는 모습이 지금의 우리에게도 있기 때문이다.

평소 쉽게 집어 들지 않았을 장르였고 첫 장부터 당황스러웠던 책이지만, 신은하 리더님이 매일 아침 올려주신 리드문 덕분에 조금씩 이해하며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혼자였다면 결코 완독하지 못했을 텐데 끝까지 함께 읽어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연휴 보내시고, 다음에 좋은 책으로 다시 만나 뵐 수 있길 기대하겠습니다.

*희님

 

고독이 유전인 것처럼 대를 이어 내려오는 마꼰도 마을에서, 이름이 반복되듯 운명이 반복되며 결국 소멸하여 버린 한 가문의 이야기가 고독의 역사처럼 느껴졌다. 고독을 자각하지 못하고(혹은 깨달았더라도) 되풀이하는 인간의 모습이 이렇게 비극적일 수 있을까 싶고, 과거나 조상에게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음에도 자신의 존재를 완벽히 이해하지도 못한 채 사랑하고 살아가고 금기를 넘나들고 환상과 현실을 오가는 부엔디아 가문 사람들의 삶 자체가 아이러니한 것 같다.

이제 나는 고독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 타인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동안 끝내 닿지 않는 고독한 부분이 분명히 있을 테고, 그걸 알면서도 타인과 세상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 혼자일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는 하지만,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건 맞으니.

지금까지 성장 독서를 함께 하며 가장 읽기 힘든 책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신은하 선생님과, 함께한 분들 덕분에 마지막 장까지 올 수 있었어요. 그래도 다 읽고 울림 또한 가장 큰 책인 것은 분명합니다. 마르케스가 남기고 싶었던 이야기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한 달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