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 책을 허문 동행, 괴테의 60년을 함께 걷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멈추어라, 너 참 아름답구나.”
어렵다는 선입견 때문에 절대 《파우스트》는 안 읽으리라 결심했는데, 마침내 《파우스트》를 만났다. 역시 선입견이 매우 위험한 생각임을 알았다. 모든 고전이 그러하듯 논리적으로 이해 안 되는 면이 있지만 그 시대, 그 작가의 현실로 돌아가 본다.
구약의 ‘욥기’가 모티브가 되었다는 첫 부분부터 나약한 인간이었으나 결국은 구원받는 끝부분까지 올해 읽은 책 중에 단연 탑이다. 읽는 내내 대가의 손길이 느껴졌다. 어릴 적 읽다 만 '이탈리아 여행기'도 생각났다. 생명 탄생이 신화이든, 과학이든, 탄생 이후 책임은 인간 자신에게 있다. 책임 전가가 안 된다. 아름다움을 얻고자 한 파우스트가 ‘멈춤’을 허락한 그 시점까지 그는 최선을 다했다. 실수와 죄가 함께한 인생이었지만, 어쩌랴. 그거야말로 ‘인간’인 것을.
기회 되면 다시 읽고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책이다. 대가의 명저를 단지 훑어본 내게도 감사하다. 이끌어 주신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 정* 님
어느새 두 권을 다 읽었네요. 전 정말 그 말로만 듣고 펼쳐보지 않았던 괴테의 《파우스트》가 이런 내용인 줄 몰랐어요. ㅎㅎ 혼자 읽었으면 중도에 접었을 듯합니다. 솔직한 심정으로, 완독하자! 잘 마무리하자! 되새기면서 읽었어요. 그간 민숙 샘이 올려주신 영상과 두툼한 해설을 읽으니, 아주 조금 이런 책이었구나! 느꼈습니다. 중간에 다른 샘들의 요약과 단상도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모두 함께해서 든든하고 감사했습니다. 다음 기회에 또 뵐게요~ 이제 저도 그 말로만 듣고 넘겼던 괴테의 《파우스트》를 완독한 사람이 되었네요.
━ 재* 님
욕망하고 흔들리도록 태어난 존재가 인간이다. ‘괴테’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를 통해 선과 악의 공존을 보여주었다. 메피스토펠레스는 인간의 만족할 줄 모르는 욕망을 이용해 타락으로 이끌고자 하지만, 친구처럼 내기를 시작하는 메피스토펠레스에게서 파우스트를 향한 친근감이 느껴진다. 악마조차 완전한 ‘악’으로만 이루어져 있지 않다. 경솔하지만 인간미 넘치는 악마의 모습에서 진짜 주인공은 메피스토펠레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과 악’,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스’는 두 개로 분리된 한 인간의 영혼 간의 관계로 연결된다. 인간과 악마의 마음속에 선과 악이 다 존재하고, 각각의 비율이 다를 뿐이다. 둘은 공존하면서 끊임없이 밀고 당긴다. 선은 악의 존재로 인해 그 가치가 더 돋보인다. 괴테는 악이라는 시선으로 현실을 비판하고 인간의 어리석은 습성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두 인물을 통해 열심히 사는 것의 가치와 그에 따른 문제점, 둘 사이의 균형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리고 ‘멈춤의 순간’이라는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 멈춤을 나태, 퇴보, 낙오의 부정적인 의미로 먼저 받아들이는 요즘이 안타깝다. 살면서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순간에 잠시 멈춰서 그 찰나를 느끼면서 살아가라는 노년의 괴테의 바람은 아닐까? 시간의 흐름이 주는 깨달음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신화와 철학 속에서 정신 차리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더 두꺼운 벽돌 책보다 읽기 어려웠지만, 함께 읽기의 조력을 또 한 번 느낍니다. 괴테의 60년 세월을 한 번 읽고 이해하기엔 많이 부족하지만, 책의 흐름을 살짝 느낀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감사합니다.
━ 선* 님
독일의 문호 ‘괴테’가 쓴 《파우스트》를 읽었다. 말로만 듣던 파우스트를 읽는다는 행위를 할 수 있어서 뿌듯했다. 시작이 반이라고 한 달여라는 시간적인 제약이 있고, 함께 읽고 발췌를 해야 한다는 부드러운 강제성이 있어 끝을 맺게 되었다. 길잡이님이 올려주신 영상 주인공 전영애 선생님을 tv에서 한번 뵌 적이 있다. ebs 다큐 “집”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파주에 있는 ‘여백 서원’을 소개한 적이 있다. 평생 괴테 작품을 읽고 번역하고, 서원 뒤편에는 괴테의 집을 만들어 놓을 정도로 괴테를 사랑하는 분이다. 서원, 책집지기, 파우스트를 가서 보고 싶고 읽고 싶었다.
함께 읽을 기회가 자연스럽게 찾아와 덥석 붙잡았다. 혼자라면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선과 악의 구도라기보다 그 경계가 모호하다. 무엇을 선이라 하고, 무엇을 악이라고 하는 것일까? 우리 안에는 선과 악이 공존한다. 선이 악을 앞설 수도 있고 악이 선을 누를 수도 있다. 누군가를 만나고 무슨 일을 하면서 몸으로 익히고 부딪힌다. 실수를 할 수 있고 누군가에게 상처받기도 하고 주기도 한다. 시간과 함께 발자국과 생각 느낌이 켜켜이 쌓인다. 오늘 나는 그 시간을 지나온 나다. 오늘 나는 새롭게 태어나고 새로운 날을 맞는다. 새로운 하루를 가꾸어 나가는 것이 삶이다. 하루를 새로운 눈으로 보고 가꾸어가는 것이 아름답다. 《파우스트》를 읽고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한다.
━ *연 님